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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앞에 올린 기사에서 노-정 후보 단일화 논의가 알맹이를 빼고 전개되고 있다고 비판한바 있다. 그런데 이충렬 기자가 노-정 후보단일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올린 기사는 여전히 동일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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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이유

이충렬 기자는 노-정 후보 단일화가 꼭 필요한 이유로 한반도의 위기 관리와 정치 개혁을 들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고백과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매파 의원들의 득세로 인한 전쟁 위기를 관리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노-정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하였고, 아울러 한국의 정치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도 노-정 연대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만일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고 한반도 위기 관리 능력을 결여한 한나라당이 평화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못할 것이라는 전제가 있고, 아울러 노-정 후보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치 불신이 더욱 심해지고 정치 개혁은 요원할 것이라는 요지이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충렬 기자가 동문 서답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것은 현재 한반도에 드리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회창 후보가 집권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고, 또 정치 개혁을 위해서도 이회창 후보가 집권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노-정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를 실현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어떠한 증빙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충렬 기자 스스로가 반창 연대는 명분이 없다고 하면서 두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 결국 그것은 반창연대와 아무것도 다를 것 없는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다. 이회창 후보면 안되고 노-정 연대면 된다고 하는데… . 국민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우선 한반도 핵 위기의 해법과 관련하여서도 이충렬 기자는 사일 오인의 우를 범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의 입장에 불과하고 한국 정부도 국제사회도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러니 미국의 걱정을 대신 해주면서 국제 공조 운운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인식의 오인에서 출발한 판단이 그 해법을 바르게 제시해 줄 수는 없다고 여겨진다. 사실 핵 위기 해법은 6.15공동선언 여기에는 7.4공동성명을 포함한 남북 정부 관계의 제반 진전을 다 포함하고 있다. 북미공동성명(제네바합의를 포함한)에 있는 것이 아닌가?

노-정 연대가 한반도 문제의 해법을 여기서 찾고 있는지에 대해서 본 기자는 아무런 정보도 소식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다만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몽준 후보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관된 정책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노무현 후보 역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현 대통령인 김대중 정부보다 일관된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후보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합심하겠다고 한 것은 더욱이 아니지 않은가?

두 후보가 연대하기만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충렬 기자의 난센스라고 볼 수밖에 없다.

둘째, 정치 개혁을 이유로 들었는데 무엇이 정치 개혁이라는 말인가? 정치 철학도 시대에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인식도 정치 개혁의 과제도 공유하지 않은 채 단지 당선을 위해 그것도 여론조사의 지지율만으로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 게 정치 개혁이라는 말인가? 이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 개혁에 대한 요구는 정치권이 국민과의 신의를 밥 먹듯이 뒤집으면서 당리당략으로 일관하고 부패를 일삼으며 양심적인 새로운 정치의 등장과 국민의 정치 권리를 유린하는 데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DJP 연대보다 명분 없는 후보 단일화 협상이 정치 개혁을 위해서라면 부패 청산을 위해서 자민련과 민주당 의원들을 영입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주장도 명분이 있다는 말인가?

본 기자는 한국 정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양심 세력의 집권을 고대한다. 그것은 그 누구가 평화를 해결해주고 그 누구가 정치 개혁을 해주는 걸 바래서가 아니다. 바로 국민들이 스스로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고 정치 개혁을 실현할 주인공이어서 이기 때문이다.

노-정 연대가 역사 흐름에 정 방향에 설 때야 만이 명분이 살 것이고 성공할 것이다. 아울러 왜 노-정 연대만이 요구되는가? 모든 양심 세력이 상식과 양심을 통용시키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단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불행하게도 문민정부도 국민의 정부도 한국민과 겨레의 앞날을 등지고 말았다. 그에 대한 대가가 이번 대통령 선거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부정한다면 그것은 민심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단지 “반창”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배신세력심판”이라는 시대의 물줄기를 이루게 될 때만이 모든 연대 논의는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결단코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가 상식과 양심 실현을 바라는 이들이 어떻게 단합하고 어떻게 현실을 개척해나갈지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이다. 정치는 차선, 차차선,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란 지겨운 말로 현실의 무능함을 토로할 것이 아니라 현실의 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양심인의 마땅한 도리라고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정치개혁과 평화에 대한 이충렬 기자의 본의를 비판함이 아님을 밝히면서 외려 그를 위해서는 후보 문제가 긴요한 시점에서 후보 문제에서 눈을 잠시 돌려 민심을 살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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