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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옮긴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서울에 너무 많은 자금과 인구 등이 집중되어 있어 전국이 고루 발전하지 못한다는 그런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왜 충청권이어야 되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충청권의 표를 의식해서라면 당장에 이러한 공약은 취소되어야 한다.

서울의 집중화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서울과 그 주변 수도권의 인구는 인구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자금, 학교 등도 서울로 집중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모로가도 서울로 가야 된다며 모두들 서울로 몰리니 서울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를 지경이다.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는 서울의 6배 면적이지만 인구는 겨우 200만 명밖에 되질 않는다. 서울은 파리의 1/6 면적이지만 인구는 파리의 5배이다. 이러한 좁은 면적에서 1천만명이 살려면 주거여건을 무시한 개발, 부동산값 상승 등의 큰 문제점이 당연히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참고로 기자는 수도이전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충청권에 옮기는 것은 다시 충청권의 부동산값 상승과 투기를 불러오므로 충청권으로의 이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주장이다.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어느 기준에서 볼 것인가?

우선 노 후보가 주장하는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라는 말은 어떤 부분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서 오류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남한만 놓고 보았을 때는 서울은 북쪽으로 치우쳐 있으므로 충청지역으로 수도를 옮기면 전국토의 균형발전에 있어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북한도 따졌을 때를 생각해 보면 서울지역은 한반도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는 최적의 입지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은 수도로서 가장 적합한 위치인 것이다.

하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모든 권력과 돈이 서울에 몰리게 되었고 박정희 대통령이 천도론을 주장하면서 실천에 옮기려 하였지만 되질 않았다.(그때 무리수를 두었어라도 수도를 옮겼더라면 지금과 같은 현상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서울의 집중 현상은 바로 부동산값 상승으로 연결되어 졌고 그 최대 수혜자는 기득권 층임이 분명하다. 부동산값 상승은 물가상승을 부추겨 결국에는 경제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순환 구조는 계속 반복되어 왔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다.

만약 충청권으로 수도를 옮긴다면 충청지역이 지금의 수도권과 같이 될 가능성은 고려해 보지 않았는가? 국회도 이전하고 청와대도 옮긴다하면 기능을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고 행정수도 이전을 한다는 얘기인데 제 2의 수도권을 만들 수 있는 소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충청권의 부동산값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앞으로 통일 후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또다시 수도를 옮겨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지도 모른다.


대통령 혼자서 행정수도 이전을 할 권리가 있는가?

노 후보는 여기서 큰 잘못을 했다. 우선 이러한 주장을 내기 전에 국민들에게 행정수도 이전해야 하는지 여론조사라도 해서 물어봤어야 했다.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과연 행정수도 이전을 원하는지, 또한 만약 행정수도 이전을 한다면 어느 입지가 최적인지 전문가들에게도 또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여론도 조성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행정수도 이전론을 주장하면 국민들은 그를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행정수도 이전을 대통령 혼자서 결정한다면 그건 또한 독재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행정수도 이전을 하려면 우선 이에 대한 적절한 입지를 전문가와 국민으로부터 수렴한 후 이를 국민투표에 붙여서 행정수도 이전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는것이 절차이거늘 자신이 대통령 되면 행정수도 이전하겠다는 둥의 공약으로는 자신의 공약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받아내지 못할 것이다.

수도를 만약 옮기면 서울의 집값이 안정될까?

우선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수도이전에 따른 서울의 공동화 현상'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고자 한다. 행정관청만 옮긴다고 해서 어찌 서울이 공동화가 되나... 관청만 옮긴다고 해서는 서울은 절대 공동화되지를 않는다. 또한 만약에 서울이 공동화가 되려면 서울에 있는 모든 자금들과 모든 기업들이 옮겨가야 서울이 공동화되는 것이지 기업들은 그대로 있는데 어떻게 서울이 공동화되겠는가?

또한 한나라측에서 주장하는 서울의 집값 폭락현상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자금은 서울을 중심으로 돌고 있고 만약 수도를 옮긴다고 해도 이러한 자금들이 서울에서 벗어나리라는 보장을 어찌할 수 있는가? 그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밖에 되지를 않는다.

