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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병한

민주당-국민통합21의 정책 합의문, 무슨 내용인가

국민통합21이 제안해 협의를 통해 12일 민주당이 수용한 형태를 거친 양 당의 정책 합의문은 (1) 외교안보통일 분야 (2) 국가의 낡은 틀을 깨는 개혁과제 (3) 경제분야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차원의 현금지원 사업의 중단이 고려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1) 외교안보통일분야 양당은 "통일을 향한 여정에서 한반도 불안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인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은 물론 주변 강국들 그리고 쌍방의 동맹관계까지를 고려한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사항으로 ① 핵을 포함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책 ②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③ 외교로 구성된 외교안보통일분야 정책 합의문은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 △북한은 NPT에 의거 IAEA와 체결한 핵 안전조약(safeguard Treaty)에 따른 핵사찰을 수용해야 한다 △ 북한은 핵무기뿐 아니라 화학무기·생물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생산금지 및 폐기를 규정한 국제 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특히 "우리는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은 물론 경의선과 동해안 도로 연결 그리고 개성공단 개발 등 교류 협력을 계속할 것이나, 핵무기 개발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차원의 현금지원 사업의 중단이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차원에서 북한에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은 금강산 사업밖에 없고, 금강산 사업 중단은 불가하다'는 노무현 후보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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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의 낡은 틀을 깨는 개혁과제 국민통합21은 10가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정몽준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붙였다. 10가지 개혁과제는 다음과 같다.

① 분권형 대통령제 ② 교육의 지방자치화 ③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신설 등 획기적 개편 ④ 국세청장 임기제 및 세무조사 발동 투명화 ⑤ 행정고시 폐지 등 21세기형 공무원 충원방안 추진 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기능과 위상 재정립 ⑦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독립 ⑧ 로 스쿨 실시를 위한 여건 조성과 추진 ⑨ 1동에 1곳 이상 공보육 기관 설치 ⑩ 2조 청년 창업 기금 설치

정 후보의 '교육부 폐지'가 '교육의 지방자치화'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10가지 개혁과제는 대부분 정 후보가 꾸준히 주장해온 것으로 정 후보의 제안은 노 후보가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성철 통합21 정책위의장은 "국정원 폐지라든지, 교육부의 사실상의 폐지나, 국세청장 임기제, 행정고시제 폐지 등 정몽준 프로그램 열 개중 일곱∼여덟 개는 우리나라의 낡은 틀을 깨는 획기적인 정책"이라며 "이런 획기적인 제안들을 민주당에 다 수용했기 때문에 타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3) 경제분야 양당은 "친재벌도 반재벌도 아닌 공정한 경쟁과 공정한 질서가 보장되는 경제를 원하고, 나아가 친노동도 반노동도 아니며, 사회의 어느 특정 집단 중심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우선 고려하는 정책을 원하다"면서 △증시 집단소송제 도입 △ 유형별 포괄주의 △ 노사정위원회의 (가칭)'경제사회협의회'로 발전 등을 합의했다.

"내일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민주당-통합21 정책 합의문 서명식 일문일답



임채정(민주당) "오랜 진통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아마 이 옥동자를 이제 잘 키우는 일이 남았다고 생각된다. 진통기간은 좀 길었지만,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새로운 진통이었다. 밀실 합의를 하지 않고 정책을 통해서 책임을 함께 지기로 하는 합의, 그리고 그런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 진지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걸렸다. 큰 테두리에서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지만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보다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졌다.

이제 공동으로 책임지는 정부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성과를 마련한 만큼,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더더욱 발전된 형태로 나아가도록 하겠고,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

전성철(국민통합21) "우리 한국 정치사에서 정책이라는 것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렇게 진지하게 협상하면서 서로의 공감대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므로 해서 정치적 야합과 정치적 연대가 어떻게 다른가를 이번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정몽준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깨끗한 승복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정치실험과 모델을 보여줬는데, 이것도 하나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 것이다.

이제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왜 이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야되는가 하는 당위성을 시간을 두고 충분히 생각하면서 느끼게 되는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실험이 하나의 모델이 돼서 우리 사회에 정치적 야합은 없어지고 정치적 연대와 연합이 성행하는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

양 당의 정책협상 책임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이들은 정책 합의서에 서로 사인을 한 후 교환했다.

