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할 교육개방계획서(양허안)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경제부처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위원장 원영만)를 비롯한 사회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 지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WTO교육개방음모분쇄를위한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광화문 외교통상부 건물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교육개방 양허안 제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공투본은 "양허안에 대해 윤덕홍 교육부 장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가 경제논리로만 교육개방을 억지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정부의 교육개방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교육 개방이 교육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를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면서 "통상과 경제관련 부처가 억지를 써대며 교육개방 양허안을 제출하려는 것은 한국의 교육주권에 시장의 칼을 채우는 굴욕적인 것이다"고 말했다.
권영길 대표는 "교육이 개방의 대상이 아님을 우리 정부가 분명히 밝히고 국민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여 교육개방계획서 제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조속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부모 단체와 학생대표도 참여해 한 목소리로 교육개방을 반대하고 나섰다.
참부모학부모회 윤지희 정책위원장은 "교육이 외국 자본에 개방되면 지금보다 수배의 학비가 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고 이는 돈 많은 사람들의 돈으로 교육재정을 절감하려는 정부의 속셈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교육학생연대 주향미 대표는 "지난 22일 EBS 여론광장을 보니 교육부가 공교육을 포기하고 개방의 책임을 타부처에게 전가하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면서 "우리가 추구할 진정한 국익은 교육개방이 초래할 교육의 황폐화가 아닌 평등한 교육과 질 높은 교육이다"고 말했다.
3월말까지 제출하기로 되어있는 이번 서비스 개방 1차 양허안에 대해 22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국민적 논의와 검토의 필요성을 시사하며 교육부문이 양허안에서 제외되어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재정경제부 김진표 장관은 대학 고등교육과 성인교육에 한정해 이미 개방된 정도의 내용만을 1차 양허안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이다.
휴대폰과 공교육의 맏교환?
이런 경제부처의 개방논리에 대한 비판도 솟아졌다.
교수노조 박거용 부의장은 "경제부처의 입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초국적 자본과 국내 자본만을 우선시하는 사대적인 발상일 뿐이다. 경제관련 부처는 교육개방이 다른 분야와 별개의 협상으로 진행되어야 함에도 핸드폰과 같은 분야의 개방을 다른 나라에 더 요구하기 위해서는 교육개방이 필요하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유럽연합이 교육개방은 시장화만을 부추기기 때문에 이를 반대한다고 한 것처럼 우리도 3월 양허안에서 교육분야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투본에 이어 전국교육대학생총학생회장단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폭탄에 우리 이라크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가듯, 미국이 주도하는 이 교육개방의 폭탄은 우리 아이들의 꿈을 빼앗아 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청주교대 김웅걸 총학생회은 "양허안 제출 저지를 위해서 오는 27일 교육개방에 대한 찬반투표와 수업거부투표를 실시한 후 28일 교육개방 반대를 위한 전국대학생총걸기 투쟁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