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이후 일반인들의 법 인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이버 상에서 지난 9월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한 "가정폭력방지법 인지도 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이문자 공동대표는 "1983년 이래 지속적인 여론화 운동과 폭력추방운동을 벌여온 결과 97년에는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도록 만들어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 힘써왔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법의 내용을 소상히 파악치 못해서 제도적으로 보장된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이번 설문조사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여성의전화 '가정폭력처리불만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들을 보면 경찰에 신고하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사람들이 신고를 꺼리고 있으며, 용기를 내서 경찰에 신고를 하더라도 경찰의 태도는 피해자 보호 보다는 가정의 유지에 중점을 두고 피해 현실을 덮어두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1178명이 응답한 이번 조사의 분석을 맡은 한국여성의전화연합 가정폭력센터 배인숙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 "법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최저 60% 이상으로 대체적으로 잘 알고 있으며 학력이 높을수록 법의 인지가 잘 되어 있었다. 반면 의료보험 해당 여부나 자녀의 전학문제처럼 피해자와 직결되는 문제는 일반적으로 인식이 잘 안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이 조사를 바탕으로 시정해야 할 문제를 지적하며 특히 "학교장의 재량으로 비밀엄수 하에 자녀를 전학시킬 수 있도록 교사 등 교육당국에 대해 이 문제를 교육하여 인식을 확산하는 데에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치료비의 경우 가해자가 부담하는 구상권이 명문화되어 있으나 이는 피해여성의 위치가 노출될 위험이 있으므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 피해 여성들을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