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 돈을 번다고는 하지만, 방법도 참 가지가지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Channel 7 ABC-TV에 소개된 귀뚜라미농장을 보고 하는 얘깁니다마는, 귀뚜라미를 길러서 파는 비지니스로 1년에 2백만불을 벌어들인다면 곧이 들리십니까?
그런데 사실입니다. 캘리포니어주 비쌔일리어에 있는 한 농장주가 귀뚜라미 6천만마리를 기르고 있는데, 연 매출이 2백만불이 된다는 얘깁니다.
말이 6천만마리지, 엄청난 숫자라, 이 농장에 접근할라치면, 벌써 우뢰와 같은 귀뚜라미 합창이 귀를 멍멍하게 한다고 그럽니다. 그럴 거 아닙니까? 가을밤에 귀뚜라미 한 마리가 울어대도 그게 조용하지 않은 판에, 수백마리, 수천마리도 아니고, 수천만 마리가 울어대면, 시쳇말로 차원이 달라지게 돼 있습니다.
"아 금방 익숙해져서 종국에는 소리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귀뚜라미 농장중의 하나를 운영하고 있는 농장주 - 러스 배쎝씨 얘기가 그렇습니다마는, 그도 그럴 것이, 시골 정미소집 아이는 방앗간 기계가 돌아갈 때는 기껏 세상 모르고 자다가, 일이 끝나서 기계소리가 멈추면 그걸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깨어나서 울기 시작한다는 것 아닙니까? 같은 이치일것 같습니다.
비쌔일리어란 곳은 캘리포니어주에서도 농장지대로 유명한 곳인데, 캘리포니어주 중부내륙지방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갈 때, 99번타고 가다가 41번으로 갈아타는 지점인 프레즈노 동남방 40마일쯤 되는 곳입니다.
배쎝씨 가족이 1960년대에 귀뚜라미 농장을 시작할 때는 주위에서 모두 회의적으로 봤다고 그럽니다. 처음에는 귀뚜라미가 주로 낚싯꾼들한테 미끼로 팔렸다고 그러는데, 그래서 그렇게 저렇게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 요즘은 애완동물가게에 공급선을 잡아서, 작지않은 비지니스로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고, 특히 초식만 하는 몇몇 파충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양서류와 파충류들이 귀뚜라미를 즐겨 먹고 있고, 또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관계로 비지니스도 순조롭다는 겁니다.
가령 농장에서 가까운 비쌔일리어 애완동물상점의 경우는 양서류와 파충류 먹이로 한주에 귀뚜라미 8000마리를 사가고 있는데, 그런 정도면, 가격으로 따져서 한 120불 정도 나가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보통 1000마리에 18불에서 20불정도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물론 비쌔일리어에만 귀뚜라미농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루이지애너주를 비롯해서 낚싯꾼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미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귀뚜라미 농장들이 더러 있고, 또 애완용동물을 길러서 파는 농장에서도 자체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귀뚜라미를 키우는 곳들도 있습니다.
일반대중의 관심 밖이어서 그렇지, 귀뚜라미 농장의 역사도 50년이 넘은 곳이 제법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루이지애너주 웨스트 먼로에 있는 암스트롱 귀뚜라미 농장이 이 분야에서는 가장 먼저 귀뚜라미 미끼를 상업화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농장은 1947년에 세워져서, 그 역사가 55년이 되는 곳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귀뚜라미를 주문하면, 500마리, 1000마리 단위로 팔기도 하고, 혹은 1만마리 단위로 파는데, 운송할 때는 추울 때는 보온장치값을 따로 받기도 하고, 도착할 때까지 먹이값을 또 따로 받기도 합니다.
고국 한국의 농촌도 옛날같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낚시미끼로 그만이라는 얘기니까 귀뚜라미 농장을 한 번 해보시는 것도 한가지 아이디어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