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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TV토론과 국민 여론조사를 뼈대로 한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해 극적 대타협을 이뤄낸 뒤, 포옹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TV토론과 국민 여론조사를 뼈대로 한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해 극적 대타협을 이뤄낸 뒤, 포옹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7신: 16일 밤 7시>

노무현-정몽준 양측, 후속사안 논의


민주당과 국민통합21 양측 후보단일화 협상단은 1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후보단일화 전격 합의에 따른 후속사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우선 협상단의 명칭을 '후보단일화 협상단'에서 '후보단일화 추진단'으로 변경하고 인원을 기존 각각 3명씩 6명에서 각각 5명씩 10명으로 확대했다. 보충된 추진단 인원은 TV 정책토론 심의와 여론조사 방법을 심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은 이날 오후에 회의를 다시 열어 TV 토론 진행 방식 및 횟수, 여론조사 대상자 선정 방식과 실시 시기,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 내용, 여론조사 기관 선정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는 등 가급적 신속히 세부 사항을 합의해 다음 주부터 TV토론과 여론조사 실무 작업 등 단일화 수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단일화 일정과 관련, 추진단은 오는 25일이나 26일에 단일후보를 선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는 18, 19일께부터 22일까지 TV 토론회를 세차례 정도 실시한 뒤 23, 24일 양일간 여론조사를 할 예정이다. 또 추진단은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로 나올 경우에도 상대편이 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일후보를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신 대체: 16일 새벽 12시 50분>

노무현-정몽준, '국민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 등 8개항 합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2시간 여만에 TV토론과 국민 여론조사를 뼈대로 한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해 극적 대타협을 이뤄냈다.

16일 새벽 12시50분.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과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전격 합의한 8개 항을 발표했다.

후보단일화 전격합의의 순간 / 김정훈 기자


핵심은 정책 중심의 TV토론을 여러 차례 갖은 후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한다는 것. 그리고 후보 등록일(11월27일,28일)전까지 이 모든 과정을 완료하고 "후보로 누가 결정되든 두 사람은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는 것.

두 후보는 또 "우리 두 사람은 낡은 정치의 틀을 깨 정치 혁명을 이루도록 함께 노력한다"면서 "정치개혁, 남북관계, 경제 특히 농업개방 등이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그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거의 의견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과 김행 통합21 대변인이 번갈아 가며 8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하는 도중 회담장에 있던 양당의 당직자들은 여러 차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노무현-정몽준 후보는 합의문 발표 이전과 발표 직후 두 차례 포옹을 나눴고, 합의문이 발표되는 도중 김행 대변인과 김희선 민주당 의원은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소감을 밝히자, 소속 의원들이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소감을 밝히자, 소속 의원들이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합의문 발표 직후 정몽준 후보는 "낡은 정치를 깨기 위해 저의 운명을 국민들에게 맡긴다"며 "12월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지난 6월에 느꼈던 월드컵 감동의 2배 감동을 느끼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무현 후보도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두 사람을 아꼈던 국민 여러분의 성원의 결과"라며 "우리 운명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나서 국민들 손으로 갔다"고 화답했다.

노 후보는 국회를 빠져나오며 "마지막에 짧은 시간 안에 합의가 됐다"며 "앞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에 관한 이야기나 국가적 과제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했고 실제 본론은 마지막이었다"고 대타협이 이루어지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한편, 최종 합의를 도출해낸 두 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정 후보가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나 한 잔 하자"고 제안하자, 노 후보가 흔쾌히 수락해 두 후보는 측근, 기자들과 함께 여의도 한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은 이날 합의된 8개 항 전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과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이 8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과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이 8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 가능한 한 여러 차례의 TV토론을 거친 뒤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한다.
2. TV토론은 정책 중심의 토론이 되도록 한다.
3. 여론조사는 객관적인 방식으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4. TV토론과 여론조사는 후보 등록 전까지 완료한다.
5.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실무협상에서 정한다.
6.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더라도 우리 두 사람은 단일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7. 우리 두 사람은 낡은 정치의 틀을 깨 정치 혁명을 이루도록 함께 노력한다.
8. 우리 두 사람은 정치개혁, 남북관계, 경제 특히 농업개방 등이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그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거의 의견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무현과 정몽준의 '포장마차 러브샷'
8개 합의안 발표 순간과 직후

▲ 협상을 마친 이호웅 이철 이해찬 김한길 등 양당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걸어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정몽준 심야회동 발표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환희의 도가니'였다.

