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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님! 정말 왜 이러십니까? 왜 시대와 역사를 역행하려 하십니까? 집회상황을 보고하라구요? 언제 어디서 몇 명이 참여했는지 보고하라구요? 정말 왜 이러십니까?

경남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가 '교육감님께 간곡히 바랍니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최 교사는 "교육감님이 모든 관료와 함께 불공정한 소파개정과 민족의 자존회복을 위해 효순이 미선이의 영혼을 달래는 눈물겨운 촛불시위에 참석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항의성 글에 경남도교육감은 묵묵부답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 교육청이 교육인적자원부가 이첩한 '각종 집회 관련 생활지도계획 수립요청' 공문을 보내 반미 관련 집회 상황을 보고토록 해 말썽이 일고 있다.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전국민의 반미감정과 국민적 분노가 그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남도교육청이 각급 학교장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대미 관련 각종 집회 추진상황 및 동향을 일일 보고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최근 대미 관련 각종 집회가 개최되고 있는 바 각급 학교에서는 교육 및 학생 보호 차원에서 각종 집회 관련한 생활지도계획을 수립하고 매일 추진상황 및 관련 동향(있을 경우)을 당일 낮 12시까지 이메일 또는 유선으로 통보하여주기 바란다"는 내용을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우리 역사상 여중생 사망사건만큼 연령과 직업, 성, 종교를 초월해 거국적인 국민적 관심사가 된 사건은 일찍이 없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주둔한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어린 학생의 죽음을 우리 검찰이 수사라도 해 민족의 자존심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목소리다. 주권국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찾겠다는 거국적인 성토를 교육부가 막고 나선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2월 초 전교조가 'SOFA 공동수업'을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①교원과 학생들의 과격 반미 집회에 참가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지도·교육하고 ②교사의 시위 참여 및 서명운동 전개는 교원의 복무규정 준수 차원에서 시도 교육청 및 학교장 중심 지도를 강화하며 ③미군이 한반도 평화유지와 안정에 기여한 점을 고려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④SOFA 불평등 관련 공동수업은 학년 및 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교수-학습 과정안을 작성하여 학교장의 승인후 실시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보내 사실상 'SOFA 공동수업'을 반대하고 나섰다.

교육부가 일말의 민족감정이나 양심이 있다면 억울하게 숨진 중학생의 죽음에 대해 재발방지 차원에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SOFA 공동수업이 교육과정에 명시된 교사들의 교수-학습권 침해로 명분을 잃자 일선학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학생보호 차원'이니 '교육적 차원'이니 하며 '반미동향보고' 지침을 내린 것이다.

교육과정에 명시한 학습자료조차 활용하지 못하도록 교육내용을 간섭하는 교육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제 일선 교사들은 더 이상 아이들 앞에 죄인이 될 수 없다.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가르쳤던 부끄러운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 제2의 미선, 효순이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미군이 반세기 동안 우리 국민에게 한 일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주고 학생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열린교육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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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http://chamstory.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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