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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경륜장 주차장에 즐비한 차량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지난 2000년 12월 창원경륜장 개장이후 일부 극성 경륜 꾼들은 지나친 배팅으로 빚 독촉을 받게 되자 자살 등 사생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나 경륜공단측은 개장 1년여만에 2,247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방경주세 185억원, 지방교부세 111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경륜공단 측은 아직도 수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지나친 배팅을 규제할 수 있는 예방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어 서민의 피해는 날로 확산될 전망이다.

매주 금. 토. 일요일, 경륜경주가 개최되는 날이면 주변도로와 주차장은 어김없이 일반 차량은 물론, 생업을 포기한 극성 경륜 꾼들의 영업용택시·화물차량까지 장사진을 이루며 요행을 바라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경륜장 개장 때부터 적지 않은 투기를 한 이른바 본전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로 경륜장을 찾아 또 배팅을 해보지만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매주 금, 토, 일요일이면 경륜장을 찾는 최경식(가명·37·영업용택시 기사)씨, 그는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끊임없는 배팅을 시도해봤지만 오히려 카드 빚은 2,000여만원으로 불어나 도저히 자신의 능력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가정생활은 엉망이 됐고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하소연까지 했다.

이러한 사정은 유독 최씨뿐만 아닌 개장 때부터 경륜장을 찾은 극성 꾼들 대다수가 같은 지경에 처해있다. "나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뒤 한때는 강도 짓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다","우리가 이렇게 돈을 잃으면 돈은 경남도가 챙긴다","당신은 약과다 경륜장을 찾는 사람 중 이미 수천. 수억원을 날린 사람도 있다","어느 경륜 꾼은 경륜정보지 판매 아르바이트로 일당을 벌어 또다시 경륜을 하는 끈질긴 사람도 있다"등 많은 사람들이 지나친 고액배팅으로 패가망신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처럼 경륜중독으로 인한 폐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경륜사업 시행자인 창원시, 공동투자자인 경남도, 운영본부인 경륜공단측은 이에 대한 예방대책 없이 수익성을 위해 경륜 꾼들의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륜공단은 "가장 큰 문제는 경륜 팬들의 지나친 사행성이 문제다. 현재 경륜투표지 1장당 50,000원 이상 배팅은 규제하고 있으나 한 사람이 여러 장의 투표지를 이용하는 것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경륜공단은 적절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고액 배팅에 집착하여 심리적, 정서적, 경제적 고통이나 문제점을 느끼는 고객 또는 그 가족에 대한 상담활동을 통해 고객을 건전한 여가생활로 유도하기 위해 건전클리닉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부곡정신병원 조웅 전문의는 "도박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중독상태에 빠져들면 더 큰 흥분을 위해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커지기 마련인데 이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매니아들이 도박에서 돈을 잃은 후 이를 만회 할 수 있는 방법은 대박이라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또 대부분의 도박꾼들은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게되고 이제 중단하고 싶은 결심이 서지만 노력은 번번이 실패로 끝나는데 이것을 금단증상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치유를 위해서는 가족들의 끊임없는 정성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가 밝힌 창원경륜경기장의 목적은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기금 조성과 청소년들의 건전한 미래 육성사업, 또 국가 및 지방재정확충으로 지역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취지였지만 당초 경남도는 수익성만을 고려한 나머지 경륜팬들의 지나친 고액배팅으로 발생되는 피해를 예상했을 것이면서도 적법한 규제, 이를테면 신분증 확인을 통해 한 사람이 투표할 수 있는 구매권 규제 등을 적용했더랄면 지금과 같은 피해는 예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경남도, 경륜공단 측이 수익성에 대한 욕심이 줄어들지 않는 한 경륜으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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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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