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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자 문화일보
2월 10일자 문화일보
200자 원고지 약 45매 분량의 이 글에서 도올은 "로또복권 판돈으로 순식간에 2600억원을 거는 광란의 축제를 서슴치 않는 우중(愚衆)이 한편으로는 북쪽 동포에게 2235억원을 송금했다고 성토하는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도올은 먼저 "한반도의 문제상황은 남·북간, 여·야간의 정치논리로써만 해결될 수 없다"면서 "한반도는 껍질을 벗기면 또 껍질이 나오곤 하는 양파와도 같다, 벗기고 벗기다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태는 결코 한반도에서 사는 사람들만의 논리로써 종결될 수가 없다. 그 논리를 지배하는 것은 무지 반드시 그 무지를 조종하는 주변의 세력들이 있다. 한반도의 문제상황은 남·북간, 여·야간의 정치논리로써만 해결될 수 없다. 그것은 반드시 미·중·일·러·유럽을 포섭하는 국제적 힘의 역학 속에서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는 껍질을 벗기면 또 껍질이 나오곤 하는 양파와도 같다. 양파껍질을 벗기면 눈물이 나온다. 그리고 벗기고 벗기다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정보공개? 철없는 승냥이새끼들의 싸움

도올은 "몇 놈이나" "몇 놈이"등의 표현을 써가며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소수'를 비판하면서 정보공개 요구를 "철없는 승냥이새끼들의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 좋다! 그러나 그것이 우매한 다수의 폭력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항거되어야 할 위선이다. 언론의 자유? 좋다! 그러나 그것이 그 자유를 독점하는 소수의 전횡이라면 그것처럼 무서운 마약은 없다. 도대체 이 나라의 언론은 몇 놈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투명성? 좋다! 국가의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지고의 진리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런 지고의 진리를 말하고 있는 놈들중 과연 몇 놈이나 자신의 투명한 인생을 고백할 수 있겠는가?.......

정보의 공개? 좋다! CIA나 FBI의 암살, 전복, 은폐, 왜곡의 모든 음모가 언제 한번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있는가? 그네들은 공작의 문서조차 다 폐기처분해버린다는데, 왜 열강의 첨예한 이해가 대립하고 있는 이 혼돈의 도가니, 우리나라만 정보를 다 공개해야 한다는 것인가? 정보는 공개해야 할 성질의 것이 있고 공개되어서는 아니될 성질의 것이 있다는 것은 만방의 상식이요, 우리 인생의 상궤다. 그런데 2235억의 송금이 이미 기정사실화된 이 마당에 특검제라도 도입하여 그 내력을 상세히 공개하라구? 민주의 이름 아래? 투명성의 원칙 아래? 공개의 원리 아래? 참으로 철없는 승냥이새끼들의 싸움일 뿐이로다.


2월 10일자 문화일보 8면
2월 10일자 문화일보 8면
4억달러 최초 발설자는 미국인, 특검제는 대북경제채널 궤멸

도올은 대북송금 문제의 최초 발설자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지금 특검제를 도입하여 대북송금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기나긴 시간동안 구축된 현대아산의 대북 경제체널을 궤멸시키려는 국제적 음모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우선 대북송금 4억달러의 최초의 발설자가 국내정가의 인물이 아닌 미국의회조사국연구원, 래리 닉시라는 미국인이었다는 사실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이 단순한 사실은 발설자의 배후조종세력들이 남북간 경제협력의 직접적 대화채널을 달갑게 생각하고 있지않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지금 특검제를 도입하여 대북송금의 진상을 밝힌다고 하는 것은 바로 1989년 1월 평양의정서로부터 시작하여 2000년 8월에 조인한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시간 동안에 구축된 현대아산의 대북경제채널을 궤멸시키려는 국제적 음모의 일환으로 간주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희태 대행이 바로봐야할 것

도올은 이어 "한나라당 박희태 대행이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대선에 패배했다'는 것을 자인했다면, 그 자성의 핵심이 바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고루함이었다는 사실을 깊게 각성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더 끌고 간다면 결국 일년 후의 총선에서 크게 대패할 것임을 나는 확언한다"고 주장했다.

나 도올은 우리민족에게 말초적인 흠집내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의원들에게도 ‘을사오적’의 불명예를 또다시 뒤집어쓰는 불행을 자초하지 않기를 호소한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행이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대선에 패배했다”는 것을 자인했다면, 그 자성의 핵심이 바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고루함이었다는 사실을 깊게 각성해야 한다. 이 문제를 더 끌고 간다면 결국 일년 후의 총선에서 크게 대패할 것임을 나는 확언한다.

디제이는 IMF위기를 극복한다고 많은 기업과 금융을 팔아먹었지만 남북채널만큼은 팔아넘기지 않았다. 그러한 주체적 자세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수되어야 한다. 그리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후 김정일위원장이 북한사회를 국제사회의 평범한 일원으로서 끄집어내려고 노력한 일련의 세계화 조치들을, 비록 좌절로 가려졌다 해도 우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우리나라가 세계분쟁지역 리스트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었다는 세계사적 의의도 항상 되새겨야할 부분이다.


소아를 버려라, 자제를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도올은 대아를 위해서 소아를 버리라고 촉구했다.

새로 출범할 신정부의 손발을 꽁꽁묶어 대외 정치적 역량을 축소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과연 누구에게 유리한 짓일까? 나는 우리민족에게 자제를 호소한다. 대아(大我)를 위하여 소아를, 대체(大體)를 위하여 소체를, 대심(大心)을 위하여 소심을 버릴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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