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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오른쪽)과 민창기 국민통합21 유세본부장이 14일 오전 맨하탄호텔에서 후보회동을 위한 준비접촉을 가진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오른쪽)과 민창기 국민통합21 유세본부장이 14일 오전 맨하탄호텔에서 후보회동을 위한 준비접촉을 가진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후보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양측 협상단의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노무현·정몽준 후보 양측은 14일 오전 후보회담 성사를 위한 2차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또다시 세부일정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이들은 내일(15일) 중 다시 만나 의견조율을 거친 뒤 후보회담 일정을 최종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계륜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과 민창기 국민통합21 유세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40분 동안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후보회담 성사를 의제로 실무접촉을 갖고 "21세기를 여는 대통령 선거에서 낡은 정치의 계승자인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양 후보의 단일화가 시대적 요구라는 데 절대 공감한다"는 등의 3가지를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세가지 발표사항

1. 양 후보 회담이 조만간 성사되도록 노력한다.
2. 21세기를 여는 대통령 선거에서 낡은 정치의 계승자인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양 후보의 단일화가 시대적 요구라는데 절대 공감한다.
3. (국민통합21측은 '최종' 포함)의견 조율을 위해 내일 다시 만난다.


이날 실무회의가 끝난 후 양측은 다소 어긋난 견해를 피력해 의견조율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오전 10시45분께 회담을 마치고 나온 민창기 본부장은 합의된 세 가지 사항 중 3항을 "최종 의견 의견조율을 위해 내일 다시 만난다"고 발표했으나 신계륜 비서실장이 발표문에는 '최종'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민창기 본부장은 "내일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의미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나 신계륜 비서실장은 "최종은 아니고 내일의 실무회의에서는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기미가 보인다"고만 말했다.

또한 민창기 본부장은 이날 회의결과에 대해 "서로의 안이 있었는데 근사치로 접근했다, 정반대의 견해를 많이 좁혔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반면 신계륜 비서실장은 "큰 성과는 없어 보인다, 원론적인 부분에 공감을 했고 그것이 중요한 것이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민 본부장과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현재 양측간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후보회담을 통한 결론의 도출여부. 노 후보측은 '선타결 후회담'을 주장하며 실무회담에서 단일화 방식 등을 타결짓고 후보회담을 개최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정 후보측은 '선회담 후타결'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쉽게 절충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는데 부분적으로는 성공했으나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계륜 비서실장은 "내일 실무회의에서 좋은 얘기가 나올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고, 민창기 본부장도 "후보회담 성격을 놓고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았고, 양쪽이 갖고 있는 이 근사치에 있다"고 말해 대체로 후보회담 조기개최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이철-김민석 두 전의원은 정의감.순수성 회복해야"
국민통합21 제안에 대한 민주당 젊은 위원장의 입장

민주당 원내외 젊은 위원장 19명은 14일 후보단일화 관련, 국민통합21측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다음은 발표문 전문이다....<편집자 주>

지난 11월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국민통합21측은 이철 전의원, 김민석 전의원, 김행 대변인을 통해 후보단일화의 방식으로 양당 대의원 동수 여론조사 결정방식을 제안하고, 수정안으로 양당 대의원 동수 여론조사와 국민 여론조사를 50:50의 비율로 반영하는 결정방식을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경쟁적 방식이라는 양측의 합의를 뒤엎는 것이고, 민주당 대의원이 이탈표를 승리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정략적 술수이며, 그것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획책하고 단일화의 효과를 스스로 반감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청년학생운동과 재야 민주화운동을 함께 했던 이철 전의원과 김민석 전의원이 이러한 제안의 발표를 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앞서의 발표가 그들의 진의가 아니기를 바란다.

