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샤 자한왕의 집념으로 완성된 타지마할
ⓒ 인도관광안내책자
파리의 에펠 탑, 뉴욕 자유의 여신상만큼이나 유명한 인도의 타지마할. 아마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사진으로도 익숙하게 눈에 익었을 것이다. 하얀 대리석으로 환상적인 구조를 지닌 아름다운 건축물로 '인도에는 타지마할이 있다'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름다운 건축물 타지마할이 무덤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듯 하다. 타지마할은 정말이지 참으로 큰 무덤일 뿐이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을 격감시키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집트에는 피라미드가 있고 중국엔 진시황의 무덤이 있듯이 인도에는 아름다운 무덤 ‘타지마할’이 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의 삶에 있어 죽음이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인식인것 같다.

이 거대하고 신비로운 무덤이 건설된 것은 1631년의 일로, 무굴제국의 왕 샤 자한(Shah Jahan)이 부인을 위해 짓기 시작하여 22년만인 1653년에 완공시켰다. 가로 300m, 세로 530m의 당당한 정문은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 졌고, 정문의 아치를 빠져나가면 넓은 마당에 수로 (水路)를 둔 전형적인 무굴 양식의 정원과 분수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정원과 분수를 바라보며 완벽한 좌우대칭의 미를 보여주는 타지 마할이 우뚝 서 있다.

다른 건물이 없이 넓게 트인 공간에 홀로 서 있는 타지 마할의 거대한 풍채는 밑에서 올려다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맑은 날이면 흰 대리석의 몸체는 눈부신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발산한다. 타지 마할은 햇빛이 대리석을 비추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혹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보일 때는 밝은 달빛 아래에서인데, 아쉽게도 지금은 자정 이후의 입장이 금지되어 타지 마할이 멀리 보이는 높은 건물 위에서나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타지마할에 대한 유명세는 지나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구조를 갖춘 건축물이라고 찬사를 하지만 그보다 단지 이런 건축을 만들게 한 샤 자한의 놀라운 집착(사랑?)만이 대단하게 생각될 뿐이다. 한 사람의 집중된 힘이 이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타지마할과 그 외의 많은 건축물을 만드느라 재정을 낭비하여 아들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탑에 갇히는 신세가 될 줄 알았다면? 자신이 만든 성의 탑에서 죽을 때까지 갇혀서 타지마할만 바라보게 될 운명인 줄 알았더라면... 결국 집착하는 마음이 너무나 커서 스스로 만든 것 속에 갇혀버리게 된 것은 아닌지.

타지마할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낭만적인 로맨스로 여겨지지 않는다면 내가 너무 분위기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나에겐 참 씁쓸하기만 하고 저물어 가는 석양 속에 잠겨지는 화려한 무덤의 모습이 덧없게만 여겨진다. 어떤 사람에겐 목숨보다 소중한 일일지도 모르는 사건이 또 다른 사람에게 변하는 무수한 것들 중의 하나일 지도 모를 일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