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진 차이는 두가지다. 우선 <동아> 조사에서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문화>·TYN 조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자구도일 경우 <동아> 조사에서 이회창 36.0%, 정몽준 22.4%, 노무현 16.8%, 권영길 2.6%로 정-노 차이가 5.6%였으나, <문화>·YTN 조사에서는 이회창 37.2%, 정몽준 22.2%, 노무현 21.4%, 권영길 2.0%로 정-노 차이는 불과 0.8% 차이로 좁혀졌다.
두번째는 노 후보와 정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누구를 더 선호하는가이다. <동아> 조사에서는 노무현 34.7% 정몽준 37.1%로 정 후보가 오차범위 내(2.4% 차이)에서 앞섰지만, <문화>·YTN 조사에서는 노무현 49.1% 정몽준 39.6%로 노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게(9.5% 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조사를 담당했던 코리아리서치(KRC)와 테일러넬슨소프레스(TNS)에서는 곤혹스러워하며서도 조사기법상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KRC 김정혜 부장은 "그동안 조사결과를 보면 TNS 조사는 무응답층이 15% 내외로 상대적으로 낮고, KRC 조사는 20% 내외로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재질문의 강도와 횟수 등의 차이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TNS 김헌태 본부장 역시 "노 후보 지지층은 한번만 물어보면 대답을 유보하다가 재차 물어보면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무응답 층이 KRC 조사는 높게, TNS 조사는 낮게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다자구도에서의 무응답율은 <동아> 20.6%, <문화>·YTN 14.2%를 기록했다. 단일후보 선호도에서도 <동아>는 '모르겠다/상관없다'가 28.3%인 반면 <문화>·YTN는 '모름/무응답'이 11.3%로 뚝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회의적
노·정 두 후보측에서 후보단일화 방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보이는 가운데 불과 이틀을 사이에 두고 발표된 여론조사가 이같은 차이를 보이자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방안에 회의론이 일고 있다. 회의론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먼저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가지고 후보를 결정한다면 대통령도 여론조사로 뽑지 왜 투표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투표는 한표 차이가 나더라도 민주주의의 원칙과 전통에 따라 승복해야 하지만 여론조사는 소소한 차이가 나면 승복하기 어렵다"면서 "이론상 완벽한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표본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비표본오차까지 생각하면 완전한 불계승이 아닌 이상 승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후보 선호도에서 이번처럼 결과 자체가 뒤바뀌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TNS 김헌태 본부장은 "여론조사에 의해 후보를 결정하자는 주장은 코메디에 가깝다"면서 "여론조사 업계에서 이 주장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론가 되면 정치권이 지나치게 여론조사 수치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말했다.
KRC 김정혜 부장은 "투표와 여론조사는 근본적으로 개념 자체가 다르다"면서 "여론조사는 전체를 다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로 정해지면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앤리서치(R&R)의 구성욱 팀장은 "여론조사는 조사의 설계와 진행에 따라 결과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단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뿐이지 그런 중대한 문제를 결정하는데 절대적인 근거가 되는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 이-노, 소폭 상승... 정, 뚜렷한 하락세 "노-정 단일화, 대선 영향줄 것" 63.9% | | | - <문화일보>·YTN 정기여론조사 | | | |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정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7일 <문화일보>·YTN 정기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두 후보 모두 이회창 후보와 오차범위 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강(이회창) 2중(정몽준·노무현) 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 이회창·노무현 후보는 소폭 상승세, 정몽준 후보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회창 44.4% 대 노무현 41.7%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2.7% 차이로 앞섰다. 이 차이는 지난 10월 17일 같은 여론조사 결과 4.0% 차이와 비교할 때 줄어든 결과다. 지난달에는 이회창 42.8% 대 노무현(단일후보) 38.8%였다.
정몽준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회창 41.6% 대 정몽준 43.2%로 정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1.6% 차이로 앞섰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차 범위 밖인 11.3%(이회창 37.1% 대 정몽준 단일후보 48.5%)으로 조사된 바 있어 정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는 있지만 격차가 대폭 줄어든 결과다.
단일화에 바람직한 후보로는 노무현 49.1% 대 정몽준 38.6%로 노 후보가 10% 이상 앞섰다. 하지만 이 후보 지지자와 무당파 층을 제외한 노·정 후보 지지자에서는 노무현 48.0% 대 정몽준 49.4%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섰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경선 방식'이 43.6%로 '여론조사 방식' 37.5%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노-정 후보단일화가 이번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영향을 줄 것이다'라는 응답이 63.9%에 달해 대선정국의 파괴력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는 응답은 27.0%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테일러-넬슨 소프레스(TNS)에서 조사한 이번 조사는 11월 7일 하루동안 만 20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표본으로 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1%다. / 이병한 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