이러한 정략적 제안을 반복하는 행위는 후보단일화에 커다란 혼란과 지연을 조장하고 있으며, 후보단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여망에 배신하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철 전의원은 과거 유신독재에 항거했던 정의감을 회복하고, 김민석 전의원 또한 민주당 탈당 명분으로 단일화를 위한 심청의 역할을 자임했던 만큼 순수성을 되찾아 대의의 길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두 전의원이 순수한 신념으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원칙과 방식을 국민통합21의 단일화 방식에 관철하는데 앞장서 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2002년 11월 14일

김선미, 김영술, 김영주, 김태호, 문학진, 박공우, 송영길, 신동근, 오영식, 우상호, 유용화, 윤호중, 이종걸, 이인영, 임종석, 정성호, 조성우, 조영상, 허인회


13일 여의도 둔치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참석한 노무현, 정몽준 두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13일 여의도 둔치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참석한 노무현, 정몽준 두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주월간지사진공동취재단

[14일 오전 10시 20분]

노-정회담서 '단일화' 결론내기로
빠르면 15~16일 회동 전망...협상팀 가동 중단


민주당과 국민통합 21간의 후보단일화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양측은 협상팀을 통한 협상을 당분간 중단하고 후보 회동을 통해 이 문제를 타결키로 결론내림에 따라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위해 양측은 14일 오전 후보회동을 위한 준비접촉을 갖고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회담 일정과 의제, 방법 등을 논의해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회동을 추진키로 했다. 노-정회담은 빠르면 15~16일중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협상단장은 13일 밤 "후보들이 만나기 전까지는 협상팀 가동을 중단키로 통합21 이철 협상단장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후보회담 의제와 관련 이 단장은 "원칙에 대한 합의가 될 것"이라며 "국민이냐, 대의원이냐가 본질이고, 섞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는 13일 KBS TV 토론회에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노 후보와 빨리 만나 개인적으로 친해져야 한다"며 "정치 전반에 관해 할 얘기가 많기 때문에 부담과 격식없이 여러 번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 후보회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노무현, "협상 안될 수도...정치흥정할 생각없다"

한편 이와 관련,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가 안될 수도 있다"며 단일화의 어려움을 실토했다. 특히 노후보는 "후보단일화는 당대당 통합이 아니라 유권자 통합"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 정치적 흥정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인터넷신문협회 주최 '천만국민과의 대화' 토론회에 참석한 노후보는 "정몽준 후보와는 언제쯤 만나서 단일화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후보단일화를 위해)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다. 쌍방합의(단일화)는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노력해야 한다. 당장이라도 (정 후보를) 만나고 싶지만 준비없이 만나서 성과없이 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들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느낀다면 그건 정치인의 도리도 아니고 또 손해보는 일이다. 만나면 되는 방향으로 만날 것이고, 또 신중하게 만나겠다. 문을 닫을 때 닫더라도 말이다."

노 후보는 또 정몽준 후보와는 원칙, 정치노선, 성장배경 등에서 큰 차이가 있어 '반창연대'로 힘이 모아지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단일화를) 원하지 않지만 같은 지향, 소망을 가진 유권자들이 단일화를 원하고 있어 유권자를 하나로 묶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또 "후보단일화는 유권자 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대당 통합은 아니다"며 "한 사람은 대통령, 한 사람은 국무총리 하는 식으로 흥정해서 (권력)갈라먹기는 안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5시 40분]

"노-정 회담, 시간 장소 등 구체사안 합의못해"
- 실무접촉팀 13일 첫 회동...내일 다시 만나기로


노무현·정몽준 후보 양측은 13일 오후 후보 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접촉을 가졌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내일 다시 만나 세부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창기 국민통합21 유세본부장은 이날 오후 당사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 신계륜 비서실장과 오후 3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양당 후보들이 회동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얘기했다"며 "시간과 장소 같은 구체적인 것을 합의하려고 했으나 대선 후보여서 그런지 쉽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계륜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도 김만수 부대변인을 통해 "양당의 사정과 주장을 서로 진지하게 청취한 후 앞으로 실무협의를 더욱 진전시켜나가기로 했다"고만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후보회담의 구체적인 의제 등은 논의되지 않았으나 후보단일화 방식 등과 관련한 양측 입장만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일 오전 9시 여의도 모 호텔에서 다시 만나 조찬을 함께 한 뒤 후보 회담을 위한 일정과 장소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13일 낮 12시 20분]

"50:50 비율 여론조사는 끝난 얘기"
노후보측 "단일화 의지 의심스럽다" 유감 표명


민주당은 13일 오전 국민 대 대의원 여론조사 비율을 50:50으로 하자는 국민통합21의 제안에 대해 "이 안은 지난번 대표단 협상에서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고 그쪽에서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던 안"이라며 "이런 제안은 심히 유감"이라고 거부했다.

