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국민정당 전국여성위원 9명은 24일 오전 이슬람 국가를 상징하는 검정색 차도르와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의 사망을 애도하는 의미의 흰 소복을 입고 국회의원 회관을 돌며 이라크전 파병 반대에 동참해 줄 것을 각 의원들과 관계자에 호소했다.
이들은 행사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의 어린아이들이 우리 자식들이다라는 생각을 하면 부모된 입장으로 전쟁에 반대하게 된다"며 "이러한 사실을 국회의원들과 국민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위원도 "파병안이 통과되면 우리 아들과 남편이 파병될 것"이라며 "학살자의 더러운 전쟁에 참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각 의원 사무실을 돌며 국군파병동의안에 반대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일일이 나눠줬다. 이들 여성위원들은 이 행사 이외에 국회 앞에서의 퍼포먼스 등도 계획하고 있다.
다음 이들 여성위원들이 각 의원실에 나눠진 호소문 전문이다.
국회에 상정된 파병동의안에 단호히 반대표를 던져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의 외침에 귀를 틀어막고 기어이 침략과 살육의 전쟁이 터져버렸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는 사망하고 조종을 울렸습니다. 동족상잔의 참혹함과 분단의 아픔을 껴안고 있는 우리 민족이 침략과 약탈 행위가 자명한 추악한 전쟁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비통함을 느낍니다.
평화를 빙자하여 살육을 저지르는 미국. 우리가 그들의 부당한 파병 지원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세계평화라는 미명하에 북한을 공격하고 이 땅을 짓밟을 때 어떤 명분으로 거부할 것입니까. 파병지원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찬동하는 주요정당 지도부들의 행태를 보며 참담함을 느낍니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 파병하라고 주장하는 자들의 잔혹함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누구의 자식을 보내야 한단 말입니까. 우리 아들들의 손에 피를 묻히게 하지 마십시오.
대한민국 헌법을 상기해 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를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존경하는 의원님.
국회에 상정된 파병동의안에 단호히 반대표를 던져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들, 생명을 낳아 기르는 어머니들은 비참하게 죽어가는 이라크 아이들의 검은 눈망울과 그들의 어미를 떠올릴 때마다 파병을 찬동하는 자의 얼굴을 떠올리며 부끄러운 역사의 장에 그 이름을 새길 것입니다.
대미관계, 경제논리, 북핵문제, 그 어떤 논리를 차치하고 마음 속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파병동의안을 거부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의원님의 가정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2003년 3월 24일
謹弔 平和
개혁국민정당 전국여성회의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