양당 참석자들의 박수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고 서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띤 채 손을 맞잡았다. 김희선 민주당 의원과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눈물을 흘렸다. 민주당에서 국민통합21로 옮겨간 김민석 전 의원은 민주당의 이호웅, 김희선 의원을 부둥켜안고 "거봐, 우리가 다시 만난다고 했잖아!"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대로 선거 승리를 이끌기 위해 저의 마음을 비우겠다"면서 "금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지난 6월에 느꼈던 월드컵 대회의 기쁨과 감동에 두 배의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노 후보는 "좋은 말은 자기가 다하고…"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노 후보는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우리 두 사람을 아껴주신 국민여러분들의 성원의 결과"라며 "이미 우리의 운명은 우리 손을 떠나서 국민들 손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앞으로 후보등록일까지 약 열흘간 전국민 여론조사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건곤일척의 싸움을 나타낸 발언이다.

16일 새벽 자축의 포장마차. 김원기 민주당 의원은 "내가 정치를 한 지 굉장히 오래됐는데 오늘 정말 감격스럽고 기쁜고 고마운 날"이라며 "양김 시대도 못한 일을 두분이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 국민통합21 협상대표단장은 "이렇게 마음을 비운 정치인이 일찍이 없었다"고 추켜세웠다.

안주는 닭발. 노 후보와 정 후보는 소주잔을 들고 서로 팔을 낀 채 러브샷을 했다. 8개 합의안을 공동으로 발표한 이낙연, 김행 양당 대변인도 러브샷을 했다.

'환희의 러브샷'이 오가는 순간 주위에서는 이런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거 정말 백만불 짜리인데." "끝났어, 끝났어!" / 이병한 기자


해설: 이회창 대 반이회창 구도로 급변

8개항 합의의 핵심은 "여러차례 TV토론과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한다"는 것과 "후보로 누가 결정되든 두 사람은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0여일간에 걸친 지루한 단일화 협상에 종지부를 찍은 '극적 합의'다. 이 합의는 정 후보가 최근까지 주장해온, 대의원 여론조사가 포함된 이른바 '절충형 여론조사'를 양보하면서 급진전된 셈이다. 그러나 좀 길게 보면 노 후보가 100%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주장하다가 지난주 여론조사를 수용하면서 양보한 것의 결실이기도 하다.

두 후보는 "TV 토론과 여론조사는 후보등록전(11월 27, 28일)까지 완료하되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실무협상에서 정한다"고 했다. 물론 실무협상과정에서 여론조사를 두 후보에 대한 단순 지지도 조사로 할 것인지, 두 후보를 이회창 후보에 대비시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은 후보로 할 것인지 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될 수 있으나 '후보단일화 대원칙'은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후보로 누가 결정되든 두 사람은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한 상태이기 때문에 1강 2중 구도의 현 대선구도는 급격히 변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정책중심의 TV토론을 갖기로 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는 정책중심의 TV토론을 갖기로 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후보단일화 합의의 가장 큰 요인은 국민의 약 60%에 달하고 있는 '반이회창 세력'의 압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까지 1강2중구도가 고착화되고 이회창대세론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후보단일화만이 '보나마나한 대선'을 '해볼만한 대선'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인식이 반이회창세력에서 큰 공감을 얻어왔다.

후보등록일 전에 단일화가 되면 이회창 대 반이회창 구도가 보다 선명해지면서 대선전은 크게 달아오르면서 일대 혼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회창 세력과 반이회창 세력 간의 세확산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면 한나라당으로 갈 명분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반이회창 단일후보 진영으로 결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민련 의원들과 하나로 국민연합의 이한동 후보 등은 이제 이회창이냐 반이회창이냐를 놓고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 "부패정권 연장 위한 야합"

한나라당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합의에 대해 "부패정권을 연장시키려는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단일화 합의 발표 직후 남경필 대변인은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는 부패정권을 연장시키려는 야합일 뿐"이라며 "이들의 약속처럼 실제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후보단일화 합의는 반역사적, 반국민적 망동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설령 단일화된다고 해도 국민의 매서운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사모 회원들 대체로 "환영"