민주당 단일화 협상대표단 이해찬 단장과 이호웅·유선호 단원은 13일 오전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는 원칙이 중요하다"면서 "대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당을 대표하기 때문에 대의원 대상 여론조사는 필연적으로 상대 당의 분열과 이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것은 비율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단일화는 양 세력의 결집을 위한 것인데 이는 세 결집이 아닌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국민통합21의 단일화 협상에 대한 '진실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변인은 오전 선대위원장 회의 직후 "후보회동을 하자는 것인지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며 이렇게 말해다.

"우리가 국민경선을 하자고 하니까, 국민통합21은 여론조사를 하자고 했다. 우리가 여론조사도 좋다고 하니까, 통합21쪽은 대의원만의 여론조사를 하자고 대꾸했다. 그래서 협상당이 만나서 여론조사 대상에 대해 국민이냐, 대의원이냐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니까 정몽준 의원은 후보간 단독회동을 제안했다. 그래서 우리가 좋다, 준비접촉을 하자고 제의해 어젯밤 실무접촉을 했다. 그 진행과정에 있다. 그런데도 통합21은 원칙에 맞지 않는 여론조사 비율을 들고 나왔다."

이해찬 단장은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방식이라면 언제든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10시 20분]

통합21, "국민 여론조사 수용하겠다"


국민통합21측이 후보단일화 방안과 관련, 노무현 후보측이 제안한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양 후보간의 단일화 논의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 21의 이철 조직위원장은 13일 오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과 관련, 기존 국민통합21측의 주장을 대폭 양보하여 노후보측이 제안한 국민 상대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통합21측의 이같은 '결단'은 국민적 단일화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나름으로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통합21측은 노-정 단독회담이 예상대로 쉽게 성사되지 못한데다 한나라당의 집중 공세, 그리고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증폭돼 결국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행 대변인은 "오늘 아침 회의에서 정몽준 후보에게 이같은 내용을 건의했고, 이에 정 후보가 '국민의 60%가 단일화를 원한다. 그렇게 결정했으면 협상단의 방안을 수용하겠다'고 해서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실무회담자로 통합21측은 당초 이인원 단장을 내정했으나 이 단장이 사정이 여의치 못해 결국 민창기 본부장이 맡기로 했다. 반면 노후보측은 당장 회담 실무자를 선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국민통합21의 '발표문' 전문이다.

발 표 문

국민통합21과 민주당은 국민의 여망을 담아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해 왔다.

그동안 양측은 후보단일화의 방식과 관련하여 일부 이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견 조정을 위해 많은 고뇌를 함게 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후보는 후보간 단독회담을 제의하였고, 노후보도 "회동은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두 후보의 만남이 최종적인 단일화의 성공이 되기 위하여 그간 회담의 걸림돌이 되었던 단일화 방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양보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

후보단일화방식에 있어 우리의 기존 입장에서 대폭 양보하여 노 후보가 제안한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과감히 수용하고자 한다. 다만 한나라당측의 교란 또는 역선택 유도에 의한 민의의 왜곡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양당 대의원 여론조사를 국민여론조사와 동일비율로 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사실상 최초에 민주당에 제안한 국민경선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과 같은 결과이다. 민주당이 실시했던 국민경선도 국민참여 50%, 대의원 50%의 비율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였던 것이다.

오늘의 양보가 단일화의 성사로 이어지길 강력히 희망한다.

국민통합21 후보단일화 협상단


[12일 밤 12시 20분]

13일 오전 노-정회담 준비 접촉 예정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측은 오늘 오전 후보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는다. 실무접촉에서는 후보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밤 민주당 후보단일화협상팀의 이호웅 의원과 국민통합21 이 철 후보단일화협상단장은 여의도에서 만나 후보회담 개최 원칙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같은 내용에 서로 합의했다.

