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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원 오염 및 농사용 저수지의 오염을 이유로 말 사육장 건립을 완강히 거부하며 반대운동을 벌이는 주민들과 법적 대응으로 맞서는 사업자, 그리고 이 사업의 허가권자인 정읍시청이 큰 두통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읍시 입암면 연월리 산 118번지 일원 1만2860평의 부지에 마사 60여평과 관리사 15평을 짓겠다며 허가를 받았던 최철수씨는 주민들의 '식수원 오염'이유에 부딪혀 수개월째 기초공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당초 '식수원 오염우려'를 제기했던 주민들로 인해 사업을 포기한 적 있는 인근 부지를 매입해서 허가까지 받았던 사업자는 진입로를 막고 공사를 방해하는 유모씨 등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자 반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문제의 진입로에 대해 주민들은 "개인 땅이지만 70년대에 새마을 사업 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낸 도로"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을 경유하는 진입로를 폐쇄시키자 사업자는 고창군 신림면의 임도로 기초공사를 하기 위한 레미콘 차량을 진입시켰고 또 다시 주민들은 산 꼭대기의 임도에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하면서 3개조로 편성된 감시반이 활동하고 있다.

▲ 말 사육장 건립반대를 주장하며 산 정상에 천막을 치고 감시하고 있는 주민들이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녹이며 대책회의를 하고있다.
ⓒ 하재성
주민들은 전기시설과 장작보일러를 이용한 난방시설 및 주방시설까지 갖춘 3평 규모의 천막 2개를 설치하고, 주간에는 80살이 넘은 할머니 4명을 비롯한 여자들이, 그리고 야간에는 남자들이 감시를 맡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하고 있는 방장산 소갈재라 불리는 이 고갯길은 고창의 해안선을 통해 잠입한 간첩들이 전주, 광주 등 목적지로 이동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국도1호선으로 중요한 길목인데 70년대에는 이 마을이 반공시범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이 마을의 식수 및 생활용수는 마을로부터 2km쯤 떨어진 산 중턱에 설치된 간이상수도시설을 이용하고 있는데 지난 60년대부터 계곡의 물을 물탱크에 모아 두었다가 사용해왔다.

이 지역은 물이 귀해서 비가 내릴 때 흐르는 계곡의 물을 모았다가 사용하는데 80년대말 이 마을의 영수교회 노경수 목사가 자신의 차를 판 500만원과 마을주민들의 1천만원의 기금으로 간이상수도시설을 정비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시로부터 2500만원을 지원받아 집수정도 말끔히 다듬고 소형관정에서 뿜어올린 물탱크의 물로 식수를 조달하고 있는데 달리 상수원을 해결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 마을 뒷 야산에서 소형관정을 이용 2km쯤 떨어진 산 중턱의 물탱크까지 물을 뿜어올리고 있다.
ⓒ 하재성
이처럼 연월리 반월마을 51세대 230여명의 주민들은 말 사육장이 건립되면 식수원뿐 아니라 계곡을 따라흘러온 폐수가 586ha의 몽리면적에 공급할 마을 앞의 입암저수지까지 오염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말 사육장뿐 아니라 황토방과 수련원까지 짓겠다는 사업자의 발언에 발끈하고 있는데 정읍시 관계자는 "보전임지이기때문에 농업관련 시설 이외에는 어떤 시설도 할 수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주민들은 '진입로가 없는데 어떻게 허가를 받았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역시 정읍시 관계자는 '사유지라 할지라도 새마을사업때 만들어졌고 지적도에 표기되어 있는 현황도로'라며 정당한 허가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부터 사업자에게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포기했던 전례를 들어 설명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허가를 받고난 후 토지를 매입했다'며 불만을 말하는 주민들과 이를 강행하고자하는 사업자와의 마찰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염려가 크다.

이에 정읍시에서는 '비슷한 시유지와 교환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 산으로 올라가는 마을 뒷길을 사유지라며 농기계로 길을 막고 말뚝을 박아 폐쇄했다.
ⓒ 하재성
이같은 주민들과의 첨예한 대립을 지켜본 한 시민은 "당초 보전임지이기때문에 다른 시설은 일절 할 수없음을 잘 아는 사업자가 왜 주민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말 사육장에서도 필요한 관정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겠다는 정중한 제의를 했어야 마땅하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주민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 "설령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마을을 경유하는 진입로이기때문에 농기계로 진입방해를 하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사업자와 주민들이 서로 화해와 양보로써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대안책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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