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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전 '역기능' 더 크다

인천교대 부설초등학교의 인천시 계양구 이전에 대해 지역내 뜻 있는 주민들과 일선교사들 사이에 비판여론이 높다. 부설초교 이전개교에 따른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주민과 일선교사들은 부설초등학교와 일반 공립초등학교간의 현격한 교육여건 차이에 의한 위화감 조성을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고 있다.

6백명 규모 초교에 2백억원 투입

▲ 오는 2006년 3월 개교할 예정인 인천시 계양구 효성동 산18번지(약9천평규모)일대 인천교대 부설초교 이전부지
ⓒ 계양신문
이러한 지적은 우선 학교시설 및 운영예산만 비교해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오는 2006년 3월 인천시 계양구 효성동으로 이전 개교하는 교대부설 초등학교의 이전예산이 모두 1백90억원에 이른다. 9천평 부지에 24학급 규모의 학교시설을 새로 짓는데 드는 비용이다.

전체 수용 학생규모는 대략 6백명선이다. 그러나 계양지역에 신설하는 공립초교 현실은 비교하기 민망할 만큼 대조적이다. 우선 공립초교 개교에 드는 예산은 1개 학교당 1백억원선이다. 학교부지도 보통 4∼5천평 수준이다. 게다가 수용하는 전체학생수는 1천5백명에서 많게는 2천명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를 정리하면 교대 부설초교 건립에 들어가는 예산은 일반공립초교의 두배에 이르는데 수용하는 학생은 일반학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그래서 일반학교와 부설초교와의 교육여건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내수영장 갖춘 초등학교

교육여건의 엄연한 차이는 현재 남구 숭의동에 있는 부설초교의 현실을 들여봐도 금방 드러난다. 이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30명이다. 올 신입생은 이보다 더 적은 학급당(3학급) 28명을 모집했다.

▲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현 인천교대 부설초교 전경
ⓒ 계양신문
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부대 시설도 화려하다. 예체능교육을 위한 특별교실을 비롯해 과학실과 3천3백평규모의 체육관, 인터넷이용이 가능한 학생도서실, 어린이은행, 서예실, 개인사물함(전교생) 등을 갖추고 있다. 효성동에 지을 예정인 새로운 학교시설엔 학생들을 위한 실내수영장까지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계양지역 일반공립초교의 교육현실은 이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실례로 계양지역내 ㅎ초교의 경우 체육관은커녕 예체능 교육을 위한 특별교실과 도서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학급당 학생수도 47명에 이르고 전체학생수가 1천3백명이다.

이와함께 교대부설초교는 학생모집방식도 일반 학교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 학교는 만6세의 아동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공개추첨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통학거리에 관계없이 인천전역에서 지원자들이 몰리는 관계로 자녀들의 등·하교는 순전히 학부모들의 몫이다. 자녀를 부모나 다른 보호자가 직접 등·하교시킬 능력이 안 되는 가정은 사실상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부설초교 과연 필요한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일선초등교사들과 뜻 있는 지역주민들은 교대부설초교의 효성동이전을 반대하는 것은 물론 이번 기회에 부설초교 위상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선초등학교 교사들 상당수는 "초등교육 발전에 교대부설초등학교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일선교사들에 따르면 부설초교의 설립 및 운영목적 중 하나가 초등교육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인데 특수한 방식으로 모집한 소수의 학생들을 특별한 여건에서 교육하는 현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 지난해 11월 27일 인천교대 부설초교 강당에서 3백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2003학년도 신입생 공개추첨을 진행했다. 이날 추첨을 통해 총84명(각 학급 28명씩 3학급 보결 남,여 각 5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다.
ⓒ 도석우
이에 대해 부현동초교 김용우 교사는 "거액의 정부예산을 들여 특수하게 운영하는 부설초등학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초등교육을 연구한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라며 "부설초교의 운영은 선택된 소수의 학생과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받는 일반학생들간의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
라고 말했다.

일선초등교사들의 이같은 지적은 교육전문가들 역시 어느 정도 공감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최현섭 교수(교육학, 강원대 사범대)는 "국립초교 시설만큼 공립초교들의 운영여건을 개선시키던지 아니면 교대부설초교를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사회학교'로 성격을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의 부설초교들은 '귀족학교'인지 '실험학교'인지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공립초교 단순비교 '억지'

그러나 인천교대 부설초교 관계자들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부설초교는 교육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교대 부설초교의 한 관계자는 "국립초교와 공립초교는 설립 및 운영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부설초교는 경쟁력 있는 초등교육체계의 확립을 위해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인천의 지역신문사인 계양신문(www.gyeyangnews.com)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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