통합21의 이철 단장은 "실무접촉에선 후보회동 의제 등을 사전 조정하게 될 것"이라며 " 일단 실무접촉을 해본 뒤 후보회동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 같으면 그때 협상단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후보회담 실무접촉 채널로는 민주당 신계륜 후보 비서실장과 통합 21 박범진 후보비서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밤 11시40분]

숨가빴던 이틀간의 후보단일화 '핑퐁게임'…불신과 기대 교차


11-12일, 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핑퐁게임'은 숨가빴다. 결국 양 후보간 단독회담을 위한 준비접촉을 한다는 데에 합의했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그간 쌓인 불신이 완전히 녹아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완전히 갈라서기 위한 '명분축적용' 협상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 회담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 민주당과 국민통합21 당직자들은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늦은 밤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협상의 결과를 기다리는 표정도 다양했고, 단일화의 가능성을 점치는 근거도 천차만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만이 이회창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전히 쌍방간의 불신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과연 저쪽 후보는 단일화 의지를 지니고 있는 의심스럽다"는 회의섞인 물음이 양쪽 당에서 쏟아져 나왔고, 과연 단일화가 되더라도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섞인 반응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단일화 방식에 있어서도 국민통합21쪽은 "이회창 후보 지지층이 결합된 여론조사가 어떤 의미를 가지냐, 우리도 급조한 당이라 대의원들의 결집력이 높지 않다"며 대의원 여론조사의 불가피성을 역설했고, 민주당쪽은 "충분히 검증가능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며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단일화를 원칙으로 내세우면서도 자당 후보가 먼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방식을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가 회담을 왜 주저하는지 모르겠고 배팅에 능한 후보라고 알고 있는데 이럴 땐 직접 만나서 사나이답게 협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 후보의 망설임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왜 우리가 단일화에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쳐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몽준 후보의 의지박약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해 지자 '단일화 회의론'에서부터 '단일화 불가피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조순형 공동 선대위원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노 후보가 정 후보에 대해 정책도, 이념도 맞지않는다고 했는데 왜 단일화협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DJP는 내각제를 고리로 단일화했는데 뭘 가지고 단일화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노 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도 "정 후보로 단일화되면 노 후보가 100% 지지할 것이지만 거꾸로 된 경우에는 보장못한다"며 단일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초 탈당예정자로 분류됐던 박상천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13일 5~6명과 함께 탈당할 것이라는 최명헌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고 탈당설을 부인하며 "후보단일화 협상이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만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상황 여하에 따라서 탈당 등 행보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내일(13일)이 노-정 단일화 협상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결과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주목할만한 부분은 12일 밤 10시경, 양측간의 입장과 취지를 전달하기 위한 회담이 끝난 지 불과 5분만에 나온 정몽준 후보측의 한 관계자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다.

"내일 오전 폭탄급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정 후보의 '폭탄 선언'의 내용과 실행 여부는 최종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단일화 협상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틀간의 '핑퐁게임'을 마치고 내놓을 정 후보의 폭탄선언. 단일화 협상의 급반전을 위한 '히든 카드'일지, 아니면 '협상 중단 선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오후 4시30분]

노-정 단독회담 준비접촉 합의


정몽준, 노무현 후보
정몽준, 노무현 후보 ⓒ 오마이뉴스
정몽준 후보측이 노무현 후보의 준비접촉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절을 지리하게 오가던 신경전은 일단락되고 곧 노무현-정몽준 후보회담을 위한 준비접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12일 오후 4시경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굳이 실무접촉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협상단의 협상은 별도로 계속 가고 실무접촉이 필요하면 그것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뒤 "시간도 많지 않으니 조건없이 정 후보와 노 후보가 만나자는 것이 본의"라고 말했다.

