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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헤어지고


그대와 헤어지고 돌아서던 밤거리
사람에게 욕을 할 수 없어
지나가는 차에 대고 욕을 합니다
사람에게 시비 걸 수 없어
가로수 붙들고 시비를 겁니다

그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그대가 나를 버렸겠습니까
그대가 사랑을 버렸겠습니까

그대와 헤어지고 돌아서던 밤거리
사람에게 욕을 할 수 없어
푸른 별에 대고 욕을 합니다
사람을 원망할 수 없어
붉은 달을 보고 원망합니다


붉은 꽃 한송이 꺽어


이제야 알겠습니다
푸른 세월이 물처럼 흘러

원망도
섭섭함도
모두 흘러

저무는 금강
저무는 공산성.
이제야 조금은 알겠습니다

그대가 나를 버리고 떠날 때는
미움도 첩첩
절망도 첩첩
눈처럼 쌓이더니

그러나 이제야 알겠습니다
눈 내리던 날
그대가 나를 버리던 날
공주 금강

그대는 내 안에서 피었지요
그대, 내 안에서 피었다 진
붉은 꽃 한송이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우리 사랑은 몇 천년을 참아 왔느냐
참다가 병이 되고
사랑하다 죽어버린다면
그것이 사랑이겠느냐
사랑의 독이 아니겠느냐
사랑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사랑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살아지는 것
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머지 않아 그리움의 때가 오리라
사랑의 날들이 오리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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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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