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타운의 중심이랄 수 있는 서울플라자의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오늘 후원대회에는 또 정몽준 전 후보 뉴욕후원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었던 안충승 박사가 고문으로 참여했고, 신만우 전 한인회장, 문동환 목사 같은 비중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 한결같이 노무현 후보 승리의 당위를 역설해서, 마치 고국 한국 대통령선거가 플러싱 PS20 공립학교에서 열릴 것 같은 착각을 가져올 정도였습니다.
후원회장인 서울플라자만 해도 건물 벽면에 나붙은 노무현 후보 선거벽보하며 접근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뭔가 가슴을 벌렁거리게 하는 무엇을 느끼면서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는 순간 울려오는 회창가 - "아이고 저래도 되나? 노무현 후보는 상대방후보 비방 안 하겠다고 그러는 데..., 저 사람들 저거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깐, 회창가 리듬이 어찌나 화려하고 경쾌한지 에스컬레이터가 크리스컬 볼룸이 있는 높은 2층에 도달하기 전부터 어째 들뜨는 기분마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회창가, 그거 곡조하며 리듬, 한없이 경쾌하더군요)
접수부 - 일단 서명을 하고 들어가는 데, 다른 신문 방송 기자들 죄 기자 목걸이 하나씩 목에 걸고 당당하게 들어가는 데, 오마이, (아니, 신문 이전에 Oh my God! 뭐 내놓을 게 있어야지요) 오마이가 뭐냐, 이럴 거 같아서, 그냥 얼른 '크리스장'이라고 적고는 일단 들어갔습니다. (속된 말로 "아이 쪽팔려. 프레스카드 내달라고 해야지) 어쨌든 순서지 한 장 받아들고 들어가면서 보니까, 죄 저녁식사중이라, 이게 뭔가 엉뚱한 대강당에 들어왔나 싶어서 순서지를 들여다 본 순간, "금강산도 식후경 - 먹고 합시다"란 순서가 제 1순위로 인쇄돼 있는지라, 그러니 우선 먹이고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완전히 '노무현 스타일' - 누구 눈치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고, 순서지도 보니까, 거기 무슨 번호 같은 것도 없고, 아예 사회가 할 말, 진행요원들한테 할 말, 다 거기다가 적어놔서, 누구한테 숨기고 말고 할 것도 없고, 이건 진짜 웃기는(?) 후원대회라는 것이 한 순간에 파악끝 - 그때부터는 취재까지도 너무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회창가, 그거 끝내줬습니다. 듣고 듣고 또 들어도, 떄로는 배꼽, 가끔은 울분, 그리고 와 우리가 이다지 의식이 없이 살아왔나 싶게 구체적이었습니다. 거기다 가끔씩 꽈악 가슴을 쥐어박는 리듬하며-.
그러더니 노무현 로고송으로 이어지는 경쾌한 리듬- 이건 얼마 전에 있었던 이회창 후원회 분위기하고는 아예 분류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어서, 시대차이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시대교체란 말이 나왔나요?)
어쨌든-.
'금강산도 식후경 - 먹고 합시다' 다음 순서는 '후원의 밤을 시작합니다 - 개회선언'인데, 그게 끝나자, 국민의례 다음에 '같이 외칩시다 - 구호제창'에 "자알~ 생각하면, 역시 노무현"으로 여기서는 구호를 따라 외치는 사람들 소리가 처음에는 작았다가, 커지기 시작하자, 와 겁나게 큰 소리가 건물 주저앉힐 것 같았습니다. (이게 진짜 이회창후보 후원회하고는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그담에 유명인사 문동환 목사의 "노무현 후보 대통령 되면 이렇게 달라진다"였는데, 별로 감동은 없었구요(솔직히 말해서)
다음 순서는 "짧을수록 좋은 연설들"이란 순서였는데, (이거 순서지에 적힌 그대로 적고 있는 겁니다) 대회고문으로 나온 안충승 박사 얘기는 들을 만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서는 정몽준 후보가 몽닌지 전술인지 모르지만 현재 뭉기작거리고 있는데, (역시 선진미국에 사는 박사님이라서 그렇겠지만) 과감하게 단일후보 노무현 후원회 고문으로 나서서, 노무현 필승의 기치를 높이 올리고 있으니 들을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자가 그런 판에 거기 모인 지지자들이야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전부 귀를 쫑긋하고 듣는 눈치였습니다.)
