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쪽에서 휘몰아치는 반전의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 거세게 동쪽을 강타하고 있다.

26일 오후 7시, 동해시 천곡동 복개천 일대에선 '영동지역 반전평화연대'(상임대표 김상도 목사, 이하 반전평화연대, www.peace4all.wo.to)회원 30여명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부당성을 고발하고 한국군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는 '촛불과 평화의 리본으로 전쟁을 막자'는 문구를 담은 피켓시위와 이라크 전쟁중단 및 파병반대 호소 정치발언, 서명운동, 유인물 배포 등이 진행됐다.

정치발언에 나선 김동환 위원장(30·강릉시 사회당)은 "지금 미국은 무고한 이라크 민중들을 전쟁의 구렁텅이 속에 몰아넣고 살육을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이라크 전쟁은 한반도 위기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의 일방적 전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진욱 간사(31·강릉 경실련)는 "국회 파병 동의안이 연기된 상태에서 적극적인 전쟁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오늘 집회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전쟁은 미국의 군수산업을 살찌우고 중동의 값싸고 질 좋은 석유확보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이 빨리 끝나 어린이 등 난민구호사업이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지난 24일 강릉에서 '영동지역 반전평화연대'회원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 영동지역반전평화연대
그러나 쌀쌀한 초봄의 날씨만큼이나 동해시민들의 반응은 초라했다. 간혹 간헐적으로 서명을 하고 반전 티셔츠를 구매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그에 반해 반전열기는 아직 뜨겁게 달아오르진 않았다.

이에 대해 박광수(30·강릉 씨네마떼크)씨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육의 사건들이 한반도 동해에서 느껴지기엔 너무나 먼 거리가 아닌가 싶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말문을 흐렸다.

반면 최종문 집행위원장(32·영동지역 반전평화연대)은 "무심한 듯한 시민들의 얼굴 표정에서 이라크 전쟁의 심각성과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의 이 집회는 동해에선 처음이었고 더군다나 시민들이 자주 접하지 못하는 문화여서 쉽게 다가오지 못했을 뿐"이라며 "점차 반전여론의 열기는 뜨거워 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 자유의 여신상이 토마호크 미사일에 파괴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영동지역반전평화연대
NO WAR
Don't attack Iraq children


한편 전쟁에 대해서 별로 달갑게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박정숙(여·37·신학교사)씨는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프네요, 생화학 무기도 거론되는 이번 전쟁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의사를 밝혔다. 그녀는 또 "기독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 영국의 행위가 결코 하느님의 뜻은 아닐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새하얀 반팔 티셔츠 위에 빨간색으로 'NO WAR'가 크게 적혀있는 반전티셔츠를 구입하고 거스름돈이 없어 손수 잔돈까지 바꿔다 준 한 아주머니는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거 당연히 전쟁은 안 하는 게 좋지"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줬다.

또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엄마와 함께 같이 참여했다는 최원기(13·동해초등학교)군은 "전쟁반대를 위해서 피켓을 들었고, 전쟁이 계속되면 석유 값이 오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군은 또 어린이답지 않게 "이기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초등학생들이 '전쟁반대'와 '파병반대'를 지지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 영동지역반전평화연대
또 고사리 손에 '아이들이 죽어가요, 인류의 희망 어린이에게 평화를'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최유영(여·11·동해초등학교)양은 "뉴스에서 미국이 석유를 뺏으려고 전쟁을 일으켰다고 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최양은 또 "미국은 깡패국가 같아 싫다. 이라크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또 강삼영(36·교사)씨는 "전쟁의 피해자는 항상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어린이 등 무고한 시민들이었다"며"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적극적으로 전쟁반대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단체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이라크 전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궤를 같이했다.

"이라크 전쟁은 한반도 위기의 문제로 직결된다"
김동환 사회당 강릉시 지구당 위원장 정치연설 중에서

지금 미국은 무고한 이라크 민중들을 전쟁의 구덩이 속에 몰아넣고 살육을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에 전쟁중단을 추구하기 위해 이렇게 거리로 나왔다. 또한 이번 이라크 전쟁은 한반도 위기의 문제로 직결된다.

이라크 어린이 50만 명이 1991년 '걸프전'에서 죽어갔다.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민간인이다. 현재 2천4백만 명의 인구가 이라크에 살고 있다. 절반이 어린이다. 바로 이러한 이라크 어린이들이 질병과 기아에 죽어가고 있다. 첨단 무기들 때문에 병에 걸려 아무 치료약이 없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의 이유 중 하나를 생화학무기 제거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뚜렷한 증거는 없다. 대량 살상무기는 오히려 미국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하기에 무기 사찰 대상국은 오히려 미국이다.

또한 부시는 유엔과 세계반전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경제침탈 이유로 자신의 전쟁을 수행해선 안 된다. 오직 석유와 친미와 세계 경제주권 획득 위한 전쟁에 동의 할 순 없다.

우리 시민들의 서명으로 전쟁중단 할 수 있다. 전세계 시민들의 반전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 국회 앞에서도 반전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의 평화는 한반도의 평화다. 이라크의 위기는 곧 한반도의 위기로 직결된다. 막는 길은 미국의 침략전쟁을 막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평화다. 어떤 전쟁도 무고한 시민들을 담보로 전쟁할 순 없다. 이건 학살이다. 우리는 평화를 외쳐야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