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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치료를 시작할때 상대방의 손바닥, 발바닥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주는 것을 보았는데 이는 노궁혈과 용천혈을 잠시나마 먼저 열어주어야 좋다는 것이다.
이때 공력이 약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탁기가 옮아오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크다고 들었다. 나는 내 손바닥 발바닥을 눌러 줄 사람을 주위에서 찾아보아도 없었다.
그러다 생각했던 방법이 전기했던 것처럼 노궁혈은 박수를 치면 잘 되었기에 곰곰 생각해 보았다. 사무실 한켠에 나뒹구는 컴퓨터 마우스볼을 보고 발바닥에 넣고 딛고 서 있어 보았다.
무척 아프고 발등을 보니 새카맣게 변해있었다. 그런데 비교해보니 오른쪽발은 유난히 더 아팠는데 관찰을 해 보았다. 왜 그럴까. 오른쪽에 간장이 있는데 19살 때에 간염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고 29살 때에도 역시 간경화증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오장육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것이 아닐까.
고통을 참고 있다보니 발등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이때부터 나는 매일 호박돌이나 구슬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그렇게 했고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권했다.
그러던 어느날 고창의 친구 사무실에 놀러 갔었는데 군청의 어떤 친구가 허리가 아파 고생한다며 친구 동관한테 부탁을 하는데 동관은 나더러 해보라고 권했다.
나는 약간 뾰족한 돌을 양발로 밟고 온 몸의 힘을 쭉 빼고 서있게 했는데 2-3분 정도 지났을 때 동관이 '이 방법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으며 '특허감'이라고 칭찬했다. 투시를 좀 하는 그 친구가 관찰해보니 용천혈이 열리면서 지기(地氣)가 쑤욱 올라오고 동시에 백회와 노궁혈이 열려 세군데로부터 들어온 기운이 단전으로 몰려들어 빙글 돈다는 것이다.
여하튼 재미도 있길래 컴퓨터 마우스볼이나 작은 구슬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용천혈의 위치는 책자마다 조금씩 다른데 발바닥의 정 중앙부위라고 말하는 사람과 3등분해서 발가락 쪽으로 1/3지점의 정 중앙이라는 사람도 있다.
나는 1/3지점에 돌을 넣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서 있는것을 즐겼다. 웬만한 강골도 무척 아파서 참기가 힘들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발등이 시커멓게 변하기도 하고 시원하면서 상쾌한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서울에서 마인트컨트롤을 강의하시는 어떤 선배님이 이 방법을 시험해 보시더니 '아주 탁월한 방법이다'며 나를 '자갈도사'라고 별명을 붙여주셨다.
비교해보면 왼발과 오른발의 아픔의 정도가 다르기도 한데 이는 오장육부의 건강상태와 긴밀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간혹 대체의학을 연구하시는 의사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 방법을 시험해보시고 쉽고 간단하면서 효능이 뛰어난 방법이라고 칭찬해주시는데 그때마다 나는 괜스레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떤 유명한 수련단체를 7-8년 정도 출입했던 전주의 어떤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기수련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주위 사람들이 짜증날 정도로 아는 체를 했다.
어느날 친구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고 연락받고 김제를 갔었다.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 15명 정도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날도 기수련을 좀 했던 그 친구는 자기 사업이야기보다는 수련단체 자랑을 늘어놓고 있었다.
짜증이 난 나는 바로 옆에서 맥주 한잔 마시다가 "수련을 그토록 많이 한 너는 아직도 심장부위에서 가끔 벼락치는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지 않느냐?"며 한마디 던졌다.
그런데 갑자기 그 친구는 눈이 커지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묻길래 "그냥 그런 것 같아서..."하며 말끝을 흐렸는데 "제발 좀 나아줄 수 있겠느냐?"며 나를 무척이나 괴롭혔다. 나는 괜한 말을 했구나 싶어서 열심히 수련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한마디 던지고 "고스톱 치러 가자"며 친구들을 몰고 밖으로 나갈려고 했다.
친구들이 다 나갔지만 그 친구는 끝까지 날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좀 뾰죽한 나무토막 2개를 찾아 무릎을 약간 굽히고 밟고 서게 한 다음 좀 미운 생각도 들어서 10여분 정도를 서 있도록 했다.
초여름이어서 더운데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고통을 참고 서 있는걸 보니 좀 미웠던 내 마음이 미안해서 친구의 가슴 부위에서 20여센터미터쯤에 손바닥을 뻗어서 탁기를 뽑아낸다는 마음으로 몇번 했는데 기감이 좋은 그 친구는 가슴을 짓누르는 묵직함이 시원하게 빠져나간다며 감탄에 감탄을 했다.
이 친구는 이후 나를 대단한 선수(?)처럼 여기며 여기저기 소문을 내는 바람에 내 자유스러운 행동반경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도 손가락 굵기의 돌을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자기가 운영하는 수십여명의 직원들에게 나누어주며 기수련에 대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헤프닝도 빚었다.
요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발 맛사지는 참으로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쓰면 텔레비젼을 볼 때 자갈을 밟고 서거나 쪼그려 앉아서, 그리고 틈틈이 맨발로 자갈길을 걷는 것 - 돈 안들이고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기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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