서길병 노 후보측 재외동포특별위원장 인사야, 으fp 노후보 극존칭일 걸로 예상됐던 바 새로울 건 없었구요 -
순서 중간 중간 걸려온 한국으로부터의 전화 -
합천에서 걸려온 정동영 의원의 전화, 대구유세현장에서 걸려온 추미애 의원의 전화, 그리고 서울 어딘가에서 바쁜 중에도 걸었을 김경재 의원의 전화 등은, 요즘 셀룰러폰의 위력을 과시하는 양, 마치 현장에서 하는 연설처럼 차이 없이 들려서, 청중들을 기껍게 했습니다.
순서 "나는 이래서 노무현이 좋아요 - 현장즉석인터뷰" 순서, 이것도 아주 재미있었는데 - 동포들 순발력 그거 무시 못하겠는 것이, 이모 후보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신상철(조종사로 조종학교를 하고 있는 동폰데) 조종학교장은, "나는 전라도 사람인데, 노 후보가 경상도 사람이라서 지지한다"이러고 의표를 찌르는 답을 내 놔서, 청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어느 경상도 출신 어린 주부는, 김중랑 부인(도무지 부인이랄 수 없을 만큼 앳된 모습이었는데) 신랑 부모, 신부 부모 할 것 없이 죄 결혼을 반대해서(신랑이 전라도라서), '오기로라도 결혼을 해서 지역감정을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결혼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지역감정을 없앨 수 있는 분은 노무현 후보 밖에 없다 싶어서"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그밖에 노무현 후보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양호, 베이사이드 거주), "서민의 아들"(김범석, 베이사이드), "겸손, 마음이 통해서"(노운학, 엘음허스트) - 하나같이 노 후보를 친근한 사람으로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원회가 원래 지지자들 모임이니까..., 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기자였지만, 오늘 후원회는 무언가 숙연함이 느껴질 정도로 절실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시종 심상치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기자도 세뇌 됐나요?)
우선 송고하고 낙수거리들은 다시 기사로 보내드리겠습니다마는, 오늘 돈은 별로 못 모은 것 같았습니다. 동포사회가 허한 관계도 있겠지만, 주최측에서 돈 모으는 데 별로 기술적이지 못한 것 같은 것이 기자의 판단입니다. (그런 일 할 때 돈도 좀 확실히 해야하는데)
오늘 대회의 공동회장을 맡은 사람들 중에는 한인회장을 지낸 신만우씨, 평화연대의 김선호회장, 김진만, 조동인, 이태희씨 등 동포사회 유지, 그리고 고문에는 정몽준 후원회 회장 안충승 박사와 김영덕 박사, 그리고 인권문연의 전성필 이사장, 코네티컷대학 김일평 교수 등 쟁쟁한 인사들이 있었지만, 돈하고는 별로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역시 관심이 소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회장 넓은 홀을 가득 메웠던 노란 풍선이 이채로웠지만, 사실 맨 마지막에 여기 저기서 터진 꽃가루 세례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때는 보니까 모두 퇴장중이라, 진짜 화려한 순간이 약간 허망하게 끝나는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
국민후보 노무현 뉴욕후원회 - 와 진짜 멋있는 후원대회, 아름답게 치러냈다는 것이 기자의 관전평입니다.
오늘 후원대회를 다녀온 기자, 워싱턴은 모레 8일, 필라델피아는 10일날 각각 후원대회 한다고 그러는데, 불현듯 그런 대회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취재비만 따로 나온다면 정말 가보고 싶어요)
낙수는 따로 전해드리겠습니다(관심이 식지 않으신 것 같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