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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기본 체력보강제인 육미환, 팔미환, 연령고본단 그리고 여성의 빈혈치료 및 생리현상 조절제로 사물탕, 팔물탕, 십전대보탕 등 한약을 조제하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한약재인 지황을 옛 방식 그대로 찹쌀술로 비벼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공정을 거쳐 가공한 숙지황을 전국 850여 한의원에 공급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한편 농민들에게는 고소득을 보장하는 농협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읍시 옹동면 소재 칠보농협 옹동지소(조합장 김현충. 지소장 권혁춘)는 지난 89년부터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지황의 재배를 권장했고, 계약재배된 생지황 전량을 높은 가격에 사들여 가공공장에서 9증9폭의 전통방식으로 가공하여 전국 한의원에 공급해왔다.

또한 4월에 생지황을 식재할때는 년리 3%로 선도자금을 지원해주고 가을철에 수매할 때 회수하는 방식으로 농가를 돕고있어 농협과 농민간의 신뢰가 깊다.

특히 수매가격은 농협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농민과 농협직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협의회에서 결정하는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여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

▲ 수확한 지황을 선별하고 있는 옹동면 작목반원들
ⓒ 하재성
지황(地黃)은 현삼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중국과 우리나라에 널리 분포되어있으며 옹동면 일대는 예로부터 지황의 생육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조건이 갖추어져 지역특산물로 학교 교재에 소개될 정도로 수백년전부터 재배되어온 전통 약용식물이다.

최근 수입산이 대량으로 들어와 약재시장을 점령하고 있지만 약효에서 탁월한 차이를 보여 수입산에 비해 4-5배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옹동농협의 숙지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수십년째 한약을 조제하고있는 인천의 유동관 선생은 "옹동면에서 재배된 지황의 품질은 약효가 뛰어나고 9증9폭으로 만들어진 숙지황이어야만 제 약효가 난다"며 2-3번 찐 숙지황이 싸다는 이유로 많이 유통되고 있어 한약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음을 아쉬워 했다.

전국 최초로 한약재를 가공하여 농가에 큰 도움을 주고있는 칠보농협은 2000년 종합업적 평가에서 복지농협부문 전국 5위와 전북 2위를 기록하여 농협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농민과 농협 그리고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등 3위일체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이처럼 칠보농협이 전국 최초로 한약재 사업을 벌여 성공하게된 것은 권혁춘 지소장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깊은 사연이 있다.

지난 87년 당시 옹동농협장으로 재직하던 권혁춘 지소장의 친형이 고추파동과 맞물려 농민들이 큰 타격을 입게되자 근본적 해결책을 고심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고하자 권혁춘 지소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 국승록 전 정읍시장이 당시 전북도 농산국장 신분으로 옹동면을 방문했는데 "지역의 고유한 특산품을 찾아 개발해볼 것"을 권유했고, 예로부터 농가의 2/3가 지황을 재배했지만 상인들의 농간으로 헐값에 팔려나가는 생지황을 숙지황으로 가공 판매할 것을 착안 추진하게 되었다.

▲ 초여름에 핀 지황의 꽃은 이쁘기도 하다
ⓒ 하재성
농협에서의 대폭적인 지원과 농민들의 이해에 큰 힘을 얻은 권혁춘 지소장은 숱한 연구 끝에 지난 90년 135평 규모의 창고에 세척기와 찜솥, 저수탱크, 시험기기, 포장기기를 갖추고 보건복지부에서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아 공장을 설립했다.

매년 숙지황 제조사업으로 1억원 가량의 흑자를 내고있는 칠보농협은 전국의 약재시장에서 지황의 가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지황 생산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이는 현재 전북 진안군 소재 숙근약초시험장에서 근무하고있는 김종엽박사가 지난 2000년 'RAPD분석에 의한 국내외 지황의 유연관계'라는 논문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옹동지역을 연구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3년전부터 공장을 책임맡고있는 신일현 상무는 "지난해 37ha 재배면적에 20만톤을 수확했고 금년에는 137농가에 1억7천만원의 선도자금이 지원되었는데 농가소득은 평당 1만원정도로서 쌀농사에 비해 고소득작목"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관련 정읍시 농업기술센터 이완옥 식량작물 담당은 "쌀이 평당 총소득액이 3535원인데 생산비 1114원을 제외하면 순소득은 2421원이며 고추재배의 경우 총소득액이 7199원인데 생산비 1115원을 제외하면 순소득은 5623원이 된다"고 밝혀 지황은 종근을 심을 때와 수확할 때에 드는 일손을 감안하더라도 쌀농사보다 4-5배가 높고 고추보다 2배정도의 고소득작목임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지황은 한때 충남 서천에서 많이 재배했으나 약효가 크게 떨어지는 수입산이 대량으로 밀려들면서 지난 98년 이후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농산물 수확시기와 맞물린 11월경에 일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는데 칠보농협에서는 농기계를 이용 수확을 직접 돕고 있어 일손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지황은 막 수확한 생지황과 씻어 건조시킨 건지황 그리고 찌고 말린 숙지황이 있는데 제각기 한약을 조제하는 용도가 다르며 동의보감 등 한약관련 전문서적에는 보혈강장, 해열, 당뇨병 치료, 생리불순 여인의 하혈증과 간과 신장을 보호하는 한약재로서 골수를 튼튼히 하며 정액보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기록되어있다.

또 민간에서는 숙지황 40g에 참새 2마리를 넣거나 쇠고기 20g을 넣어 탕전해서 먹기도 하며, 대추와 생강을 적당히 넣어 차로 끓여 마시면 피를 맑게 하고 머리가 가벼워져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칠보농협의 숙지황가공공장을 설립한 권혁춘지소장은 "행정에서 특산품으로 인정하고 홍보를 해 준다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촉구하고 "아직껏 수입품과 약효 비교도 제대로 안되어있는 실정"이라며 아쉬워했다.

▲ 지황주,경옥고 등을 개발하여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연구하는 칠보농협 김현충조합장
ⓒ 하재성
또 "지금껏 시험재배를 통한 연구결과 정읍지역의 경우 산내는 재배가 잘 안되고 산외와 칠보 그리고 감곡의 일부지역은 앙호한 편"이라며 "경옥고 등 신제품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며 김현충(남·57) 조합장은 밝히고 있다. 칠보농협에서 생산된 숙지황은 전주시 일대의 한의원에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데 주문된 상품은 택배를 이용 신속히 배달되며 우편판매도 활성화되어있다.

이처럼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려 작목반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칠보농협의 예는 우수한 품질로 가격경쟁을 이겨나가는 우수사례인데, 정읍의 명산품으로 다양한 홍보전략을 세워 판매망을 확보한다면 국민보건향상과 부존자원의 가공에 의한 효율적 이용으로 농가소득증대는 물론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지난 6-7년전 대전에서 매주 1박2일정도 교육을 받았던 적 있는데 당시 한의학에 뛰어난 실력가로 인정받던 선생님이 옹동의 숙지황을 써야만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취재해서 광주일보와 월간 예향에 보도했던 기억이 있다. 어제 문득 숙지황 공장이 궁금해서 방문해보았는데 수입품과의 경쟁을 이겨나가며 발전하고 있었다. 연락처 칠보농협 옹동지소 063-537-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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