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도 다면평가제 적용이 확실시되며, 정부 각 부처에 맞게 문제점을 보완해 점차 정부부처나 산하기관으로 확대되는 등 공직사회에 '다면평가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다면평가제를 어느 범위로, 어디까지 적용한다는 구체적인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도이고 궁극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면평가제도는 한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상급자가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상급자·동료·하급자 등 다각도에서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제도는 이미 많은 기업체에서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육부·산자부·노동부·농림부 등 일부 부처에서 승진심사 등에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해 12월 26일 연수회에서 약 500여명의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기여도·능력·태도 등 총 6개 항목에서 팀장에 의한 팀원 평가, 팀원에 의한 팀장 평가, 동료간 상호 평가 등 다면평가제를 정당사상 처음으로 실시했다.
인수위 인선 과정을 통해 살펴본 신정부의 인사 방향
다면평가제도의 확대 실시는 노무현 당선자의 확고한 뜻이 담겨 있다. 노 당선자는 그동안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이라는 말에서 상징하듯 인사에 있어서 적재적소·투명성·제도화·정실인사나 낙하산 배제 의지를 강하게 표해왔다.
공직사회의 다면평가제도 도입은 지난 98년 원혜영 시장의 부천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 시장은 노 당선자와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기도 하다. 노 당선자는 2년 후인 지난 2000년 8월부터 2001년 3월까지 8개월간 해양수산부 장관에 재직하면서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02년 말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에도 이 제도를 실시하게 된다. '노무현식 인사 = 다면평가'라고 해서 과언이 아닌 셈이다.
3일 발표한 인수위 실무자 인선은 앞으로 새정부의 인사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인가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이번 인사는 인수위 전체 실무자 중에서 일부(민주당 분)로서 다면평가 자료가 없어서 유보한 29명과 정부 파견 공무원 60여명은 다음주 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위는 세 가지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다섯가지 기준을 통해 실무자를 뽑았다고 밝혔다.
세가지 기초자료는 (1) 지난해 12월 26일 선대위 연수에서 실시한 다면평가 자료 (2) 선대위 총무본부의 인사자료 (3) 선대위 각 본부장 및 관련자들의 추천자료다.
다섯가지 기준은 (1) 당 개혁 및 2004년 총선을 대비해 핵심 역량들은 당 활동에 주력하도록 당에 남긴다 (2) 분야별 정책 전문가 우선 (3) 여성할당 고려 (4) 국회 정책보좌관 등 정책에 밝은 사람 우선 (5) 인수위원 및 자문단 추천 등이다.
발령이 난 명단 면면을 살펴보면 크게 전문성을 중심으로 놓고 다면평가 결과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수, 연구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물론 이들은 다면평가를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면평가 자료가 없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우선 부서별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추리고 다면평가 결과를 적용해 최종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복수의 대상자를 모으고 다면평가 자료는 그중에서 최종적으로 추리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후 다면평가 실시…지속적으로 자료 축적 계획
인수위는 위원장, 당선자 비서실장, 기조분과 간사, 정무분과 간사, 행정실장 등으로 구성된 2차 인선위원회를 구성해 다면평가 자료가 없어서 유보된 민주당 분 실무자 29명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파견 공무원 60여명은 관련부처로부터 3배수 추천을 요청해 관련 부처의 공무원 관련자료와 인수위에서 마련한 내부자료를 검토해 인선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정부 각 부처로부터 3배수 명단이 오면 거기서 선정할 분들을 뽑고, 모자라면 또 요청을 해서 뽑을 것"이라며 "내주 초까지는 실무자 인선을 최종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다음달 말 활동이 끝나는 대로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선대위 당직자들에 대해 다면평가를 한 것처럼 인수위도 하게 될 것"이라며 "선대위 다면평가 자료가 인수위 인선에 중요 자료로 활용됐듯이 인수위 다면평가 자료는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중요 자료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계속해서 자료가 축적돼야 한다"며 "다면평가제는 인사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기 보다는 중요한 보완제로 기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당선자의 뜻이 담긴 '다면평가 전면 확대'가 공직사회에 아무런 부작용 없이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