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기사 : 10일 밤 11시30분>
10일 새벽 0시부터 노무현 당선자 홈페이지(www.knowhow.or.kr)를 통해 받기 시작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사추천·정책제안이 일단 성공적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히 정책제안의 경우 하루만에 1000건이 넘게 접수되는 등 마치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국민제안' 코너가 오픈한지 약 하루만인 10일 밤 11시15분 현재 인사추천은 총 288건이 접수됐다. 오프라인(방문·팩스·우편 등) 인사추천은 17건으로 온-오프를 모두 합해 하루만에 305건이 넘는 인사추천이 접수됐다.
인터넷을 통한 정책제안은 훨씬 활발하다. 오후 3시가 지나면서 500건이 넘었던 정책제안은 밤 10시10분 현재 총 1140건에 이르고 있다. 이중 1054건은 일반국민 제안이고 86건은 공무원 제안이다.
천호선 국민참여센터 전문위원은 "예상보다 호응이 좋아 지금 정신이 없다"면서 "이 속도로 간다면 마감일까지 5000건이 넘게 접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전문위원은 인사추천에 대해 "지금까지는 장난이나 음해성 추천은 전혀 없다"면서 "상당히 진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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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0일 오전 9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 1층에서 국민제안센터 개소식을 열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1월 25일까지 16일간 장관추천, 2월 10일까지 한 달간 정책제안 접수를 시작했다.
인사제안(장관 추천)은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재정경제부·통일부·외교통상부·법무부·행정자치부·과학기술부·문화관광부·농림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환경부·노동부·여성부·건설교통부·해양수산부·기획예산처 장관 등 18명이 그 대상이다. 인터넷 추천은 노 당선자의 공식 홈페이지인 노우하우(www.knowhow.or.kr)를 이용하면 된다.
인사의 시스템화·적재적소·인사자료 축적 등 노 당선자의 인사철학에 의해 시도되는 이 제도는 국민들에게 인사의 문호를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시행착오에 따른 혼란, 지나친 포퓰리즘 등 우려와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참여센터는 접수된 인사제안은 통계적인 방식을 통해서만 공개하기로 했다. 천호선 전문위원은 "인사제안 결과는 추천자는 몇 명이고 성별·나이·직업군은 어떻게 되는지, 피추천자 역시 몇 명이고 성별·나이 등은 어떻게 되는지, 가장 많이 추천된 부처는 어느 부처인지 등 통계적인 방식으로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인기투표를 하는 것 아니냐' '표퓰리즘이 아니냐'는 등의 일부 오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국민제안센터 개소식에 직접 참석해 '새로운 실험'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표출했다. 노 당선자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걱정도 된다"면서 정책제안과 인사제안에 대해 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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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당선자는 "정책은 이전에 하던 대로 적극적으로 찾고, 또 나가서 만나고 하는 방법은 그대로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이것은 추가옵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사제안에 대해서는 "역시 이것도 하나 더 보태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책 부분과 달라서 작게 보태는 것이 아니고, 하나 더 보태는 것이 아니고, 저는 이것이 오히려 더 중심적인 방법이 되고 더 본류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인사라는 것은 인사권자가 뭔가 자의적인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했고, 또 인사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그 대상이 되는 개인에게 사생활 침해라든지, 명예에 영향을 끼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제가 당선되고 난 뒤에 국가의 여러 가지 기구들을 살펴본 결과 합리적인 인사를 검증할 만한 시스템이 완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있기는 있는데,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공정성과 객관성을 충분히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부득이 국민들에게 좀 생소하고 본인들에게 좀 부담이 가더라도 공개적인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여러분들과 의논해본 결과 이렇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제도와 인사에 관한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방법이 시작되는 것이다.
'되겠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짚어보면 자꾸 문제만 많아 보인다. 마치 금광의 광맥을 찾아가는 심정으로, 뭔가 좋은 결과를 얻어내자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도와달라."
노 당선자는 임채정 인수위원장, 이종오 국민참여센터 본부장 등과 함께 테이프를 끊은 후 국민제안센터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인사추천을 시연했다. 당선자는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집주소 등 개인 신상 정보를 적은 후 "1천자 이하면 추천이 무효가 되지요?", "좋은 사람이 많이 들어와야 할텐데...좋은 사람을 많이 찾아주세요"라고 말했다.
개소식 직후 첫 제안자는 결손아동복지교육센터의 박경양 목사와 차슬기 양. 이들은 빈곤아동 보호를 위해 민간에서 공부방 등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전국 230개 지역아동센터에 정부차원의 지원 등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제출했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새만금 등 환경파괴형 국책사업 제고와 청와대 집무실에 태양전지 활용 등을 제안했다. 이오경숙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보육의 공공성 확대, 호주제 폐지, 여성고용 안정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인사제안은 타천은 물론 자천도 가능하며 추천자는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명기해야 한다. 또한 반드시 추천사유를 1000자 이상∼2000자 미만으로 작성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결격 사유가 된다. 인터넷은 24시간, 우편·팩스·방문 접수는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은 오후 1시까지다.
접수된 인사제안은 국민참여센터에서 1차 검증, 정무분과나 기획조정분과 등 관련 인수위 분과위에서 2차 검증을 거쳐 추후 구성될 인사추천위원회로 보내질 예정이다. 인사추천위는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수집한 피추천인 명단과 함께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행사하는 국무총리 내정자에게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다. 정책제안은 해당 각 분과위로 보내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