한편 노사모 회원들은 밤새 <오마이뉴스> 현장중계를 긴급속보로 옮기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합의 발표 이후 노사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후보단일화 합의를 환영하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왔다. 한 노사모 회원(ID '최고파트너')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릅니다, 이번 합의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라면서 "진심으로 축하합시다, 그리고 진검승부는 지금부터 입니다,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합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또다른 노사모 회원(ID 김민주)는 "정-노 단일화 합의 발표는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만일 정 후보로 귀결이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면서 "이제 우리에게 12월 대선은 없다! 있다면 오직 11월의 여론조사 뿐이다"고 지적했다.

단일화 일정.....약 9일간에 결정해야

대선 후보 후보등록일은 11월 27, 28일. 선관위에 제출할 홍보물 인쇄 등의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적어도 25일 이전에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 따라서 16일 새벽의 단일화 합의 시점으로부터 약 9일동안에 단일 후보를 결정지어야 한다.

촉박한 일정을 두고 볼때 텔레비전 토론은 중앙지상파 방송을 통해 3차례 정도 할 것으로 보이며 여론조사는 23일, 24일경에 4-5개의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측은 16일 오전부터 실무준비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일정과 세부방식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발표직전 회담장 풍경

100여명의 기자들이 국회 의원식당 앞에서 노-정 회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00여명의 기자들이 국회 의원식당 앞에서 노-정 회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5일 밤 10시30분에 시작된 노-정 후보회담이 자정을 넘겨 16일 새벽 12시45분까지 2시간여째 계속됐다.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듯 취재진들은 더욱 늘어 100명(사진기자 30여명)이 훨씬 넘었고, 회담 종료가 임박해옴에 따라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회담장 문 앞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같은 취재 열기가 놀라운 듯 "지난 88년 5공 청문회 이후 가장 많은 취재진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노-정 회담이 15일 밤을 넘겨 16일 새벽까지 계속되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회담 결과를 놓고 관측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뭔가 중요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시간이 지연되는 것 같다"는 추측도 나오고, 다른 한편에서는 "좋은 뉴스거리가 있다면 (신문 시내판 기사에) 반영하기 위해 먼저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회의론을 폈다.

<5신: 밤 11시30분>

노무현-정몽준 단독회동 시작


국회 2층 귀빈식당 별실 1호. 밤 10시30분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회담 테이블에 앉았다. 100여 명의 사진·취재기자에 둘러싸인 가운데 노 후보와 정 후보가 악수 하는 포즈를 취했다.

정몽준 (한국교총 행사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해 각을 세운 것을 의식하면서) 오늘 이회창 후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노무현 좋았습니다. (경인방송) 토론 잘 했습니까.

정몽준 예. 최근 부산에서 (노 후보의) 지지도가 많이 올랐다면서요. 봉두완씨의 질문 스타일이 독특하더라구요. 예전 방송에서 한나라당을 두나라당이라고 해서 방송을 그만 두었다면서요. 87년 YS와 DJ가 단일화 협상할 때 기자들을 다 나가라고 했는데, 그 때 기자 한 명이 테이블 밑에 있었다고 합니다. 들어보셨습니까.
노무현 처음 듣습니다. (87년 대선) 그 때는 참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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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87년에 단일화가 됐다면) 역사가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 겁니다.
노무현 그랬다면 저도 고생을 덜 했을 겁니다.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의 관심을 국민들의 관심으로 봐도 될까요.

정몽준 지금까지 제가 본 기자분들 중에 (오늘이) 제일 많습니다.
노무현 저도 이런 풍경은 처음입니다. 국민의 관심이 높은 모양입니다.

-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잘 될 것 같습니까.

노무현 뜬금없이 이야기가 나오겠습니까. 한참 워밍업을 해야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 후보를 보며) 우리가 88년 울산에서 만난 적이 있지요.
정몽준 심완구 의원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침에. 그러니까 초선 의원 시절이지요.
노무현 이렇게 단 둘이 앉기는 처음입니다. (기자들을 보며) 입담이 없어서 그럴 듯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정몽준 기자들이 많이 왔는데, 시간도 늦었는데 가시라고 할까요, 기다리라고 하는 게 나을까요.
노무현 가시라고 해도 잘 안갈 겁니다(기자들 웃음).
정몽준 (기자들을 보며) 이왕 늦은 시간인데, 그럼 기다리시죠.

