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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관공서 홍보를 전적으로 신뢰한 적은 없지만 우리나라가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가 아니라고 하니(<오마이뉴스>“한국은 ‘UN이 정한 물부족국’ 아니다” 기사참조) 뭐 내가 손해 본 것은 없지만 속은 느낌이고, 따라서 약간의 허탈감과 분노가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사람 몸의 70%가 물’이라는 상식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하는 걸까?

만약 사람 몸의 70%가 물이라면 사람 몸은 물로 되어있다고 해도 아주 심한 과장은 아닐 듯 싶다. 어느 과학자는 우주에서 지구가 푸른 별로 보이는 까닭은 지구의 물 때문이란다. 물론 필자는 지구는 고사하고 우리나라를 벗어난 적도 없는 까닭에 이마저도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물’은 –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이든 그렇지 않든 – 우리의 몸과 지구에 매우 소중한 존재인 것만은 틀림없으리라.

ⓒ 강곤
올해는 ‘세계 물의 해’이며 매년 3월 22일은 ‘물의 날’이다. 우리가 언제부터인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생수’를 사먹듯이 물 민영화(구체적으로는 사유화) 문제와 세계 기후변동과 환경변화로 인한 사막화의 문제는 지구와 인간의 삶을 황폐화 할 수 있는, 잠복 중인 인류와 생태의 중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이 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물포럼’을 비롯해 크고 작은 물 관련 행사들이 국내에서도 연이을 예정이다. 그 가운데 특히 서울시 녹색시민위원회가 주최하고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이하 도림천 주민모임)이 주관하는 물 절약운동을 주목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다름 아닌 올해 물의 날의 주제가 바로 ‘미래를 위한 물’인 까닭이다.

도림천 주민모임에서는 지난 2001년 절수기 설치운동을 벌여 가정 및 고시원, 목욕탕 등 600여 가구와 업소에 절수기를 설치해 전년대비 약 22%의 물을 절약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작년에는 어린이집 14개소를 대상으로 원아들의 물 절약 교육 및 실천을 전개해 평균 13.5%의 절수효과를 냈으며, 특히 관악구 동산어린이집의 경우 절수기 설치 없이 20%의 물을 절약해 주변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도림천 주민모임에서는 다시 한번 물 절약운동에 함께 할 유치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물 절약운동 담당자인 이선희 팀장은 “주부가 아낀다고 해도 다른 가족들이 낭비하면 별 효과가 없지만 아이들이 물 절약을 실천할 때는 그 파급효과가 가족 전체에 미친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물 절약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사실 노후 수도관의 누수로 인해 낭비되는 물의 양을 볼 때 절수기 설치, 가정에서의 물 절약의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라는 현실에 비추어도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줄일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물’에 대한 의식전환과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다시 말해 오랜 생활습관으로 이미 굳어져 버린 어른들의 행동을 바꾸기 보다는 아직 변화 가능성이 많고 정형화 되지 않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운동으로 어른들에게 자극까지 주는, 이를테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이 물 절약 운동에 참여하게 되면 유치원에서 무엇을 하게 될까.

우선 유치원 별로 ‘물 절약 서약식’을 하는 것부터 이 운동은 시작된다. 교사와 어린이들이 함께 한 해 동안 물 절약 실천을 약속하는 자리다. 그리고 매월마다 주어진 프로그램에 의해 ‘물의 순환’과 ‘여러 나라의 물’, ‘물이 없다면’ 등의 교육과 함께 ‘도림천 체험활동’과 아이들 스스로가 벌이는 ‘물 절약 캠페인’까지 다채로운 실천활동을 각 유치원 별로 진행하게 된다. 또한 올해는 교육과정을 비디오로 제작, 시청각 자료로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으며 연말에는 사례발표회와 시상식도 있을 예정이다.

“작년 이 운동을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마땅한 교재가 없어 관악보육정보센터의 도움을 얻어 직접 개발”해야 했지만 “올해는 경험도 있고 교재도 보충되어 더욱 알찬 교육이 될 것”이라는 이팀장은 “처음에는 교사들도 생소한 내용이라 어려워했지만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육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며 물과 환경에 대한 아이들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관악주민신문에 실린 것을 수정 보완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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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에 관심이 많다. 함께 쓴 책으로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여기 사람이 있다>,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재난을 묻다>,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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