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라고 하여 세계에서 가장 춤을 잘 추는 민족의 하나인 힌두교도들이라 춤을 추고 노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에 바늘을 꽂거나 맨발로 우유 통을 머리에 이고 사원으로 향하는 고행을 하는 날인데 이 행사는 모든 힌두사원에서 행해지지만 힌두교의 성지인 바투동굴에서 가장 성대하게 거행된다.
바투동굴은 쿠알라룸프 관광코스에 포함되어 있어 많이들 가지만
타이푸삼 축제를 구경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이 축제는 힌두 신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신화에 따르면 신(神) 스리 마하마리암만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장남 카나바다는 똑똑하지만 게을렀으며 차남 물루간은 순수하고 우직한 성격이었다.
스리 마하마리암만은 두 아들에게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세 바퀴 돌고 오는 사람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하였다. 물루간이 고행을 하며 지구를 세 바퀴 돌고 있을 때 카나바다가 집에서 편히 쉬는 것을 본 어머니가 그를 꾸짖었다. 그는 어머니 곁을 세 바퀴 돌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어머니라고 말하였다. 감동한 어머니는 장남에게 권력을 물려주었고, 고행을 마치고 돌아온 물루간은 상심하여 말레이시아에 있는 바투동굴에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물루간을 만나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동굴을 찾아왔다고 하는데, 이 날이 타이푸삼이라고 한다.
특히 최대의 종유 동굴인 바투동굴에는 로드 서브리암니암 힌두교 사원이 있어 신도들이 참배를 위해 이 동굴에 이르는 272계단을 오르는 진풍경을 목격 할 수 있다.
타이푸삼은 타이와 푸삼의 합성어이다. 타이는 1월 15일~2월 15일까지의 한 달을 나타내는데, 이 기간은 힌두교에서 신성한 달로 여겨지며, 푸삼은 보름달이 뜨는 날을 말한다.
이 타이푸삼 축제에 직접 참가하여 고행을 행하고 사원에 참배하기 위하여 하루 전부터 수만 명의 신도가 밤을 세워 노숙하며 기도를 한다. 타이푸삼 축제일에는 백만명 이상의 신도들이 참배를 하는데 동굴 주위에는 고행자들이 모여 자신의 뺨과 혀에 뜨개질용 바늘같은 긴 바늘로 꽂고 등에는 맨 피부에 낚시 바늘을 꽂아 오렌지를 매달고 272계단을 오르는 의식을 한다.
일반 신자들도 계단을 오르는 고행을 하는데 여성들도 머리를 완전히 깎은 다음 노란색의 옷을 입고 맨발로 계단을 오르고, 부부가 어린애기를 막대기에 걸친 포대기에 담아 어깨에 매고 오르면서 자녀의 행복을 신에게 빈다.
단체 활동은 카바디라는 철제 구조물을 여러 명이 어깨에 매고 가는데 신자들은 아주 정교 하게 장식한 금속이나 나무 아치의 카바디를 어깨에 매고 철사 혹은 대못으로 카바디와 자신의 몸을 연결한다.
힌두교의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모습인데
이들은 이렇게 자신이 고통을 느끼면서 남의 고통을 이해하려 한다.
또 이 날은 남에게 선행을 베푸는 날이기 때문에 수많은 거지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동냥을 하고 사람들은 이들을 위해 동전을 준비해 가서 선행을 베풀게 된다.
여행객들은 피가 흐르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놀라지만 실제 쇠꼬챙이로 몸을 찌르고 벌건 숯불 위를 걸어가며 고통을 넘어서 도에 이르려는 많은 사람들을 실감나게 구경할 수 있다.
아주 큰 바늘로 자신의 뺨을 뚫은 사람들은 대부분 종교지도자들인데
이들은 말로 남의 고통을 느끼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앞장서 행하는 것이 아주 인상적으로 보였는데, 모든 문화나 종교는 알고 보면 모두 그 나름으로의 좋은 점이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