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은 24일 두산중공업 노동자 분신사망사건과 관련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총 주최 최고 경영자 연찬회 초청강연을 마치고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언급할 수 없지만 해결이 되면 그때 가서 허심탄회하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연찬회 특강 연설에 앞서 "경총이 한마디하라고 해서 3달 전부터 강연하기로 했는데 요즘 회사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여기 와서 강연하는 게 적당할지 모르겠다"면서 "취소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품앗이하는 입장에서 취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어제 새벽까지 원고를 뜯어고치며 준비했다"면서 최근 사태에 대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털어놨다.
"자기가 키운 기업 다음 대에 물려주는 것이 인간"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변화를 읽자, 위기를 넘자'라는 제목의 특강을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황제경영, 왕회장 경영 등 말이 많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해 졌고 그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 참여연대, 국세청이 아니라 '시장의 힘' 때문이었다"면서 "정부는 증권집단소송제, 사외이사제 등의 방식보다는 시장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새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해서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퍼센티지는 25~30%로 괜찮지만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이 문제"라면서 "대기업과 외국인 투자기업이 해고와 채용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유연성은 강화되어야 하며 노무현 당선자가 분명한 선을 그어 줘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려면 연차휴가, 약정휴가 등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토요일은 쉬어도 되는 은행권 등은 문제없지만 생산을 해야만 하는 굴뚝산업에게는 심각한 문제이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시행했던 4대 개혁과 관련 "공공, 노사, 금융, 기업 4부분에 대해 성적표를 매기자면 기업과 금융은 수나 우에 해당한다"고 높이 평가했지만 공공과 노사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정부는 '작고 강한 정부'를 표방했는데 사람들은 시니컬하게 '크고 힘없는 정부'라고 말한다"면서 "다음 정부는 새 조직부터 잘 하고 공공 노사부분에서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새 정부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또 최근 언론을 통해 부각된 경제단체와 인수위 간의 힘 겨루기 논란에 대해 "인수위는 당선자의 공약과 철학을 담아 준비하는 곳으로 인수위를 상대로 입씨름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은 업계의 협조하다가 장관이 임명되면 그때 업계를 대변하는 말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파괴에 앞장서는 노 당선자에 대해 기대가 많다"면서 "앞으로 형식과 격식이 많이 업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회장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친족간 경영 승계 문제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특유의 독설을 늘어놨다.
박 회장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친족간 경영승계 문제에 대해 "자기가 키운 기업을 다음 대에 물려주는 게 인간이며 이를 부정한다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최근 '유산 안 남기기' 운동을 하던데, 명단을 보니 남길 것이 얼마 없는 사람만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미국 엔론사태 이후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는 구조조정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기업들은 아직도 미국에 있으며 미국식 경영 한번 제대로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