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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까르푸 중계점, 노동자 고공농성
한국까르푸 중계점, 노동자 고공농성 ⓒ 인권하루소식
"지금 제가 이렇게 외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지만, 여러분! 까르푸 회사의 노동조합 탄압은 우리 노동자들의 삶을 이보다 더 위태롭게 합니다"라고 절규하는 정향숙(36)씨는 한국까르푸 중계점 건물 외벽에 오직 끈 하나를 의지하고 매달려 있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5년이 지났는데도 단체협약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곳은 까르푸뿐일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못된 회사는 우리보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매일 감시를 받으며 숨죽이고 일만 하라고 합니다"

정향숙씨는 까르푸 노조 중계지부의 조직부장이다. 그런데 지난 4일 비정규직으로 노조간부 활동을 해 온 정씨에게 회사가 내민 것은 '계약해지' 통보였다.

고공농성 중 밑에서는 집회가 열리고...
고공농성 중 밑에서는 집회가 열리고... ⓒ 인권하루소식
13일 천막농성 7일째, 까르푸 노조는 오후 3시 한국까르푸 중계점 앞에서 '까르푸 만행 규탄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은 △노조탄압 중지 및 노조활동 보장 △비정규직 철폐 △근무조건 개선 △단체교섭체결 등을 요구하며, 까르푸 노조가 파업투쟁에 나선 지 115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지금까지 단 2차례의 교섭을 했을 뿐, 성실교섭은 그야말로 말뿐이었다. 까르푸 일산지부 한상미 사무국장은 "회사는 흑자를 내고도 직원들에게는 상여금 대신 상품권을 돌리는 천박한 프랑스 자본이 까르푸다"라고 비난하고, "5년이 넘은 노동조합이 조합 사무실 한 칸이 없어서 임시천막을 사무실로 이용해야만 한다"라며 한국까르푸의 치졸한 노조탄압을 폭로했다.

고공농성 후 기진맥진한 정향숙 씨
고공농성 후 기진맥진한 정향숙 씨 ⓒ 인권하루소식
2시간 넘게 진행된 고공투쟁을 마치고 정향숙씨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농성장으로 내려왔다.

까르푸 노조 중계지부 이경옥 사무국장은 "정향숙 조직부장이 지난 6월 재계약을 할 때 회사로부터 '말 잘 듣고, 회사에 부정적인 생각하지 말라'는 지적 받았다는데, 노조간부 활동이 계약해지의 이유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한국까르푸는 노조가 결성된 지 5년이 넘도록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 인권유린과 노조탄압을 비롯해 외화반출의 혐의, 노동관계법 위반 등 각종 비리로 얼룩져 있다. 이에 이날 까르푸 노조원 등 집회참가자들은 '한국까르푸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결의를 다졌다.

덧붙이는 글 | 인권하루소식 2002년 9월 14일자 (제2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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