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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농민회(회장 최기열) 소속 회원 400여명은 지난 25일 오후 3시부터 정읍시청 앞 도로에 수십여대의 트럭을 주차시켜 도로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시청 광장에서 '쌀값보장 농가부채 해결'을 촉구하는 농민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발표하며 시청 현관에 벼 850여 가마를 야적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이들 정읍농민회원들은 "금년에 흉작으로 정읍지역에서만 6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정읍시 논농업 직불제 비용으로 책정된 64억원의 50%인 32억원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있다.

또 정읍시농민회 장영웅 사무국장은 "정읍지역 농업인구의 비율이 30%를 웃도는 상황에서 정읍시의 농업관련 예산은 9.5%에 불과하다"며 시정책에 불만을 표하며 "시 예산의 20%이상을 농업예산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농민회원들은 "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자 했으나 민원불편을 들어 거부했다"며 벼 가마니를 메고 현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격한 회원들이 벼 가마니를 현관 입구를 막고있던 전경들을 향해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 현관 유리가 깨지고 쌓았던 벼 가마니를 사이에 두고 전경들을 향해 철수를 주장하며 몸싸움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전경 3-4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으나 큰 부상자는 없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최기열 회장 등 4명이 쌀값보장을 촉구하며 삭발농성을 벌이고 쌀수입 반대를 주장하며 혈서를 쓰기도 했다.

지난 25일 정읍을 비롯 고창, 순창, 김제 등 시군에서는 농민회원들이 요구하는대로 답변을 듣고 철수했으나 유성엽 정읍시장은 당면한 과제보다는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동안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농민회원들은 오는 29일 오후 1시부터 트랙터 등 농기계를 시청광장으로 몰고 와 항의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타 시군에서는 순순히 응했는데 정읍시에서는 왜 농민들의 주장을 외면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회원들의 집회를 지켜본 시민들은 "해마다 이때쯤이면 열리는 연례행사같은 기분이 들어 씁쓸하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농민정책을 비난하고 "유성엽 시장은 소신행정을 펴 원천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읍시에 직불제 50%에 해당하는 32억원의 요구가 거절당하자 시청 현관 앞에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펴 철야농성에 돌입했고 지난 26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통해 '정읍지역 농민들의 입장'을 밝혔다.

우선 농민회, 일선 농협조합장, 한농연 등 각 단체에서 2명 이상의 대표로 '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 11월13일 대회에서 천명한 WTO 쌀 수입개방반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거부 등 8대 농정요구안을 쟁취한다. ▲ 정읍시청은 중앙정부의 직불제 50%제도화,2003년 농업예산을 20%확대시켜낸다. ▲ 농협중앙회는 일선농협의 쌀 매입 촉진하기 위한 벼 매입자금을 요구한다. ▲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이는 정치인들은 쌀 위기 해소 대책수립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한다. ▲ 당면한 현안과제인 쌀값 보장과 농가부채 해결투쟁을 선결 투쟁과제로 상정한다 는 등 5가지의 투쟁계획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쌀 대책위에서는 "국회에서는 올해산 쌀을 수매하기 위한 미곡종합처리장 및 일선농협에 지원하기로 하였던 수매경비 중 2,800억원에 이르는 일선농협지원금을 전액 삭감하는 폭거를 저질렀으며, 정부에서는 추가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면서 내년도 약정수매가를 인하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2004년 쌀수입개방을 강행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또 "정읍은 농업인구가 30%로서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농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농업발전을 위한 계획도 없이 환경파괴의 산실로 이후 농민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방사선연구센터 같은 반 농업적 사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강도 있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쌀 대책위에서는 "농정 8대요구안과 쌀값보전 대책과 예산수립을 정치권과 중앙정부 및 자치단체와 농협중앙회에 요구안이 조속히 수립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농업, 농촌, 농민회생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임할 것"을 밝혔다.

우선 오는 28일 트랙터 15대 이상을 면사무소에 집결한 후 29일에는 정읍시청 광장 앞으로 이동 집결시키며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주민등록증 반납투쟁,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소환투쟁, 상경투쟁, 조세거부 투쟁 등 무기한 시청 상주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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