한나라당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다. 수도이전을 함으로써 부동산 안정을 얻는다 하였는데 그것을 보증할 수 있는가? 절대 없다. 부동산이 왜 폭등하였는지 그 원인을 잘못 찾았다.

부동산값 폭등은 물론 서울의 집중 현상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발이익을 노린 투기꾼'이 라는 점이다. 만약에 부동산값 상승이 서울의 집중 현상이 주원인이라면 왜 같은 서울지역에서도 강남지역은 강북지역보다 집값이 3배정도 더 비싼가? 강북지역은 혐오시설만 가득 모인 지역인가?

그것은 강남지역의 투기꾼들이 그렇게 집값을 올려놓은 것이 주원인이지 꼭 서울에 집중현상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노 후보의 말대로 서울의 집중 현상으로 부동산 값이 상승했다면 서울의 모든 지역이 고르게 부동산값 상승이 있어야 되지 않는가?

수도를 옮긴다고 해서 서울의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맞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꼭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 참고 : 이 기사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자금에 대한 논란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면 도저히 서울의 집중 현상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가?

집중이 아닌 분산이다

서울에는 우리나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학들과 기업 본사 은행 등이 밀집되어 있다. 이러한 것을 분산시키지 못하면 행정수도 이전은 '새로운 정부 청사 만들기'밖에 되질 않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꼭 정부 종합 청사가 있어야 하냐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국의 모든 곳에 인터넷망이 구축되어 있어서 굳이 정부청사 형태로 부처를 모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업무를 해결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것이고 또한 고속철도가 놓이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서울에 그냥 두고 해양수산부는 부산에, 과학기술부는 대전에, 외교통상부는 인천... 이러한 식의 정부 부처 분산은 할 수 없는가? 어차피 정부부처간 의견 조율 잘 안 되는거야 잘 아는 바이니 아예 따로따로 분산시켜놓아도 효율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각 지역의 균형적 발전에도 좋지 않은가. 또한 인터넷으로 모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점에서 꼭 정부청사가 모여있어서 효율적이라는 의견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인천으로의 행정 기능 분산은 안되는가?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정도의 거리밖에 안 되는 도시지만 서울의 빛에 가려 제대로 도시 구실을 못하는 인천은 대안이 아닌가? 인천에는 4천여 만평의 매립지가 있으며 이 매립지 위치 또한 인천공항 주변 배후지라서 인천공항에서 접근하기 매우 좋은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매일매일 서울과 그 주변 도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쓰레기로 채워지지 않는 인천 서구와 김포를 잇는 동아 매립지를 적극 활용해 보는 방안은 어떤가?

서울로 모든 자금이 몰려 인천은 말만 광역시이지 제대로 된 광역시의 구실을 못하는 게 지금 현실 아닌가? 또한 인천은 앞으로 우리가 발전할 것이라 믿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광역시이며 인천공항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동북아시대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하려면 중국을 잘 이용해야 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왜 서울옆에 있는 인천은 보질 못하는가? 인천을 서울의 절반정도만 발전시켰어도 지금의 서울 집중화 현상은 크게 완화되었을 것이다. 분당, 일산 등을 만드는 동안 인천은 그런 개발에서 소외되어 왔고 결국은 서울의 빛에 가려 낙후되는 그런 결과를 낳았다.(실제로 인천은 전국에서 교육수준이 최하위 도시, 공기오염이 가장 심한도시, 열약한 문화환경을 가진 도시로 낙인찍혀 있다.

행정 수도를 인천으로만 옮겨도 충청권으로 옮기는 것 보다 위험부담이 적고 그에 따른 파장도 적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 아니 인천으로 행정수도를 옮기면 서울 집중화 현상과 인천 낙후화 현상을 둘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수도권의 집중화 현상은 이전부터 언급되었었고 이미 일부 부처는 정부 대전청사로 옮겨가기도 하였다. 하지만 정부 대전 청사는 그 취지에 알맞지 않게 충청권의 대전 집중 현상이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국민적 합의 없이 대통령 혼자서 행정수도 이전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다시 한번 거듭 주장하지만 꼭 현재 수도를 옮기지 않고도 서울 집중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가 머리를 맞대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해결법을 못 찾을 경우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행정수도 이전하는 곳의 입지와 그에 들어가는 자금을 확보한 후 이를 국민투표에 부쳐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때 그가 제대로 된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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