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개혁 국민정당(www.vision2002.org) 창당 발기인대회를 앞둬 16일 발기인 참여 촉구를 위해 제주강연에 나선 시사평론가 유시민(43.개혁적국민정당추진위 기획위원)씨는 최근 민주당의 분열 양상에 따른 몇 가지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유씨는 이날 제주대 법정대학 강당과 서귀포시 서홍새마을금고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참여민주주의와 미래형 정당’이란 주제로 2차례 100분 강연을 가졌다.
"국민과의 약속을 배신한 민주당과 현실 정치를 응징하기 위해 국민정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는 유씨는 "정치개혁을 위해 미래형 정당인 국민정당의 출현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노후보 민주당과 헤어져야
특히 노무현 후보의 행보와 관련, 유씨는 "작금의 상황에서 민주당에 남아서 노무현씨가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현재 분열 위기에 내몰려 있는 민주당과의 빠른 결별을 촉구했다.
이어 유씨는 "민주당 내부에 노 후보와 손잡고 현재의 위기를 깨치고 나갈 수 있는 개혁 의원들이 없다. 무슨 미련이 있어 노 후보가 실정의 책임을 떠 안고 부담을 갖고 가려는지 모르겠다"며 현실적으로 이득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이 같은 발언은 노 후보 자신이 "합법적이고 정통성 있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서 당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최근의 입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정치적 파장이 예고된다.
그는 이어 "노 후보는 법률적으로는 민주당 후보지만 정치적으로는 개혁적 국민정당의 후보"라며 차후 노 후보가 정치적 노선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임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87년 이후 국민들이 정치가 바뀌기를 갈망했지만 3번의 대선, 4번의 총선 등을 거치는 동안에도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그 주체가 바로 정당인데 정당의 내부구조가 잘못된 만큼 현실 정치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개혁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최근 계속되는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배신한 정당을 아예 잊어버리거나 응징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 자신은 응징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염치없고, 체면없고, 양심없는 몰지각한 민주당이 흘러가는 꼴을 그대로 볼 수 있겠느냐"고 참여를 호소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이회창의 나라' 된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 영입 사태와 관련해 유씨는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정말 한국은 이회장씨의 1인 독재 체제가 될 것"이라고 현재의 정국의 흐름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그는 "전국 곳곳 군청에서 서울시청까지 한나라당이 잠식한 상태"라며 "현재 단 한 곳 청와대만 남아 잇는데 정말 이씨가 집권하는 날엔 한나라당의 '한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집권하는 날에는 개혁진보세력의 궤멸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로 노 후보가 집권하는 경우엔 수구보수 세력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일부 대신 민족협력부로 바꿔야
이날 한 대학생의 대북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선 '통일부'를 없애고 '민족협력부'로 바꿔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자신의 체제를 포기해야하는 한계가 있는데 남과 북 어느 누가 그렇게 하겠느냐"며 "차후 남북평화 통일이 현실성을 가지려면 먼저 평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현재 부처 내에 민족협력부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혁 국민정당 창당 추진에 대해서는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는 원리"라고 비유한 뒤 "이미 평생을 살아 온 사상을 바꿔 놓을 수는 없다. 단지 '작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라며 "국민 개개인이 화가 나고, 절망하고, 답답하면 스스로가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는 사실 '기성복 골라잡기'다. 맞춤복이 나오지 않는다. 이는 곧 브랜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민의 스스로 정치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현재 젊은층의 투표 기피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는 '내셔널 이슈'의 문제인 만큼 20대 젊은 층의 투표가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씨는 "개혁국민정당은 기성의 정당구조와 문화로는 정치개혁을 실현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기존의 정당시스템으로는 부패한 정치를 청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당원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인터넷을 기반한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개혁국민정당"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형 정당에 대해 "첫째 당원들이 돈을 내고 활동하는 부패구조가 없는 '클린정당', 둘째 지역의 이익과 특정 계급 및 계층의 요구를 배제한 '국민통합형 정당', 셋째 당원들의 뜻에 기초해 결정하는 '참여민주주의형 정당', 넷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인터넷 정당'"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만원 이상의 회비를 내고 참여하고 있는 개혁 국민정당 창당 발기인은 3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20일 오후 2시 여의도 63 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창당발기인 대회를 거치면 법적 요건을 갖춘 정당으로 활동하게 된다.
한편 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손이덕수(孫李德守) 前서울여성의 전화 대표, 윤영규(尹永奎) 前전교조 초대위원장, 이수금(李水金) 前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조성래(趙誠來) 前부산변호사협회 회장 등 4인이 내정돼 있다고 추진위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