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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쌀 지키기 100일 걷기 순례단'은 3일, 대전시민과 함께 걷기 운동을 벌였다.
'우리쌀 지키기 100일 걷기 순례단'은 3일, 대전시민과 함께 걷기 운동을 벌였다. ⓒ 정세연

지난 7월 1일, 진도에서 시작한 '우리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 순례단(이하 순례단)이 오늘(3일) 65일째 일정을 대전에서 가졌다. 우리쌀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1100㎞의 대장정을 걸어온 순례단은 초등학생 꼬마에서부터 머리 희끗한 할아버지까지 40여명.

3일 오전 9시, 대전역 광장에는 순례단과 함께 걷기 위한 대전시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대전역광장→충남도청→한남대학교→대화동 근로자종합복지회관까지 여섯 시간이 넘는 걷기 운동에 동참한 대전시민은 30여명. 대전역 광장에서 간단한 집회를 가진 후 대시민 만나기를 시작했다.

송한내(14)양, "왜 쌀을 수입하는 지 이해가 안돼요"
송한내(14)양, "왜 쌀을 수입하는 지 이해가 안돼요" ⓒ 정세연
대전역 집회 중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두 달 넘게 걸어온 송한내(14)양의 편지글. 송양은 '대전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수입농산물과 외국 패스트푸드에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며 "우리쌀 지키기에 대전시민 모두가 함께 해줄 것"을 부탁했다.

송양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밝게 웃으며 "하나도 안 힘들어요"라며 "우리쌀을 지키기 위해 걷는 게 너무 좋다"고 대답했다. 또한 "왜 쌀을 수입하는 지 이해가 안돼요. 우리한테 쌀이 없다면 모르겠는데…. 그리고 그동안 걸으면서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 같아 후회돼요. 그래서 9월부터는 시간 나는대로 기록도 하고 나름대로 계획도 세워서 걸으려구요"라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홍보물을 돌리던 중 잠시 쉬고 있는 김평화(10)양, "힘들지만 참고 걸어요. 우리쌀을 지켜야 농민들이 살 수 있으니까요"
홍보물을 돌리던 중 잠시 쉬고 있는 김평화(10)양, "힘들지만 참고 걸어요. 우리쌀을 지켜야 농민들이 살 수 있으니까요" ⓒ 정세연
대전역 광장을 출발한 순례단은 중앙로를 거쳐 도청으로 향하고 있었다. 70여명의 시민들이 걷는 동안 중앙로의 가게를 돌며 홍보물을 돌리던 김평화(10살)양은 "우리 쌀을 지키는 것이 농민들이 사는 길"이라며 "우리쌀을 지키기 위해 힘들지만 참고 걷는다"고 말했다.

평화양의 아버지 김재형씨는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길은 우리 사회의 희망을 만드는 길"이라며 "쌀개방하면 안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많은 시민들은 가슴으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걷는다. 우리의 운동이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청에 도착한 순례단은 길건너 중구청 앞에서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용두동 철거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전지역 걷기 운동에 동참한 김규복 목사는 "우리사회에는 지킬 것과 살려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지킬 사람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해 우리가 이렇게 행진을 하고 길바닥에서 투쟁을 하는 것이다"라며 "서로 지켜주고 죽어가는 것들을 살릴 줄 아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두동 철거민들과 함께 한 집회에서 한 순례단원이 용두동 강제철거 사진을 보고 있다.
용두동 철거민들과 함께 한 집회에서 한 순례단원이 용두동 강제철거 사진을 보고 있다. ⓒ 정세연
다음 일정을 위해 떠나가는 순례단을 향해 철거민들은 "몸 건강해야 뭐든 할 수 있어요. 건강 조심하고 꼭 승리하세요"라며 배웅했다.

순례단은 오후 4시 대화동 근로자종합복지회관에서 릴레이 강연회를 갖고 4일까지 대전에 머문다. 앞으로 순례단은 공주-청양-홍성-예산-아산-천안-진천-음성-괴산-충주-원주를 거쳐 서울까지 가게 된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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