- 오늘 회담이 잘 될 것 같습니까.

정몽준 잘 되지 않겠습니까.
노무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참 좋고, 못 나와도 계속 이야기를 해야겠지요.

- 오늘 컨디션이 어떻습니까.

정몽준 어떻게 보입니까.

- 좋아보입니다.

정몽준 (한국교총 행사 연설과 관련해서) 오늘 교총 토론회에는 전국에서 수만 명의 선생님이 모였습니다. 그때 안 왔으면 (저의) 명 연설을 들을 기회를 놓친 거네요.
노무현 명 연설이었습니다. 이회창 후보가 껄끄러웠을 겁니다.
정몽준 솔직히 말했습니다. 느끼는 대로 과장 없이 말했습니다.

- 오늘 회담이 길어질 것 같습니까.

노무현 이야기해봐야지요.

- 오늘 회담이 잘 안되면 이후에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정몽준 잘 안될 경우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 오늘 회담에서 구체적인 사안까지 논의할 생각이신가요.

노무현 (기자분들이)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해야지요.
정몽준 (서로 간의) 화제에 대해 넓게 이야기하고, 제약도 없이 할 이야기가 다 하겠습니다.

밤 10시50분. 기자들이 모두 밖으로 나오고 노 후보와 정 후보는 배석자 없이 단독 회동에 들어갔다.

15일 밤 10시30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후보단일화 현상을 위한 단독회담을 가졌다.
15일 밤 10시30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후보단일화 현상을 위한 단독회담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 밤 10시30분>

노무현 "의지를 갖고 진지하고 성의있게…"
정몽준 "피곤해서 좀 잤다…회담 잘 될 것"


밤 10시25분. 노무현 후보가 회담 장소인 국회 2층 귀빈식당에 먼저 도착했다. 노 후보에게 '오늘 본부장단 회의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본부장단 회의는) 내가 듣는 자리니까"라고 짧게 대답했다. '본부장단 회의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냐'고 묻자 그는 "의지를 갖고 진지하고 성의있게 (회담에 임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답했다.

곧 이어 밤 10시30분께 정몽준 후보가 회담 장소에 도착했다. 정 후보는 경인방송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이철·김민석·신낙균 전 의원, 김행 대변인 등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국회로 왔다.

정 후보는 '생각을 많이 정리했느냐'는 물음에 "피곤해서 버스에서 좀 잤다"고 했고, '오늘 회담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잘 될 것"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밖에 기자들의 질문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회담장에 들어가 먼저 기다리고 있는 노 후보와 악수를 나눴다.

한편, 밤 10시20분 현재 국회 귀빈식당에는 카메라 기자를 포함해 80여 명의 취재진들이 몰렸다. 한때 후보회담 탁자쪽에서 '삐삐' 소리가 나 '도청기가 설치된 것 아니냐'며 국회 경위들이 수색에 나섰으나, 방송사의 무선 마이크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3신: 밤 10시>

민주당, '노-정 회담' 앞두고 본부장단 회의 열어
국민통합21, 말 아끼며 회담 결과에 촉각 곤두세워


15일 밤 9시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후보와 정대철 선대위원장.
15일 밤 9시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후보와 정대철 선대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15일 오후 9시 민주당사 3층 소회의실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참석한 민주당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가 열렸다. 노-정 회담을 약 1시간반 남겨 놓은 가운데 열린 '후보회담 대책회의' 참석자들은 말을 아꼈다.

보통 이런 회의에서는 비공개 회의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한 마디씩 하곤 한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회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노 후보는 한 마디를 권하는 기자들에게 "아까 아침에 다 말했는데…"라며 말문을 닫았다.

김원기 후보단일화특위 위원장은 "만나러 가면서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좋지 않다"고만 말했다. 곧 기자들이 떠나고 회의장 문이 닫혔다.