"이회창은 정치개혁 희망 부숴버린 사람"
정몽준 후보, 이 후보 강력 비난

정몽준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이회창 후보는 정치개혁을 부숴버린 사람"이라고 발언하는 등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정몽준 후보는 12일 오후 국민일보 빌딩 12층 우봉홀에서 열린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요즘 여론조사를 보면 경제와 국제분야는 내가 잘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회창 후보는 정치개혁을 잘 할 것이라고 보고 있던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회창 후보는 5년 전 선거에서 정치개혁의 희망을 부숴버린 사람"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회창 후보를 반대하는 것은 그분의 반드시 대북 강경책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얼굴을 보면 야심이 적혀 있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이회창 후보의 당선은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인사말을 마쳤다. / 이성규 기자
김 대변인은 "민주당이 '협상단에 전권을 주지 않아 논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비방"이라며 "우리도 좀더 과격한 표현을 쓸 수 있지만 쓰지 않는 이유는 단일화 의지를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21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협상단의 단일화 협상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양측 대표단의 협상과 후보 회담을 위해 준비접촉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몽준 후보는 이날 4시30분 국민일보 빌딩 12층 우봉홀에서 열린 지구당 연석회의 참석해 "노무현 후보와 나는 나이도 큰 차이가 없어 세대간 공감대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서 "후보단일화 협상을 하면서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손잡고 일하자는 취지이므로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단일화 협상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 후보는 또 "가급적 부담없이 격식없이 만나고, 만남이 한번으로 끝이 아니라 계속 만나자"라고 덧붙였다.

[12일 오후 3시10분]

노 후보, "정 후보 만나겠다, 준비접촉 갖자"


노무현 후보측이 공식 입장을 마침내 정리했다. 핵심은 '만나겠다, 준비접촉을 하자'는 것.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은 오후 2시20분경 공식 브리핑을 통해 "후보끼리 만나자는 정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서 "후보간 단독회동을 성공시키기 위한 준비접촉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후보끼리 만나는 것은 최종적인 것이기 때문에 단일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 대변인의 발표는 이날 오후 열린 선대위 지도부회의 직후 나왔다. 회의에는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후보단일화특위 위원장, 이해찬 협상대표단장, 이호웅·유선호 협상대표단원, 이낙연 대변인이 참석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사실상 협상을 재개하자는 역제안의 성격을 띤다. 정 후보의 후보회담 제의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실질적인 후보단일화 합의를 압박하고 어떻게든 협상을 재개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현재 양측은 정 후보가 '즉각적인 후보회담'을 제안하고, 노 후보가 '후보회담을 하되 준비접촉을 통해 결론을 내자'는 역제안을 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일단 후보회담 자체에는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노 후보의 '후보회담을 위한 준비접촉' 제안으로 공은 다시 정 후보에게로 넘어갔다. 이 대변인은 "오늘이라도 준비접촉을 가지자"면서 "준비접촉의 시기와 형식은 정 후보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 좋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접촉과 대표단 협상의 차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둘이 중복되도 좋고 중복되지 않아도 좋다"면서 "이 또한 정 후보가 정하는 어떤 것이든 좋다"고 밝혔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오후 다시한번 후보간 회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다가 민주당의 공식 입장 소식을 듣고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후보단일화 TV토론은 불법" vs "대선패배 두려워 재뿌리나"
한나라당의 후보단일화 딴지걸기에 노-정 '협공'

한나라당이 노-정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연일 '딴지'를 걸고 나오자,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협공'에 나섰다.

11일 노·정 후보단일화 관련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했던 한나라당은 12일 성명을 통해 TV토론 및 여론조사를 동원한 후보 단일화 논의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12일 '정략적 흥정을 위해 전파까지 낭비하겠다고?'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 노 후보가 통합 21 정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여론조사를 위한 권역별 TV토론을 제안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언론기관의 공정보도 의무와 선거방송의 공정성 등을 규정한 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못박았다.

