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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동화농협 전경. 분식회계와 비료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장성 동화농협 전경. 분식회계와 비료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이승후
이에 대해 동화농협 조합장은 "공개되지 않은 2200여만원은 2003년 사업자금으로 쓰기 위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금으로 쓰기 위해 예비해놓기 위해서는 회전 출자금 적립, 사업 활성화 자금 적립 또는 대손충당금 등으로 공식화시키는 경영의 상식에 비춰볼 때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동화농협이 받는 두 번째 의혹은 동화농협 창고장 박모씨의 비료횡령사건이다. 지난 1월 18일 동화농협 감사인 전계화씨는 비료창고에 있는 비료중 800개의 부족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날인 19일 전면조사를 실시하여 재고 물량중 1640개의 비료(969만원상당)가 부족한 것으로 발견하여 이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창고장 박모씨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변상처리를 한 후 사직했다.

동화농협 대의원인 홍모씨는 "과연 박모씨가 단독으로 횡령사건을 저질렀겠는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낸 후, "드러난 사실과 별도로 창고장 박모씨와 비료회사간 직거래(무자료 거래)로 약 3000만원 정도의 더 많은 사고가 있다는 의혹과 여기에 동화농협의 누가 더 연루됐는지 주민들에게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없이 끝난 대의원 총회

지난 3월 13일 오전 11시에 열린 동화농협 대의원 총회에서는 동화농협이 받고 있는 여러 의혹들을 다룰 예정이었다.

50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의 소집요구로 열린 이날 총회에서 동화농협의 정재일 조합장은 전계화 감사의 추궁에 분식회계 부분을 시인했다. 대의원중 한명이 총회의 의장인 정조합장이 퇴장한 가운데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참석자들의 재청을 얻었으나 조합장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이후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채 표류하던 대의원 총회는 결국 오후1시쯤 의장인 조합장의 5분간 정회 선포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속회선언도 하지 않은 정조합장의 맺음말로 끝나버리게 되었다. 이에 대해 일부 대의원들은 대의원 총회가 아무런 소득 없이 파행으로 끝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높아져가는 불만

한편 2200여만원의 이익을 고의로 숨긴 이유가 2003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예비해놓은 것이라는 해명보다는 비자금을 조성하려하지 않았냐는 의혹을 사고있는 동화농협은 조합원들에게는 7%의 출자배당금을 지급한 반면에 직원들에게는 1000%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월차휴가보상금으로 6000여만원을 책정한 것을 더한다면 실질적으로 1200%의 보너스를 지급하게되는 격이다.

1000%의 상여금은 조합장이 직권으로 줄 수 있다고 하지만 농가부채에 대한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이때에 동화농협 직원들만을 위한 과도한 상여금 지급은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담보대출 역시 일반적인 경우는 7.5% 정도의 이자를 적용하는데 유독 동화농협은 10.5%의 높은 이자를 적용하고 있어 농협 본래의 기능은 무시한 채 주민들을 상대로 돈놀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여론이 높다.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야

장성 동화농협 외에도 최근 전남지역의 일부 축협과 농협들에서는 예금횡령과 일방적인 인사교류, 직원채용 비리 등 각종 부조리로 몸살을 앓고 있고있는 예가 적지 않다. 동화농협의 대의원인 최모씨는 단호한 어조로 "농민의 악의 축은 바로 농협"이라며 농협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제기하는 여러 부정의혹은 비단 동화농협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다른 지역 농협 역시 크고 작은 부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며 "이번 동화농협의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농협개혁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일 전농에서 주최한 농민 대표자회의에 참가한 농민들이 농협중앙회 건물 앞에 모여들었을 때 굳게 닫혀버린 농협중앙회 건물의 셔터는 농협이 농민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농협이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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