회의에는 노 후보를 비롯해 정대철 선대위원장, 김원기 단일화특위 위원장, 이해찬 협상대표단장, 신계륜 후보비서실장을 비롯해 김경재·김상현·김영진·김희선·이낙연·이호웅·임채정·정동채·정세균 의원과 김한길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정몽준 후보가 오후 4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곧장 경인방송(iTV) 토론회 참석 차 인천으로 간 탓에 국민통합21 당사에는 당직자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정 후보는 서울-인천을 오가는 승용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측근들과 회담 의제 등을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통합21은 노무현 후보쪽이 자신들의 입장을 전격 수용한 것에 고무된 듯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오늘 나올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늦은 밤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일부 당직자들은 정몽준 후보가 출연한 경인방송 '봉두완의 진단2002'를 시청하며 회담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국민통합21은 후보회담 성사 브리핑 이후 후보단일화 회담과 관련한 논평이 한 건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다만 한나라당의 비난 논평에 대해서는 역공세를 취하며 강력 대응했다.

이밖에 '노-정 후보회담'을 30분 앞둔 밤 10시 민주당사 앞에는 20여 명의 노사모 회원들이 촛불을 들고 '광야에서' 등의 노래를 부르며 회담 결과를 듣고자 기다리고 있다.

노무현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단일화 조건 마지노선"
정몽준 "단일화는 국민 명령...조건없이 결과에 승복"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5일 <우먼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 대해 "TV토론 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단일화 조건의 마지노선"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정 후보는 아직 충분한 검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그의 행보에 무슨 지뢰가 묻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로 단일화되면 이회창 후보를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정 후보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가 되면 아무런 조건 없이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는 15일 밤으로 예정된 노무현 후보와 회담에서 "마음을 비우고 대화에 임할 것이며 결과에 조건 없이 승복하겠다"고 밝혀 '노-정 후보회담'에서 양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극적 대타협을 이뤄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몽준 후보는 15일 오후 4시 한국인터넷신문협회(<오마이뉴스> 등 9개 인터넷신문사 참여)가 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후보 단일화는 국민들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 명령을 따르겠다"며 "(누구로) 후보가 단일화되더라도 그 결과에 조건 없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 후보는 "오늘(15일) 밤 노 후보와의 회담에서도 내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기대에 보답할까를 기준으로 하겠다"며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노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후보단일화와 관련된 정 후보와의 일문일답.

- 네티즌들의 최대 관심사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다. 오늘(15일) 밤 노 후보와 만나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만약 노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어떤 방향에서 선거운동을 할지, 또한 반대로 정 후보로 단일화 됐을 때 노 후보가 어떻게 도와주었으면 하는지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
"(노무현 후보와) 오늘밤 10시30분에 국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실 오늘 이 토론회 다음에 인천에 가서 인천방송과 토론회를 해야 한다. 차분히 앉아서 생각할 시간을 갖길 희망하는데 (인천방송과의)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시간에 맞춰서 국회에 가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가는 버스에서 생각을 해볼까 한다.

많은 국민들이 후보단일화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 내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든 국민들의 그러한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하겠다. 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노 후보와 얘기하겠다.

사실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한 후보이고, 여러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 후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국민들이 '잘 하니까 계속하라'고 하면 계속하는 것이고, 국민들이 볼 때 '잘 못하니까 당신은 곤란하다'고 하면 국민들의 그런 뜻과 정신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후보를 단일화하라고 명령을 했는데 저희들은 그런 명령을 따를 것이다. 많은 국민들께서 후보를 단일화해서 이회창 후보를 상대로 해서 단일화된 후보가 승리하라는 명령이기 때문에 그 명령을 따르도록 하겠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는 것이 너무 상식적이라고 생각한다."

- 네티즌이 보낸 질문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회사원 박세경씨 질문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정 후보 자신도 단일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지, 그리고 절충이 되지 않을 때 정 후보 자신이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가능성이 있느냐고 했는데 가능성은 다 있다고 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뜻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한 번 더 말씀드리면 저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대단한 감투이기 때문에 출마한 사람이 결코 아니다.

자리 욕심이 나기 때문에 내가 꼭 해야겠다든지, 내가 꼭 후보를 해야겠다든지, 대통령 자리가 욕심이 나서 나왔다는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런 욕심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노 후보와 얘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신: 오후 4시40분> 정몽준, 한나라당 맹공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가 15일 한국교총에서 주최한 전국교육자대회에 참석, 한나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0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교육자대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이어 오후 2시50분께 연단에 올라왔다. 정 후보는 앞서 연설한 이회창·노무현 후보와는 달리 사전 원고 없이 메모한 내용을 바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정 후보는 연설 초반에 "IMF 사태로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냐"며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잘못됐다면 바로 그 잘못된 정책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라고 이회창 후보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다음은 이날 정 후보의 연설 가운데 정치 현안에 관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 아까 노무현 후보가 자신의 교육위원회 상임위 경험을 얘기했는데 나는 현재 교육위원이다.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좋은 정책을 많이 얘기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두 후보의 좋은 정책을 모두 실천하겠다(참석자 웃음).

