시위와 시위진압 현장을 지켜본 어느 시민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경찰이 과연 대한민국의 경찰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7월 27일에 열린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만행 규탄 제5차 범국민대회의 '본집회가 끝나고 나서 거리시위를 시작한 것이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종묘공원 앞을 지나, 종각역 앞에 다다른 것이 오후 6시 30분경.
이때부터 경찰측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진압경찰은 차도는 물론 인도까지 늘어서서 시위대를 빙 둘러싸며 시민들과 고립시키고 있었다.
끝 부분이 날카롭게 날이 선 방패를 든 진압경찰들로부터 시위대가 구타를 당하기 시작한 시점은 오후 6시 40분경부터였다.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오마이뉴스 사진팀장인 권우성 기자를 만났는데, 왼팔 손목 부근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물어보니, 진압경찰이 취재하던 권 기자에게 느닷없이 방패를 휘둘러 입은 상처라고 했다.
시위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던 일부 진압경찰들의 모습을 보고 분노하던 기자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기가 막혔다.
잠시 후, 취재하러 지나가던 기자에게 한 진압경찰이 다가와 디지털 카메라를 낚아채 빼앗아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카메라만은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실랑이 끝에 간신히 카메라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 와중에, 항의하던 본인은 왼쪽 얼굴 뒤쪽 안경다리가 걸쳐져 있는 귀부분을 주먹으로 세게 구타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간 것은 순식간.
오후 7시 30분경에는 진압경찰들이 막고서 올라오지 못하게 하고 있는 곳을 벗어나,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는 지붕 위에 올라가 취재를 하는 도중, 또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디지털말 기자이자, 창간 때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해오고있는 이준희 기자가 취재 중에 구타당하고, 경찰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 <디지털 말> 이준희 기자, <민중의 소리> 김경환 기자, 나. 기자이기 이전에 시민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는 경찰의 실태를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구타 및 피해를 당한 기자들은 경찰측의 폭력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과 더불어 강력한 항의를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