- 공동유세는 성사되는가.
임채정 "별도의 일정과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고 본다."

- 별도의 협상창구가 마련되는가.
임채정 "그렇게까지 말하기는 어렵겠고, 별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한다. 실무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한다."

- 빠르면 언제부터 가능?
임채정 (대답을 회피하며) "빠르면 빠른 시간에 가능하지."(웃음)

- 주말이면 가능한가.
박범진(국민통합21) "주말이면 늦지."
임채정 "내일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일기예보가 있더라." (웃음)

- 회동은 내일쯤이라고 봐도 되는가.
임채정 "모르겠다. 나는 내일부터 날씨가 풀린다는 일기예보를 이야기했을 뿐이다."

- 합의문 자체를 보면 통합21의 제안서다.
임채정 "이것은 통합21에서 제안을 해 온 것을 논의를 통해서 합의한 것이다."

- 합의사항이라고 보면 되는가.
임채정 "합의사항이다."

- 노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내용과 다르다면 이 합의문 대로….
임채정 "이 합의정신이 우선된다고 보면 된다."

- 앞으로 노 후보의 공약을 이것으로 보면 되는가.
임채정 "이것은 공약적 성격을 갖는다."
전성철 "저희 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민주당이 후보를 냈기 때문에 후보의 공약이 돼야하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가 제안해서 민주당이 수용하므로서 공약이 되는 이런 형식을 취했다."

- 두 분이 내일부터라도 공동유세를 펼 수 있다는 말씀을 시사했는데 확정은 어떻게 되는가.
박범진 "비서실장을 통해서 만나는 일정을 협의하도록 되어있다."

- 공동 정부에 대해서도 논의했는가.
전성철 "공동정부는 정책이 만들어야하지 않은가. 정책을 만들 단계를 끝냈다는 말이다."

- 그러면 앞으로 공동정부안에 대해 협의하는가.
전성철 "그것은 정책위 소관은 아니다."
임채정 "우리는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그 바탕 위에서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 것인지, 이를테면 날씬한 불란서식의 2층 집을 지을 것인지, 전통미에 넘치는 한옥을 지을 것인지, 그것은 대목수들이 할 일이다."

- '대목수'는 후보와 대표인가.
임채정 "하여간 대목수다."

- 이번 합의로 노 후보의 정책 컬러가 조금 바뀐 것인가.
임채정 "크게 바뀐 것 없다. 서로의 스펙트럼 내에서 조율이 됐다. 서로 접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전성철 "공통분모를 극대화해서 발표한 것이다." / 이병한 기자

한나라 `노무현-정몽준 공조' 촉각
'최악의 상황' 땐 `X-파일' 공개도 검토

한나라당은 12일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이 정책공조에 합의, 노무현 후보에 대한 정몽준 대표의 지원유세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선 종반전의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일단 양당이 정책공조에 합의를 했지만 정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는 것은 별개일수 있다고 보고, 정 대표가 유세에 나서지 않도록 은밀하면서도 다각적인 설득작업을 계속중이다.

이를 위해 당내 중진 의원은 물론 강남 모교회 목사를 비롯해 정 대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인사들을 모두 동원해 `올코트 프레싱'으로 설득노력을 전개중이다.

동시에 선거전략회의에서 국민통합 21에 대한 공격이나 현대그룹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등 정 대표를 자극하는 일체의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전격적으로 주말부터 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최악의 시나리오' 대책도 다각적으로 강구중이다.

이회창 후보의 핵심 측근은 "단일화 효과는 이미 노후보 지지도에 상당한 정도로 반영되어 있는 만큼 정 대표가 유세에 나서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중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 후보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는게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설 경우 울산, 대전.충청 및 강원도 지역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의 부당성과 비현실성을 수도권에서 집중 홍보하고, 충청권에서는 `돈안되고, 시끄럽고, 싸우는 것은 충청권으로 보내자'는 노 후보의 인천유세 발언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이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도록 하는 `맞불유세'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 대표의 지원유세가 본격화되어 종반전 판세가 노 후보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경우 `전면전'을 치를수 밖에 없다고 보고 그동안 숨겨놓은 `X-파일'의 공개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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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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