이 후보는 5년 전까지 집권당에 속했다. 교육정책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좋은 정책을 많이 얘기하는데 그렇다면 왜 5년 전 선거에서 졌나. 여러분, IMF 사태로 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나.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 잘못됐다면 바로 그 잘못된 정책의 원인 제공자는 한나라당이다.

계속해서 의원들이 한나라당으로 몰려들고 있다.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은 '집권야당'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대통령 못지 않은 권력과 힘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교육이 황폐화되도록 방치했나.

여러분들 요구사항 중에 교원정년 65살에서 62살로 단축한 것을 원상 회복해달라는 것이 있다. 당시 교원정년 단축에 대해 한나라당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기억하는가. …."


정몽준 "정치는 예술이며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는 15일 오전 후보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정치는 예술이라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며 단일화 방식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사회복지 주요단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힌 뒤 "그것(단일화 방식) 때문에 우리들이 만나는 것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일종의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격식 없이 자주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또한 "후보단일화의 목적이 노무현 후보와 내가 힘을 합쳐서 일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노 후보와 내가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먼저 두 후보가 인간적인 거리를 좁히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정 후보는 최근 후보단일화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노 후보가 정책과 이념을 얘기했는데 허심탄회하게 만나 얘기하겠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보기에 두 사람이 후보단일화 하는 것을 오해하지 않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이념적 정체성에 관한 논의도 이날 후보회담에서 거론할 뜻을 밝혔다.


<1신: 오전 11시30분> 사전 합의 없는 '조건 없는 회동'

네티즌 91% '국민 여론조사 단일화' 찬성
<연합뉴스> 조사...울산 67%로 최저치



대다수 네티즌들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기준이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밤 단일화를 둘러싼 노무현-정몽준 후보회담을 앞두고 인터넷 <연합뉴스>에서 12일부터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40분 현재까지 응답한 1961명 가운데 91.1%(1786명)이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여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양당 대의원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은 7.4%(146명)에 불과했다.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대한 찬성률은 나이별로는 30대(94.1%)와 20대(92.6%)에서, 지역별로는 제주(100%), 광주(98.8%), 경남(96.8%), 대구(95.9%) 등에서 평균치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울산에서는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에 대한 찬성률이 67.7%로 가장 낮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 이한기 기자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오늘(15일)밤 10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후보단일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노 후보측 신계륜 비서실장과 정 후보측 민창기 선대위 유세본부장은 오늘(15일) 오전 실무접촉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공동발표문에서 "구태정치 집단인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후보단일화를 위한 방식 등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노력한 결과 오늘밤 10시30분 단독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보단일화 방안 등을 놓고 약 일주일간 지리하게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노-정 후보간의 단일화 문제가 합의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노-정 두 후보의 회담은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진행되며, 회담 결과 발표도 두 후보가 직접 할 예정이다.

오늘 회담은 노 후보의 한 발 양보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정 후보는 '조건 없는 만남'을 주장해왔고, 노 후보는 '어느정도 합의가 된 상태에서 만남'을 주장해왔다. 노-정 회담 소식에 물밑 합의가 진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양측은 '아무 조건 없는 만남'임을 강조했다.

