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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파일 다운로드 프로그램으로 널리 사랑받던 `소리바다`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많은 네티즌들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소리바다`를 둘러싸고 음반업체와 네티즌간 논쟁은 끝이 없고 관련된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국판 냅스터로 불리웠던 `소리바다`가 어디로 가게 될지를 권소현 기자가 미국의 경우를 통해 가늠해봅니다...편집자주

▲ 7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리바다 문제 토론회 장면.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이데일리] 오랫만에 이데일리 리포트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저에게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달까지 산업부에서 기업체를 취재하다가 8월부터 국제부로 옮긴 것이죠. 앞으로 외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뉴스들을 주로 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부서를 옮기기 바로 전인 7월 음반업계와 MP3파일을 즐겨듣는 네티즌들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죠. 바로 법원이 `소리바다` 서비스에 대해 한국음반산업협회가 제기한 서비스 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지난달 말에 실제로 서비스가 중지된 것입니다.

노트북을 포맷해도 제일 먼저 `소리바다`를 깔았던 저로서도 참 아쉬웠습니다. 회원 8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는 `소리바다`에 대해 코스닥에 등록된 음반업체들이 인수한다는 얘기가 솔솔 나오더군요. 독일의 베텔스만과 인수논의를 진행하다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낸 냅스터의 전철을 밟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리바다` 인수업체로 거론되던 예당과 대영에이브이는 현재 `검토중`이라고만 밝힌 상태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취재하다가 국제부로 옮긴 이튿날 포츈지의 `The New Napsters`라는 제목의 기사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 네티즌도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P2P프로그램 `카자(Kazaa)` `그록스터(Grokster)`, `모르페우스(Morpheus)` 등을 소개하면서 "냅스터는 갔지만 음반업계에 더욱 끔찍한 새로운 P2P 프로그램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평가했더군요. P2P란 인터넷을 통해 서로 다른 PC에 담겨있는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된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서버를 거치지 않고도 서로의 PC에 저장된 각종 파일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죠.

위에서 소개한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은 7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3개 프로그램 사용자를 합친 수치지만 냅스터가 혼자 잘나가던 시절 사용자가 2000만명뿐이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P2P가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음악파일 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심지어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음반산업협회인 RIAA와 영화협회인 MPA는 냅스터에게 했던 것처럼 같은 방식의 대응을 하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포츈지의 설명입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냅스터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기술적으로 정교하면서도 조직적이지 않아서 법적으로 꼬투리를 잡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으며 누가 어떤 파일을 다운로드받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냅스터때만큼 법적 구속력을 갖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냅스터가 사용자들 사이의 파일교환을 중개해주는 중앙서버를 갖고 있었던 반면 이들 프로그램의 서버는 완전히 분산돼 네트워크 폐쇄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RIAA는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화일을 공유하는 개인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존의 위기로까지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을 볼까요. 국내에서도 `소리바다`의 대를 잇는 P2P프로그램들이 네티즌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글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단연 전자당나귀(e동키)입니다. 원래 해외 프로그램으로 영문판이지만 국내 네티즌이 한글패치를 개발, 배포해 한글검색도 가능합니다. MP3 파일 뿐만 아니라 왠만한 프로그램과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다가 이용자도 많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냅스터와 함께 인기를 모았던 누텔라는 아예 서버를 없애고 사용자의 PC만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법적으로 손을 쓰지 못하게 만들어놨습니다.

또 다른 P2P 대표주자인 윈MX(www.winmx.com)는 영어, 불어 뿐만 아니라 한글, 일어, 중국어 등 동양권언어의 검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윈MX는 소리바다와 달리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로그인만으로 사용이 가능해 사실상 사용자의 귀책을 묻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작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구루구루`(옛 나누미)는 월 3000원으로 유료서비스지만 회원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와우프리가 개발한 운영자가 필요없는 P2P 프로그램 "체게바라"도 많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세싱 능력을 공유하는 `세티프로젝트`도 선보였습니다. PC 여러대를 모아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얻어보자는 개념이죠.

미국의 RIAA나 우리나라 음반산업협회도 진보된 `소리바다`들 때문에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면서 업계는 뛰는 반면 네티즌은 날고 있는 거죠.

앞으로 인터넷 상에서 음악 그대로를 가지고 수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좀더 다른 형태의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음악을 가공해 휴대폰 벨소리나 컬러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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