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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진행된 '제1기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 2강좌.
지난 14일 진행된 '제1기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 2강좌. ⓒ 대구참여연대
"낡은 정치를 거부한 시민의 의사가 반영된 주춧돌 선거(founding election)다" 제1기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 2강좌는 지난 대선에 대한 평가로 시작됐다.

지난 14일에 진행된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 2강좌, '한국사회와 시민운동'은 참여연대 손혁재 운영위원장(성공회대·NGO대학원교수)이 강사를 맡았다.

'국민이 눈물 흘리지 않는' 정치 위해 각 정당 힘써야

손혁재씨는 "정치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내일의 꿈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DJ가 어디선가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더 좋은 것은 '국민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이 눈물 흘리지 않는' 정치를 위한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그는 대선 후 각 정당의 정치 개혁 움직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우선 민주당은 "일각에서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할 만큼 정당 개혁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그것에 대해 "정당 개혁을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으로 평가했다.

특히 '당의 쇄신과 발전적 해체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는 DJ의 설명대로라면 '정통 야당의 맥을 잇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명목상에 불과했을 뿐 실제로는 'DJ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정당이었을 뿐이었다. 목적을 이룬 국민회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 사라졌다.

그후 생겨난 민주당은 어떤가? 1988년 4·16지방선거부터 지속돼온 '여소야대'를 최초로 벗어나 보겠다는 집권당의 야심으로 생겨난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다. 비록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 역사적 소명을 다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 분명하며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교체'를 내세운 움직임은 있지만 그 같은 노력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서 자리잡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100만표 가까이 득표했다. 진보 정당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리고 "대선 후 민주노동당이 주장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그 취지의 정당성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서도 현행 국회의원 선거가 갖고 있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부분을 판결한 바 있기 때문에 더욱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정치개혁을 위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현실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21세기는 '시민의 시대'가 될 것

'제1기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
http://www.civilpower.org/civilschool.html

우리사회에서 시민운동이 요구되고 중요해지는 만큼 시민운동에 직접 몸담고 있는 시민활동가(운동가)의 능력과 자질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활동가들이 개인적으로 쌓은 능력에 의존해서 시민운동을 하는 초보적 수준을 극복하는 것이 시민운동 발전에서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업으로 시민운동을 하는 운동가만이 아니라 생활형 시민운동의 영역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시민활동가의 능력을 높이고 다양한 층위의 시민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교육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이제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다. 향후 매년 1회내지 2회의 시민학교 개최를 예정하고 있으며 1기에서 다소 총론적 또는 개론적으로 접근하고 2기와 3기에서는 내용의 깊이를 더해가는 방향에서 시민학교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그렇다고 시민학교가 시민운동가만을 위해서 기획되지는 않았습니다. 시민운동을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시민운동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부탁드립니다.

※ 시민운동가 양성을 위한 '제1기 참여와 자치를 일구는 시민학교'는 '대구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민교육부'와 '대구참여연대'(053-427-9788)의 공동 주최로 진행됩니다.
그는 "21세기를 정보화의 시대·문화의 시대 등으로 표현하곤 하지만 나는 '시민의 시대'로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국민주권의 시대이자, 민주주의가 기본이 되는 시대를 일컫는다.

이를 가능케하는 것이 △참여의 정치 △(열린) 광장의 정치 △깨끗한 정치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시민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실례가 적잖이 등장했다.

그는 "1999년에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하려고 했던 뉴라운드회의를 반(反)세계화·반WTO를 외치는, 각국의 시민단체가 함께 저지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한국에서는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과 2002년 '대선유권자연대'의 유권자운동 그리고 최근의 촛불시위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가 '시민의 시대라고 한다면, 이전보다 더욱더 중요한 것으로 부각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시민운동의 영역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시민운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점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이에 대해 손혁재씨는 다음과 같은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표현은 본래 시민단체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자성의 목소리로 나오게 된 말인데 요즘은 정치권이나 언론이 시민운동을 깎아 내릴 때 자주 사용되고 있다.

'시민이 없다'라는 말은 시민단체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민이 적다'는 말이다. 그러나 꼭 회원이 돼야 시민단체의 활동을 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90%의 시민이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회원 가입과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일은 시민단체로서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회비를 내는 회원이 일정 정도가 돼야 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높아지고 더 훌륭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로써, 사업이 잘되면 또다시 회원이 늘게 될 것이다.

시민들의 활동 촉구에 대해 손혁재씨는 "지지하는 시민들은 무임승차 심리를 버리고 다만 1시간이라도 자원봉사를 해야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도 자원 봉사를 할 수 있고 일반 시민도 자원 봉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단돈 천원이라도 회비를 내는 시민 회원이 많아져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시민단체 상근자들의 급여도 현실화될 수 있고 시민 운동에 보다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운동가, 장외정치에서 장내정치로 진입할 수도 있다!

이날 강의에서 손혁재씨는 시민 운동가들의 정치 입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시민 운동도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정치'의 영역에 속한다. 시민운동이 장외정치, 영향력의 정치라면 정치인들의 정치는 장내정치요, 직접 정치"라는 것.

그리고 시민운동가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이중적 잣대'에 대해 "정치를 시민운동가가 하면 잘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와는 반대로, 정작 출마를 하고 나면 그동안의 활동을 정치가가 되기 위한 공적 쌓기가 아닌가 의심한다"면서

"기성 정치인들이 하지 않고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시민운동가가 나서서 하는 것이 어쩌면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정치권 진입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정치권으로부터의 영입이 아니라 정치 발전을 위한, 단체 내부로부터의 결의를 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춧돌 선거'를 통한 새로운 대통령 선출이 이뤄졌고, '국민이 눈물 흘리지 않는 정치'를 위해 정치인들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의 시대'라 불리울 만큼 시민 운동의 역량이 보다 확장될 다른 세상이 그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 이날 시민학교 수강자들의 눈빛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내뿜으며 활활 타올랐던 것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뻗어나갈 준비를 하는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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