정 후보측 민창기 본부장은 "조건없는 만남을 민주당 쪽이 수용해 회담 개최가 합의됐다"며 "후보들이 원칙적인 타결을 이루면 협상단을 재가동시켜 구체적인 실무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협상 대표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후보들이 직접 만나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도 있다고 봐서 (조건없는 후보회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아무 전제 없이 만나려고 한다"며 "서로 생각을 확인하고 풀 수 있는 문제는 그 자리에서 풀고, 안 풀리면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회담에서 단일화 방안에 대해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그동안 논의는 충분히 돼 왔지만 이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 후보는 "회담의 횟수를 미리 재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시간이고 시간이 허락하면 적극적으로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도 지난 12일 "가급적 부담없이 격식없이 만나고, 만남이 한 번으로 끝이 아니라 계속 만나자"라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두세 차례 더 만나야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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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이날 후보회담을 갖기로 함에 따라 노 후보의 일반국민 참여 여론조사방식과 정 후보의 일반국민 및 양당 동등비율의 대의원이 절반씩 참여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 후보단일화를 위한 대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후보회담에서 타협안이 도출될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대 노무현-정몽준 단일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 '이회창 대세론'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후 대선 판도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가 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되나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가 후보회담을 제의한 지 3일 만인 15일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조건없은 만남'을 전격 수락함으로써 노-정 후보회담이 성사됐다. 이로써 단일화 문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노-정 후보간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후보가 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양당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후보단일화'는 지난 97년 DJP연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시는 후보가 DJ로 정해진 상태에서 내각제를 고리로 연대한 반면, 이번에는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이냐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또한 후보단일화 방식도 '공개적인 TV토론을 통해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한 게임의 성격을 띄고 있다. 양보와 대가가 오가는 타협이나 거래 형식이 아닌 일종의 건곤일척의 승부다.

아직 패자가 어떻게 되느냐에 대한 명확한 상은 나오지 않았다. 14일 인터넷신문협회 주최 '천만국민과의 직접대화'에 참석한 노무현 후보는 "한 사람은 대통령을 하고 한 사람은 국무총리를 하는 식의 '자리 갈라먹기'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말 대로라면 후보가 되지 않은 사람은 '백의종군' 해야한다는 얘기다. 물론 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두 사람 간의 '권력분점'이 야합으로 비쳐지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수사일 수도 있다.

정 후보는 15일 오전 사회복지 주요단체 초청 토론회에 참석 "정치는 예술이라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그것(단일화 방식) 때문에 우리들이 만나는 것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일종의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격식 없이 자주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서는 '승부'가 아닌 '대타협'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다.

후보가 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되느냐와는 별개로 또한가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승복'과 '협력'이다. 만약 TV토론과 여론조사로 결론은 났지만 승복하기 힘들만큼 근소한 차이가 나거나 양측에 감정적인 상처가 남는다면 단일화의 시너지보다 후유증이 더 클 수 있다.

두 사람은 오늘 밤 단독회담을 마친 후 공동으로 회담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오늘 당장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나 조만간 어떠한 형태로든 결말날 것이 분명하다. / 이성규 기자


노-정 모두 몇차례 만날 가능성 열어둬

그러나 반대로 이날 회담이 실패할 경우 양당이 그동안 대표단 협상 등을 통해 추진해온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물건너 갈 것이 뻔하며 이후 두 후보는 각자 제 갈길을 가는 결별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 후보측 신계륜 실장은 "노 후보가 다소 불만족스럽고 불완전하더라도 일단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포괄적으로, 의제 제한없이 두 후보가 마음을 툭 터놓고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 후보측 민창기 본부장은 "두 후보가 이야기하다 세부적 논의사항이 생기면 양당 협상단에 넘겨 논의할 것"이라며 "조건없이 만나기로 한 것은 상당한 성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하늘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후보는 14일 인터넷신문협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후보단일화와 관련, "성향이 같은 유권자 통합일 뿐 당대당 통합은 하지 않겠으며, 자리갈라먹기 논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노-정 심야회동에서는 1차적으로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인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사안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경우 다음 단계로 후보단일화 문제로 이어져 향후 공조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측 협상대표단장인 이철 전 의원은 "후보회담에서 원칙적인 부분만 타결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후보회담을 앞두고 오늘 저녁 선대위 본부장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오전 노 후보의 긴급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후보회담이 확정됐는데, 후보회담에 임하는 원칙이나 입장은.
"전제 없이 만나려고 한다. 사실 정치라는 것이 서로 협력을 전제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래서 사전 예비 교섭과 어느 정도의 합의를 사전에 준비하자고 했는데 저쪽에서 그런 것보다 전제 없이 마음을 열고 한 번 좀 만나자고 했다.