남 대변인은 또 "공익을 우선해 사용되어야할 귀중한 전파가 노정 야합의 도구로 함부로 쓰여져선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도 12일 선거전략회의에서 "대선을 한달 앞두고 특정 정당간 야합에 불과한 후보단일화를 위해 TV 방송사까지 동원한다는 것은 공영방송사를 특정정당 행사에 동원하는 반국민적 행위이자, 또 한차례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기 위한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후보단일화에 대해 연일 입에 담기 어려운 험담을 하더니 오늘 사무총장이 TV토론은 안된다며 재뿌리기에 나섰다"면서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 두려운 한나라당의 초조감이 후보 단일화 방해로 나타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변인은 또 "후보 검증을 위한 후보자간 합동토론회를 이런저런 변명으로 기피하는 한나라당이 후보 단일화를 방해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처사"라며 "후보단일화에 재뿌리기를 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간 합동토론회에 적극 임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통합 21 홍윤오 공보특보도 "한나라당이 후보단일화 TV토론을 트집잡는 것은 정권욕을 위해 국민의 뜻마저 가로막겠다는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홍 특보는 "TV토론회는 단일후보 검증의 가장 간소하고 효율적 방안이며, 법정 선거개시일전 TV토론은 방송사들의 자율적 사항"이라며 "수차례 TV합동토론을 기피해온 한나라당과 이 후보가 지금와서 후보단일화 TV 토론을 방해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몰염치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12일 오전 11시 40분]

신중한 노무현 "만나더라도 사전 조율 거쳐야"


정몽준 후보의 후보간 회담 제의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 협상단에게 논의해 결정토록 조치했다"면서 "만나더라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사전 조율을 하고 만나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토론회에서 "만나는 것은 성의있게 만나야 하고 뭔가 새로운 것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면서 "전혀 준비없이 만나서 각자 입장만 확인하고 생색내기만 하면 국민이 실망할 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은 후보간 회담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보다는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사실상 즉각적인 후보 회동에 부정적인 입장 표현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전체회의 후 가진 본부장단 회의에서도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채 정 후보측의 진의파악에 분주한 상태여서 아직 노-정 두 후보자간 전격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낙연 대변인은 본부장단회의 후 "노 후보가 평화방송 토론회 때문에 스튜디오 안에 계셔서 통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끝나는 대로 후보와 단일화 추진 특위, 김원기 의원, 이해찬 단장 등이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 후보측이 제시한 대의원 여론조사 방안에 대해 "대의원을 상대로 하는 것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설문조사"라며 "우리당은 지난 경선 후 많은 대의원이 불복하고 떠나버려 분산되고 깨졌는데 이런 옳지 않은 불복을 활용해서 당을 갈라치기 하겠다고 해서야 성의있는 대화자세가 아니며 예의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저는 정 후보측에 대폭 양보했는데 이러면 단일화가 안될 수도 있다"며 "정 후보는 그동안 국민여론에 따르겠다고 스스로 말해왔던 만큼 그런 취지를 살려서 대화를 좀더 풀어갔으면 좋겠고 저도 성실하게 인내심을 갖고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통령후보가 12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논의를 위한 회담을 제의하고 있다. 서있는 사람은 이철 조직위원장(왼쪽), 김행 선대위 대변인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통령후보가 12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논의를 위한 회담을 제의하고 있다. 서있는 사람은 이철 조직위원장(왼쪽), 김행 선대위 대변인 ⓒ 연합뉴스
[12일 오전 9시 30분]

정몽준 "둘이서 만나자"


민주당과 국민통합21 단일화 협상단의 11일 심야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12일 오전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후보회담을 제의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단일화 방안 도출을 위한 협상단끼리의 얘기에 부담이 있다면 둘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후보단일화를 꼭 이루기 위해, 또 후보단일화가 달성된 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 서로 만나 정치현안 전반을 논의하고 개인에 관해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다고 하나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한 "노 후보와의 13대 국회때부터 같이 일해왔으나 둘이 만나 이야기해본 적이 없는 만큼 가까운 시일내 노 후보와 만나 격의없고 제한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노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후보회담에 대해 오늘 오전 중으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그쪽에서 요구한 것을 다 들어줬는데 협상과정을 너무 질질 끌고 있다"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9시30분 현재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협상단이 충분히 논의하고 후보는 마무리를 해야한다"면서 "비현실적인 제안"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3인의 단일화 협상단 중 한 명인 이호웅 의원은 "(국민통합21) 협상대표단이 재량권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며 "차라리 후보들이 만나는 것이 낫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양측 협상단은 11일 밤 8시30분부터 4시간여에 걸처 시내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후보단일화 협상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무현 후보측은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주장했고, 정몽준 후보측은 양당의 대의원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주장했다.

