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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금까지 민주당은 '짬뽕정당'이었다. 오히려 이 당이 깨지는 것도 한국 정치사를 봤을 때 좋은 일이다"

'노무현에 대한 반칙을 응징하겠다'며 절필을 선언하고 '현장'에 뛰어든 시사평론가 유시민씨가 대구를 찾았다. '대구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가 주최한 '대선과 언론개혁' 강연회에 연사로 참석한 것.

지난 16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유씨의 강연회에는 지역 노사모 회원들뿐만 아니라 시민과 대학생 250여명이 대거 참석해,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과 유씨의 행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강연회에서 유씨는 유창한 언변과 '역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내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회에서 유씨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최근 빚어지고 있는 민주당 내의 탈당 움직임과 관련한 발언들. 같은 날 있었던 민주당 연석회의 석상에서 '반노'(反盧) 진영측 의원인 안동선 의원의 탈당선언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젠 시민사회의 행동을 조직화 할 때"
강연 후 유시민씨와의 일문일답

유씨는 이날 강연회가 끝난 이후 경북대 정문의 한 음식점에서 강연회 참석자들과 함께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그간 일명 '노무현 일병 구하기'차원에서 유씨가 주축이 돼 만든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시민운동'에 여념이 없었다는 유씨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앞선 강연에서도 밝혔듯이 최근 민주당의 사태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들의 리플 달린 의견들을 봐라. 안동선에게 '잘했다'는 의견이 수두룩하다. 제1, 제2, 제3의 안동선이 나와야 한다."

- 민주당의 분당 사태에 대해 조선일보 등은 역시 노 후보에 대해 문제삼지 않겠나.
"어차피 노무현을 지지할 사람들은 조선일보의 말을 믿지 않는다. 반칙세력들이 스스로 'X 팔려' 경기장 밖으로 알아서 나가는 것 아닌가."

-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력할 것인가.
"민주당이 나갈 길은 개혁적 국민정당의 길밖에 없다. 개혁성을 매개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거기엔 시민사회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것을 조직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지금까지 서명운동이 시민사회의 의식을 조직화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행동을 조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바리케이드 앞에 서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는데 요즘 심정은.
"솔직히 고달프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나도 참 미친 놈'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웃음)" / 이승욱 기자
유씨는 안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오히려 그간 왜 민주당이 안 깨지는지 초조했었다"고 운을 떼고는 "마침내 안동선 의원님이 '구국의 결단'을 내리고 당을 나간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해 좌중이 웃음바다가 됐다.

"민주당 왜 안 깨지나 초조…안동선 의원 '구국의 결단'(?) 경의"

또 그간 반노 진영의 행태에 대해서는 "축구로 비유하자면 노무현은 국민들에 의해 스트라이커로 뽑혔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를 뽑아놓고도 (공을) 패스해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정균환 의원 등의 그간 움직임에 대해서도 "패스를 안해주는 것도 문제인데 거기다 옷을 잡아당기고, 미드필드가 백태클을 거는 꼴이었다"며 비난했다.

유씨는 "(반노 진영의 그간 행태는) 민주주의의 기본질서 자체를 무시하는 것으로 이것은 노선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쓰레기'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성토했다.

또한 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한마디로 "조선일보와 민주당 내 반노세력의 합작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씨는 "조선일보가 노무현 후보를 보는 '보도프레임'은 첫째는 노무현은 DJ의 양자여야 하고, 둘째는 양자일 수밖에 없다이고, 셋째는 양자임에 틀림없다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정국 변화와 관련해서는 "최근 몇 개월에 비해 요즘은 (노 후보의) 상황이 오히려 좋아졌다"면서 "아무리 (일부 언론과 반노진영에서) 흔들어도 노 후보가 나가지 않으니깐 자기들이 나가버린 것 아니냐"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유씨는 앞으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의 행보에 대해 "일단 몸의 때를 벗겨낸 후 개혁적인 국민정당으로 거듭 나야 한다"면서 "(개혁이라는) 명분을 중심으로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 세력들을 모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어 자신은 "민주당의 분당사태가 더 커지길 희망하고 있는데 내가 오죽 (노무현에 대한 반칙에) 화가 나면 이런 생각을 다 하겠는가"라면서 "반칙세력과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민주당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씨는 "노무현 구하기는 일단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단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력'을 더욱 키워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를 조직화해야 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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