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하늘이 두 쪽 나도 정치보복은 없을 것" | | | 이회창 후보, 아내 한인옥씨 발언 '패러디' | | | | 이회창 후보가 후원회에 이어 열린 대선필승결의대회에서 최근 논란이 된 부인 한인옥씨의 "하늘이 두 쪽 나도..." 발언을 '패러디'해 주목을 끌었다.
이 후보는 "모든 계층과 세대와 지역간에 화합을 이루는 시대를 만들 것"이라고 전제한 뒤 "얼마전 내 아내의 말을 조금 인용해서 말하겠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정치보복은 절대 안하겠다"고 말했다.
한인옥씨는 지난 2일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부인 연찬회에서 "하늘이 두쪽 나도 우리는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며 "헌정사에도 없는 이상한 일(병풍)을 겪으면서 정권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후보는 또 연설 도중 다음 말을 잊어버려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인사말 후반부에 두 눈을 감고, 두 팔을 양쪽으로 들어올린 채 "우리가 사랑하는 이 조국의, 우리가 사랑하는 이 형제자매와 우리 이웃에게 우리의 모든 것, 우리의 모든 영혼을 바치자"고 열변을 토해 당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필승결의대회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강한 비난 발언이 쏟아졌다. 서청원 대표는 "김대중씨는 북한에 4억불을 지원했고, 이것으로 북한이 핵 개발을 하게 만든 죄, 그것 하나만으로 당장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고, 이재오 의원은 "그 돈이 북에 넘어간 게 사실이면 대통령은 석고대죄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경준 기자 | | | | |
한나라당의 후원회와 대선필승 결의대회는 야심차게 준비한 만큼 크고 화려하고 떠들썩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각중 전경련 회장,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홍경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조남홍 경영자총연합회 부회장,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등 경제 5단체 지도자가 모두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소속 의원들은 물론 한인옥 여사를 비롯해 의원들의 부인도 참석했다. 자민련에서는 조부영 부총재가 참석했고 김종필 총재는 화환을 보냈다. 국회법상 당적을 떠나도록 되어 있는 박관용 국회의장과 김혁규 경남도지사도 행사에 참석해 자치단체장의 공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해병대 예비역장성 1000여명이 군복을 입고 참석해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그외 수많은 복지단체, 건설단체, 교통단체, 축산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사단법인 '5·18 민주항쟁 구속자회'의 황창옥 이사장 등이 참석해 당원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5년만에 외부에서 여는 대대적인 후원회임을 의식한 듯 "그 동안 악전고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당이었던 정당이 야당이 된 뒤에 힘도 빠지고 권력도 빠진 야당으로 어떻게 버텨가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지만, 우리는 그 힘을 후원회에서 찾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동정할 때, 당의 미래를 걱정할 때, 당의 미래가 어둡다고 할 때, 우리만은 모여서 이 후원회를 만들고 우리 주머니를 털어서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저는 이 후원회를 한없이 아낍니다. 이 후원회는 우리를 지켰습니다. 이제 단순히 우리를 지키는 후원회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여는 후원회가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23일까지 모두 끝난 16개 시·도선대위 발대식에 이어 이날 후원회와 대선필승결의대회로 '이회창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선대위측은 "오늘 행사를 기점으로 부패정권의 교체와 이회창 대세론이 들불처럼 퍼질 것"이라며 "이회창 대세론을 전국 방방곡곡에 전파하여 과반수 이상 득표목표를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날 후원회에서 후원금, 당비 등 모두 118억7000여만원을 모금해 잔뜩 고무됐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30일 "후원금으로 64억여원, 당비로 54억6000여만원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최근 5년간 세자릿수가 모금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흐뭇해했다.
한나라당은 또 당비납부가 예년 10억원 수준보다 훨씬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을 두고 "대선 승리에 대한 당원들의 열기가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한달동안 '100만 당원 1만원 당비납부운동'을 벌여왔다.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350억원 정도의 법정선거비용 마련을 위해 기업들을 상대로한 후원금 모금과 당비납부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방침이다.
민주당 노풍 살리기…"국민대권의 시대가 시작됐다"
한나라당이 대대적인 후원회를 여는 날 민주당은 돼지 저금통을 모았다. 민주당은 한국 정치사상 처음 시도되는 소액다수 후원금 모금이 단순히 금전적인 효과뿐 아니라 '노풍'을 다시 살리는 실질적인 바닥 동력으로 보고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7일 이후 노 후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모금한 온라인 후원금은 29일 현재 약 43000여명이 참여해 12억7000여만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샐러리맨들의 월급날인 25일에는 무려 3억6000여만원이 몰렸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는 이외에도 현재 후원금 약정서인 '희망티켓'의 약정금이 20억이 넘었으며 전국에 '희망돼지' 13만 마리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목표 모금액은 100억. 상징적으로 "1만원씩 100만명에게 100억을 모금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명계남 국민참여운동본부 부본부장은 "'희망돼지'라고 써 있는 돼지 저금통이 전국 구석구석, 구멍가게에까지 놓임으로써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새로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한화갑 대표가 참여해 "이 행사는 우리 당이 참여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정치개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산 증거"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이제 개혁에 국민들이 앞장서기 시작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돈이 깨끗하면 정치가 깨끗해지고, 정치가 깨끗해지면 그 정치가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될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돈을 깨끗하게 하고, 깨끗한 돈을 통해서 정치를 깨끗하게 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로 만들어 나가는 아주 중요한 개혁입니다. 개혁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하는 이 일을 보면서 어떤 분이 제게 '국민대권의 시대'를 선언하라고 합니다. 국민들이 정치의 주체로 나섰으므로 이제 국민정치의 시대를 선언하라,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제가 선언하기 이전에 이미 시작됐죠? '국민 대권의 시대', '국민 전권의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는 일요일인 11월 3일을 '돼지잡는 날'로 정하고 전국에 배포된 돼지저금통을 1차로 수거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날은 서울·수도권 국민참여운동본부 발대식이자 선대위 발대식이어서 대대적인 축제 분위기로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