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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한 달째를 맞고 있는 25일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가 사인과 관련한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미비한 수준으로 나타나, 개구리 소년 사건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자칫 미궁으로 빠질 우려마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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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5일 오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25일 오전 9시 '성서 초교생 사건 수사본부'(본부장 조선호 차장)는 유골 발견 후 한 달간에 걸쳐 진행된 경찰의 수사내용을 공개하고, ▲인위적 매장 가능성 ▲두개골 부분 흔적 수사 ▲군부대 유탄 사망 가능성 ▲옷 매듭 의혹 ▲실종 어린이 행적수사 ▲각종 탐문수사 등에 대한 진척사항 등을 밝혔다.

◇인위적 매장 가능성= 유족들은 애초 유골이 토사에 묻혀 있고, 박찬인 군의 상·하의가 무거운 암석 밑에 깔려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매장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 중간수사 발표에서 사체 이동여부 판단을 위해 곤충학적 검사를 의뢰했고, 국과수를 통해 암석의 이동여부를 감정 의뢰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밝혔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전문가에 의뢰 사체발견 일대의 토양에 대한 퇴적학적 감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곤충학적 검사의 경우 유골과 유품 등에서 채취된 감정물 대부분이 파리의 구더기나 성충 자체가 아니라 탈피각(脫皮殼)인 관계로 사건 상황의 재구성이 곤란하다는 통보를 받아 매장 가능성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개골 부분 흔적= 유골 발견 당시 우철원 군의 것으로 추정되던 두개골에서 나타난 훼손 흔적에 대해 경찰은 외력에 의한 손상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호미 등 공구를 이용, 실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은 자신있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두개골 흔적에 대해서는 국과수와 경북대 법의학팀 등이 정밀 감정 중인 것으로 경찰은 발표했다.

◇군부대 유탄 사망가능성= 경찰은 50사단에서 통보한 내용에 따라, 81년 이전까지 유해발견지점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에 사격장 유탄이 흩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또 실종당일도 사격장에서 별도 사격은 없었다는 쪽으로 가닥으로 잡고 있다.

유골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탄두류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 M16, 칼빈 등 총기류에서 정상적으로 발견된 것으로 혈흔 반응은 없으며, 인체관통여부는 감정 불능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의류와 신발 등에서도 탄흔과 인위적인 손상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가 의혹을 낳고 있는 옷매듭이 묶여진 상태를 재연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가 의혹을 낳고 있는 옷매듭이 묶여진 상태를 재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옷 매듭 의혹= 김영규 군의 상·하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매듭과 관련 경찰은 한국매듭연구회 김희진 회장을 비롯 인명구조대, 태권도 관장, 보이스카웃 관계자 등 31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엇갈린 의견을 나타내 매듭이 지어지게 된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고, 아직 정밀 감정을 위해 국과수에 감정의뢰 중인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이외에도 경찰은 손·발톱이 발견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장의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기대했지만 이 역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원인 규명에 한계를 드러냈다. 유골 발견 직후 수사본부에 접수된 신고·첩보는 모두 105건. 하지만 이중 102건의 경우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해 종결처리 했다.

경찰은 나머지 3건의 경우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움막 거주자 김아무개(36)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며, 지난 11일 "92년 6, 7월쯤 택시운전기사로 일하다 북부정류장에서 술 취한 남자 2명을 와룡산까지 태워주다 그 중 1명이 '개구리소년을 죽였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신고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결국 25일 밝힌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대부분이 사인규명에 접근하거나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보다는 최근까지의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 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이다.

경찰, "속시원하게 사인 밝히지 못해 송구"

이와 관련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어린 자식을 잃고 애통해하는 유족과 이번 사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아직까지 속시원하게 사인을 밝혀드리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사 성과가 없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수사본부 한 관계자도 "이번 중간 발표는 수사 성과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것 보다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기 때문에 수사 상황을 공개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간 발표 이후에도 두개골 흔적, 매듭 등 사인과 설명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에 대해 수사를 벌일 것"이라면서 "타살 가능성 등 다각적인 방향으로 수사를 해 사인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가 대부분 별다른 성과가 없어 사인규명은 국과수, 법의학팀 등 정밀감식이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법의학팀 등도 사건 발생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 정확한 감식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어 개구리소년 수사는 장기화 또는 미궁을 빠질 우려도 없지 않다.

한편 경찰은 국과수 정밀감식의 경우 다음 주 정도 마무리되고, 법의학팀의 최종 결론은 다음달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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