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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재
'배 맛, 빛깔 형편없었다'
1주일만에 졸속 추진, 홍보에만 치중


배를 테마로 한 페어데이는 언론, 방송사로부터 대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그러나 행사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배 맛에서부터 명칭까지 많은 문제점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2개들이 한 상자에 들어 있는 배 맛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배 맛에 비해 당도가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배 빛깔까지 상태가 좋지 않아 배를 받은 사람들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혀끝을 찼다.

무엇보다 페어데이라는 행사가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새해 첫날 금성산을 찾은 일부 시민들과 각 기관단체장들, 그리고 공무원들만 배를 주고받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지적은 페어데이를 너무 성급하게 준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급한 준비는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기에는 별 문제 없었지만 정작 시민들에게는 '남의 동네'일이었다.

9일만에 페어데이 행사를 제안해 1주일만에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매년 1월 1일은 페어데이'로 정하다 보니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시청에서만 배를 주고받는 행사가 이루어 졌을 뿐 각 기관단체와 시민들간에 배를 건네며 덕담을 나누는 페어데이 행사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배 박스 디자인도 나주를 알리는 이미지보다는 타지역 일출장면을 그대로 가져와 도안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의회는 페어데이 명칭을 둘러싸고 많은 말들이 오고갔다. 이길선 시의회 의장은 "페어라는 단어는 서양배를 뜻하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며 "순 우리말을 사용해 '배(倍)로데이'가 더 낳지 않느냐"고 명칭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절 대비 4-5개들이 '과고배'제작
60-70년대 성행했던 나주배 초기 판매형태


나주시는 페어데이 행사를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다가오는 설 명절 및 향후 지속적으로 후속조치를 추진해 나주 배 명성 인식 확산과 배 소비 촉진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한 후속 방안으로 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과고(果固)배'를 제작하고 있다.

'과고배'는 일명 '각오(覺悟)배'라고도 불리며 60-70년대 영산포역 및 나주지역 터미널에서 성행했던 나주배 초기 소비판매 형태이다.

설 명절 특수성을 감안, 귀성객과 아직도 나주 배 명성을 잊지 못한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키 위해 고급박스나 종이박스 위주의 유통구조 방식을 탈피해 대나무 바구니에 4-5개 정도 들어 갈 수 있도록 옛날 '과고배' 박스를 문평면 학동리 주민들에게 제작 의뢰했다.

과고배는 행사로 끝난 페어데이에서 한 단계 뛰어 넘어 대도시 직판장과 농협 임시 직판장, 터미널, 광주지역 대형마트 등지에 무상 배부해 소비자 접촉을 유도할 계획이다.

따라서 과고배 판매는 페어데이 행사의 재인식과 나주배 향수와 명성을 확산해 나갈 것으로 내다보인다.

나주시는 지난 1월 1일 페어데이 행사에 활용했던 '소망배'가 짧은 기간동안에 제작돼 나주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에 미흡했다고 판단하고 배 관련 기관, 단체의 충분한 의견과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차별화된 브랜드화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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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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