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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소로프 박사
만소로프 박사 ⓒ APC
만소로프는 특히 대선 후보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분명히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승리에) 걸고 있다"며, "이는 이론적으로 미국의 대북강경책 및 한미동맹의 강화에 남한과 보조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후보의 승리는 미국 주도의 '(대북) 압살 동맹'에 대한 남한의 확고한 지지라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놓은 것이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핵무장 해제와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한 군사적 선택을 위한 문을 열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만소로프의 글이 실린 노틸러스 연구소 사이트
만소로프의 글이 실린 노틸러스 연구소 사이트
만소로프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여중생 사건에 대한 무죄 평결 이후 한국을 휩쓸고 있는 반미감정을 등에 업고 미국에 저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고분고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노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무장해제와 정권교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전방위적인 캠페인에 남한을 참여시키기가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노 후보가 집권하면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마지막 시간에 미국의 군사력 행사를 차단함으로써 김정일 정권을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노무현 후보가 집권해서 온건한 대북포용정책을 지속하면, 미국을 위한 군사적 선택은 배제가 되고, 전반적으로 한미동맹의 신뢰성이 약화될 것이며, 결국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게 하는 것 외에 어떠한 선택도 없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만소로프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지의 여부는 결국 한국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19일 대선은 내년에 (부시 행정부의) 대이라크 작전이 종결된 이후, 한반도가 전쟁으로 갈지, 평화로 갈지를 결정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ADTOP2@
중국과 러시아를 기대하지 말라

만소로프는 남한의 경우에는 탈냉전 이후에도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이미 구소련과 미국으로부터 핵개발 포기 대가로 받기로 한 경수로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안보적, 경제적 동기로 인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날로 군사력은 약화되는 반면에, 미국 등으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를 바라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곧 북한은 핵개발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냉전 시대 고르바초프가 미국의 군비통제 정책에 대해 "내 것(미국 무기)은 내 것이고, 네 것(소련 무기)은 협상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이라고 비판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북미관계에서 클린턴 행정부 때까지는 그나마 이러한 접근이 유지되었으나, 부시 행정부 들어서는 일방주의가 노골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내 것(미국 무기)은 내 것이고, 네 것(북한 무기)도 내 것이다. 빨리 포기하고 입다물라"는 식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이 핵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만소로프는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나 국제사회를 통해 대북 압박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북정책으로는 북한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 5월까지는 미국이 유엔을 통해서든 독자적이든 대북제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서 북한은 동결된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선제공격 전략을 적용할 명분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목을 끄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도 미국의 대북한 군사행동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부분이다. 러시아는 이미 나토의 확장, 중앙아시아에 미군 주둔,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 탈퇴 등 자신의 사활적인 이해가 걸린 문제에 대해 미국에 이미 굴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대미 관계의 악화를 불사하고 미국의 호전적인 대북강경책을 막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 역시 불확실성이 있지만, 최근 중국의 행태와 이해관계, 전략적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 정부가 유사시 북한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만소로프는 그 근거로 무역관계에서 남한이 북한보다 70배나 비중이 높은 점, 중국이 북한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빈 신의주 특구 장관을 구속시킨 점, 한반도와 일본의 비핵화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에서 북한 지도부와 어떠한 혈맹관계도, 이데올로기적인 동질성도 없는 4세대 지도부가 등장한 것도 '전통적인' 관점에서 북중 관계를 볼 수 없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시 행정부 역시 대북한 공격시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정책기획국 국장인 리차드 하스는 2002년 12월 5일 미중관계 국가위원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의 위협을 종결시키기 위해" 중국을 설득하는 것은 가능하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행동에 결국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03년 위기를 막을 대선 후보들의 확고한 비전 제시되어야

물론 만소로프의 위와 같은 주장과 전망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전망을 하고 있는 안팎의 전문가들이 적지 않고, 핵문제 등을 둘러싼 북미간의 갈등이 전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의 주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선을 앞두고 만소로프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전망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집권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진보성향의 노무현 후보가 집권하면 전쟁 위기는 줄어드는 반면에 한미관계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위기는 물론이고 한미관계의 악화 역시 우리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과 비전은 대선 후보들이 유권자에게 밝혀야 할 핵심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만소로프의 글 전문은 아래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nautilus.org/fora/security/0223A_Mansourov.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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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대표와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북한, 평화, 통일, 군축, 북한인권, 비핵화와 평화체제, 국제문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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