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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경
"직접 찾아 뵙고 떡국이라도 끓여 드려야 하는데 먼 곳까지 오시도록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21일(화)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 안양문화센타 웨딩 홀에서는 국제로타리클럽 3750지부 경안로타리클럽 (회장 강태현)과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회장 김정옥)의 공동 주최로 '설맞이 경로위안잔치'가 있었다.

각 동별로 선정된 600여 명의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들며 여흥을 즐겼다. 관악로타리클럽의 마술을 비롯해 우리 춤 보존회의 화관무와 창부타령, 향토가수들의 열창에 노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신명이 났다.

ⓒ 김재경
로타리클럽회원들과 녹색어머니회원들은 준비한 음식이 부족하지 않나 꼼꼼히 살피며 노인 한분 한 분을 정성껏 접대했다.

인절미와 절편, 편육 음료수와 막걸리를 제외한 동그랑땡 동태전 홍어회 사라다 등은 하루 전부터 회원들이 사랑으로 만들었고, 도토리묵은 녹말가루 2말을 직접 쑤었다.

노인들은 접시 위에서 찰랑대는 도토리묵을 보고 "오랜만에 아주 귀한 것을 맛 보았다"며 "집에 갈 때 한 모 싸 줄 수 없냐"고 부탁을 해왔다.

특히 인기를 끈 것은 경안로타리클럽 회원(주)현진FT 대표 이선호(41세)씨가 기증한 참치 1마리 (73Kg, 시가 200만원 상당)회였다.

이선호씨는 같은 회원인 신안회집 김영채(41세)씨와 "전날부터 녹여가며 작업했다"며 싱싱하고 맛깔스런 회를 직접 뜨고 있었다. "뭐 도움이 될게 없을까 생각하던 중에 부모님 생각이 나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 김재경
주방에서는 녹색어머니회원들이 국수를 삶아내기에 분주하자, 웨딩홀 직원들까지 팔을 걷고 나섰다. 김치를 썰 때도 웨딩홀 주방장은 정갈하게 썰어 내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등 국수 삶는 열기만큼이나 화기애애했다.

웨딩홀 측에서는 "좋은 일에 일조 하겠다"며 무료로 장소를 제공했고, 남대문 안경에서는 돋보기 200개를 기증했다.

주로 남자회원인 경안로타리 클럽은 물질적인 봉사가 가능했고, 녹색어머니회에서는 몸으로 봉사가 적절했기에 지난해 9월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 두 단체는 지난 해 12월에도 '무료합동결혼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바 있다.

김정옥씨 역시, 지난 해 2월 경기도 녹색어머니연합회장으로 취임했으나 바쁜 일정으로 미루어 온 취임식을 겸한 뜻 깊은 자리가 되기도 했다.

"잘 먹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돌아가는 노인들에게 회원들은 일일이 목도리를 선물하며 온정의 손을 잡아 주었다.

두 단체는 "설을 앞두고 외롭고 ! 쓸쓸한 노인들을 위해 준비한 첫 행사지만,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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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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