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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과 배 줍기에 나선 노후 보가 배맛을 보고 있다.
낙과 배 줍기에 나선 노후 보가 배맛을 보고 있다. ⓒ 신광재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전례없는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 '루사'로 낙과 피해를 입은 나주 배 과수농가를 방문해 농민들을 위로했다.

노 후보는 4일 나주시 송촌동 여재마을 김의란(69)씨 배 과수원을 방문, 신정훈 나주시장으로부터 피해 상황보고를 받고 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노 후보의 수해현장 방문에 정동영, 천용택, 배기운, 김영진, 이정일 의원 등이 동행했으며, 낙과 피해 현장에 도착한 노 후보와 보좌진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노 후보가 방문한 배 과수원을 비롯, 주위의 모든 과수원들이 바닥에 낙과된 배들로 뒤엎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피해 상황이 심각하자 시종일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노 후보는 농부의 손을 잡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돕겠다"며 "정부가 최후의 보험이라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노 후보는 현행 복구지원제도의 문제점을 개정해 농민들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배 과수농가들이 부담없이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농민들과 낙과 줍기에 나선 노 후보

배 낙과 줍기에 나선 노 후보는 "오늘 일이 많은데 방해만 되는지 모르겠다"며 낙과된 배와 정상적인 배를 직접 맛보며 "떨어진 배와 배나무에 매달린 배맛이 똑같다. 낙과된 배 맛이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고 위로했다.

송촌동 남광식 통장은 "떨어진 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프고 애가 탄다"며 "올 연말 당장 상환해야할 이자를 2-3년 연기해 주어야만이 농가파산이라는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노 후보에게 건의했다.

이에 노 후보는 "저 또한 농민들의 마음처럼 가슴이 아프다"며 "3년거치 5년 상환방식으로 상환자금을 연기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건의해 내년에도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나주시장, 배 재배농가 실질적인 지원대책 요구

이날 신정훈 시장은 노 후보에게 현행 복구지원제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배 재배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건의했다.

신 시장은 현행복구제도는 재해 피해를 입은 농지에서의 생산력 확보와 피해 농가의 생계대책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의 과수 조성에 막대한 초기비용을 투입한 배 재배 농가의 경우 대파대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복구지원 대책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각종 간접비 지원도 피해율이 낮게 나와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른 작물에 비해 6-7배의 영농비용이 소요되는 과수농가에 대한 재해복구 지원대책이 오히려 적어 영농 의욕을 상실하고 있으며, 과원 조성 등에 투자된 농업경영자금의 상환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차후 영농대책 마련에 막대한 애로를 겪고 있다고 노 후보에게 3가지를 건의했다.

첫째, 배 재배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위해 낙과된 배를 정부에서 수매하고 과다한 생산비 일부를 직접 지원 또는 내년 영농준비를 위한 장기 무이자 특별경영자금을 지원하는 것. 아울러 농가경영자금 외 장기자금과 상호금융에 대해서도 이자감면 및 상황연기를 조치해주도록 주문했다.

둘째, 재해 지원대상 판정기준을 개정해 줄 것을 건의. 즉, 현행 농가 단위 피해율을 농가 단위 피해액으로 현실적인 피해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셋째, 농업재해보험 가입에 따른 농가 부담율을 인하해주도록 당부했다. 농업재해보험은 1년에 소모되는 비용이 500-700만원정도이기 때문에 배 과수 농가 90% 이상이 여유가 없어 알고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 지원율을 현행 41%에서 30%로 인하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노 후보는 2년전 태풍 '올가' 때 배 피해 보상에 대해 물어 본 뒤 당시와 마찬가지로 영농자금 상환연기와 특별경영자금 지원, 그리고 낙과 배 수매 등을 약속하며 "신 시장이 건의한 3가지에 대해 현행 제도안에서 농민들이 힘을 필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 시장의 건의를 듣고 난 후 낙과 줍기에 동참한 노 후보는 농민들에게 "힘드시죠. 다 담아 드리겠습니다"라며 떨어진 배를 바구니에 담느라 이마에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한편 나주지역 배기운 의원은 "낙과 수매 등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농가 파탄은 물론,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노 후보와 민주당 재해대책위원들에게 피해상황을 상세히 보고하고 관련대책 수립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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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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