[11일 오후 10시 30분] 이성규 기자

철저한 비공개 속 양측 심야까지 단일화 협상


노무현 후보측과 정몽준 후보측은 오늘(11일) 오후 8시30분 철저한 비공개 회의를 전제로 후보단일화 협상을 재개했다. 현재까지 협상 장소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협상단을 제외한 배석자도 없다고 민주당측은 설명했다.

홍성범 부대변인은 이날 밤 10시30분께 이해찬 의원과의 전화통화 뒤 브리핑을 통해 "진지하게 협상은 계속되고 있고, 오늘 중 일체 별다른 발표가 없다고 이해찬 의원이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해찬 의원은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홍성범 부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국민통합21의 제안(대의원 여론조사 방식)은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할 사항이므로 코멘트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일화 방식과 관련한 일체의 언급을 꺼렸다.

반면, 김경재 홍보본부장은 저녁 7시께 발표한 개인 성명의 논평을 통해 "우리당의 후보 경선 당시 대의원과 국민통합21의 창당 당시 대의원으로 후보단일화를 매듭짓겠다는 것은 우리당의 경선불복 세력을 추종하는 대의원을 이용하려는 속보이는 셈본"이라며 정몽준 후보측을 비판했다.

한편, 정몽준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10시30분)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고 말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11월 11일 오후 5시] 이성규 기자

단일화 총론엔 동의, 각론선 이견 여전
국민통합21, `대의원 여론조사' 제안


단일화 협상팀 '공동발표문'

노무현, 정몽준 후보 양측은 11일 저녁 8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후보단일화 방식과 관련한 협상을 벌였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음은 공동발표문 전문이다.

공동발표문

노무현 후보측은 후보 선출 방식에 관한 합의시한을 11.13일까지로 하고 중앙방송 3회, 지역방송 3~4회의 TV토론을 거쳐 11.25일 후보를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정몽준 후보측은 이에 대하여 후보 선출방식을 먼저 합의한 후 다른 제반사항을 논의하자고 제안하고, 합의시한에 대하여는 당내논의를 거친 후 양측이 다시 회동하여 협의키로 하였다.

2002. 11. 11
정몽준 후보측·노무현 후보측 후보단일화 협상대표단
/ 이성규
민주당 노무현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놓고 총론 차원에서는 동의했으나 각론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절충 여부가 주목된다. 양측은 단일화 방법론으로 여론조사를 채택하기로 합의를 보았으나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다.

노 후보측이 10일 일반 유권자 상대 여론조사를 제안한 데 대해 정 후보측이 11일 양당 동수의 대의원 상대 여론조사를 역제안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논란거리가 생긴 셈.

이같은 제안의 배경에는 양측의 전략적 의도가 다분히 배어있는 셈이다. 즉 노 후보는 비교적 자신감을 가진 TV토론 검증을 통해 지지도 상승기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속셈인 반면, 정 후보는 민주당내 반노 성향 대의원을 견인하겠다는 속셈인 셈이다.

국민통합21은 11일 오후 후보단일화 방법과 관련, 동등한 비율의 양당 대의원만이 참여하는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국민통합21의 김 행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노 후보측 여론조사 방식은 우리도 오래전부터 검토한 바 있으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이 쉬운 상대를 고르는 역선택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방식은 양측이 이미 합의한 공정성과 객관성, 후보경쟁력에 있어 심각한 충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또 "우리 방식은 대의원 경선형 전화여론조사"라며 "양당 대의원을 동수로 뽑아 여론조사를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면서 "면접 여론조사의 경우 면접원에 의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전화 여론조사 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대변인은 여론조사의 공정성 확보 문제와 관련, "여론조사기관에 대의원 명단을 줘, 여론조사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샘플링을 하도록 하면 된다"면서 "대의원 숫자와 TV토론 횟수 등은 양측이 합의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 후보측은 "국민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조사로 단일화할 경우 `바람효과'가 없다"며 "대의원 충성도 조사를 하자는 주장이냐"면서 정 후보측 단일화 의지를 의심하고 나섰다.

다만 단일화 방안으로 '여론조사'를 택할 경우 경선에 따른 시간소요를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오차범위내 승부시 승복문제와 객관적 여론조사 기관 선정 및 횟수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여부는 어떠한 형태로든 조만간 결말을 낼 것으로 보인다.