자꾸만 우리 입장만 고집할 수도 없고 또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자는 것이 모든 문제를 푸는 출발이니까 일단 한번 만나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협상 대표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후보들이 직접 만나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 만나면 어떤 문제를 논의할 것인가.
"서로의 생각들을 좀 확인하고 어느 문제에 대한 제한 없이 풀 수 있는 문제들은 그 자리에서 풀고, 또 안풀리면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서로 협의하고 이렇게 해야죠."

- 아직 안 만난 상태라 미리 재단하기는 그렇지만, 후보 회담이 오늘 한번으로 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또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회담의 횟수를 미리 제한해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다."

- 오늘 전격적인 양보로 회담이 이뤄졌는데, 오늘도 혹시 그동안 제시했던 원칙에서 양보할 수도 있는가.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국민들이 보기에 두 사람 사이에 같은 점이 있다. 정치를 좀 새롭게 할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낡은 정치문화가 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같이 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에 여러 계층과 집단간의 이해관계나 한국의 경제시장질서나 사회정책 등에 있어서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이가 있는 이런 점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선택밖에 없다. 차이를 크게 볼 거냐, 같은 점을 크게 볼 거냐, 그것도 국민들이 결정하고, 그 다음 차이가 있는 점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 이것도 결국 국민들의 선택에 맡겨야만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동안 내가 여론조사 방식을 반대해왔던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통적인 의사결정의 방법이 아니고, 또 여론조사라는 것이 가변성이 많기 때문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것을 좀 안정시키는 방법은 충분한 토론을 통해서 쌍방이 충분한 검증을 받은 다음에 국민에 의사를 물으면 상당히 안정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차선으로 여론조사를 받아들인 것이다. 나는 여론조사를 받아들이면 금방 다 이야기가 끝날 줄 알았는데 또 조금 다른 조건들이 나와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만약 이번에 단일화가 안되고 등록 이후에도 계속 물밑접촉을 통해서 단일화를 모색할 것인가.
"방법상 원칙을 지켜야한다. 국민들에게 묻겠다고 했으면 국민들에게 물어야지 두 사람이 밀실에서 그냥 흥정해버릴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국민들에게 물어볼 수 있는 방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시점까지가 결말이 나는 시점이다."

-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가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그것은 내가 모르니까, 그것 당연히 생각해보는 것 아닌가. 국민의 판단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또 지금 뭐 이런저런 사건에 대해서 선거가 임박해서 언론이 별로 다루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한다면 그야말로 검증받아야 될 사유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이회창 후보에게 금방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고, 또 모든 후보에게 언제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은 누구도 국민의 선택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위험 부담은 항상 있는 것이다."

한편 정몽준 후보는 오늘 오후 4시 <오마이뉴스>등이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후보회담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오마이뉴스>는 오후 4시 토론을 동영상 생중계할 예정이며 오늘 밤의 후보회담 과정도 현장에서 신속하게 중계할 예정이다.

"여우와 두루미 대작"…"노-정 단일화는 반역사적 망동"
- 한나라당, 노-정 후보회담 성토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통령 후보가 후보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5일 밤 10시30분 후보회담을 갖는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후보단일화의 부당성을 성토하고 나섰다.

김영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열린 확대선거전략회의에 참석해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회동을 한다고 하는데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노 후보와 정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서로 먹을 수 없는 것을 권하는 이솝우화의 여우와 두루미가 대작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규택 한나라당 총무도 "두 사람은 전혀 공통점이 없어 유전자 변형을 하기 전에는 단일화가 불가한 물과 기름 같은 사이"라며 "(노-정) 단일화 협상은 국민기만이자 제2의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남경필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정 후보회담'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국민의 80%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를 반대한다"며 "노-정 두 사람의 후보단일화 흥정은 반(反)역사적·반(反)국민적 망동"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통합21측은 15일 한나라당이 어제(14일)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방해하기 위해 '후보단일화 대책반' 구성했다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을 거세게 비난했다.

김민석 국민통합21 총본부장은 이날 일일전략회의에서 "후보회담과 단일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믿을 만한 제보에의하면 한나라당이 어제 후보단일화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한다"며 "한나라당이 국민의 여망인 후보단일화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몽희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어 "정몽준 후보와 노무현 후보간의 단일화 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소위 후보단일화 대책반을 구성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대책반을 만들라는 지시는 공작정치의 대가요, 명수인 이회창 후보와 정형근 의원의 작품임에 틀림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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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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