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가 노점을 해온 청계천3가에서 청소기용품 가게를 하는 고영석씨는 28일 "당시 직접 단속에 나선 사람들은 구청 직원이 아니라 용역깡패로 보였다"라고 밝혔다. 전업사를 하는 김모씨도 "박씨 노점 물건을 갖고 가지 말라고 옆에서 말리니까, 그들이 우리까지 양옆에서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상인 역시 "그 사람들 '주먹'이더라"라고 잘라 말하며 김씨는 단속반원들을 말리다가 맞을 뻔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고씨는 "23일 단속반원들은 리어카 위에 실린 모든 물건을 다 갖고 갔다"라며 "21일 단속을 당하고 난 후 아저씨가 구청에 가서 항의를 했기 때문에 보복성으로 더 심하게 한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김씨에 따르면, 땅바닥에 물건을 내려놓으면 안된다고 해서 박씨는 리어카 옆면에 걸이까지 새로 장만했는데 구청 단속반원들은 21일 걸이에 걸려 있는 물품들을, 이어 23일에는 리어카 위의 물건 모두를 가지고 갔다. 당시 박씨의 노점은 보행의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 쳐놓은 푸른 선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을지로3가 파출소 정은일 경사 역시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청이 심했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임을 인근 상인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구청 건설관리과는 "단속반원은 구청에 고용된 일용직 직원이며, 단속 시엔 보행인에게 지장을 주는 보도상에 적치된 물건만 수거했다"라고 주위 목격자들과 상이한 주장을 했다.
한편, 전신에 3도의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박씨는 현재 의식이 희미하고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이에 대해 청계천 인근 노점상들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인데…", "목이 메서 말을 못하겠다"는 등 박씨의 분신에 대해 다들 남의 일처럼 생각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늘 낮 1시 동대문운동장 앞에서는 대책없는 노점 단속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인권하루소식 2002년 8월 29일 (제216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