노-정 후보단일화 협상단인 민주당의 이해찬 단장(오른쪽 세번째)과 국민통합21의 이철 단장(오른쪽 네번째)이 9일 첫 공식 상견례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노-정 후보단일화 협상단인 민주당의 이해찬 단장(오른쪽 세번째)과 국민통합21의 이철 단장(오른쪽 네번째)이 9일 첫 공식 상견례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현장:11월 11일 오후 2시] 이성규 기자

노-정 후보단일화 논의 급진전
"여론조사 수용"에 "진지하게 검토"


한나라당 후보단일화에
또 다시 청와대 개입설 제기

한나라당은 11일 오전 열린 선거전략회의에서 노·정 후보단일화에 대해 '청와대 개입설'을 또 다시 주장했다.

서청원 선대본부장은 "후보단일화는 한마디로 민주당과 청와대의 꾸준한 공작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수순의 하나"라며 "김 대통령, 특히 청와대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관리를 해야지 이런 깊숙한 공작을 통해서 우리 당 후보를 음해하려 하는 술수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단일화가 되든 혹은 단일화가 되지 않든 간에 이 사람들은 DJ의 정치적인 양자일 뿐이고, 야합으로 단일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 사람들은 결국 DJ의 계승자일 수밖에 없다"며 서청원 위원장을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종상 민주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무래도 청와대는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공작을 벌이고 있는 것같다"며 서청원 위원장의 발언을 비꼬았다.

문석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회창 후보가 하면 로맨스인가'라는 논평에서 "이회창 후보는 독단적, 독선적인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나간 박근혜 의원을 대선을 앞두고 구걸하듯 끌어들이고 있다"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 이성규
노무현 후보가 어제(10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수용 의사를 밝힌데 이어 정몽준 후보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혀,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호웅 의원의 발언으로 잠시 난항을 겪었던 국민통합21쪽과의 후보단일화 협상도 11일 오후부터 정상가동될 예정이라고 민주당측은 설명했다.

양측은 빠듯한 대선 일정을 감안, 단일화 논의를 조기에 매듭지은 뒤 대선후보 공식 등록일인 27, 28일 이전에 단일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측은 서둘러 각종 단일화 방안에 대한 법적.현실적 검토를 마칠 것으로 보이며, 빠르면 이번 주 내에 단일화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후보는 11일 오전 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노 후보의 새로운 제안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당내 대책기구가 전권을 가지고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재개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에 노무현 후보도 이날 오후 'RADIORHO.COM'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라는 것은 통합과 똑같은 것이 아니고 후보 통합이 아니라 유권자 통합"이라며 "경선이 어려우므로 이제는 문을 닫거나 아니면 내가 좀더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방식을 수용할 것임을 재차 피력했다.

노 후보는 여론조사방식의 수용배경에 대해 "경선을 주장했었는데 5일까지 시한을 주었다가 대답을 받지 못해 10일까지 연장을 했으나 되지 않았다"며 "TV토론을 살려서 충분히 검증을 하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면 단일화를 만들어 줄 것이므로 한번 더 상대방 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후보는 후보단일화가 되더라도 정책상의 타협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못박았다. 노 후보는 "단일화를 하더라도 정몽준 후보의 원칙없는 정책이라든지 중산층과 서민을 중심으로 한 정책과 맞지 않는 정책, 대북정책에서도 화해와 협력과 배치되는 정책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믿고 따라 줄 것"을 유권자에게 당부했다.

노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단일화를 실시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오차범위 내의 경쟁에 대해서도 "토론을 해 나가면 나는 여론조사 오차범위 바깥으로 이미 결판이 날 것이다", "노무현의 승부수는 항상 성공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근태·김영환 등 재야출신 인사 5명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후보단일화의 성사를 위해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직접 만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어제 노무현 후보는 여론조사에 따른 후보단일화도 수용하겠다는 제안을 했는데 우리는 이 제안을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와 결단으로써 높이 평가한다"며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조속히 만나 국민 앞에서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후보단일화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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