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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 15분 경,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과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양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한 ‘제 시민사회단체 국회 앞 철야농성 돌입 기자회견’이 국회 앞 200m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28일 상정될 것으로 보이는 한국군 파병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대 국회투쟁을 벌일 것을 선언했다.

파병으로 인해 얻는 국익은 무엇인가

이날 사회를 맡은 전은주씨(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사무국장)는 이라크 전쟁을 “미국이 석유와 패권을 위해 벌인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이라크 전쟁에 우리의 젊은이와 세금이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로 기자회견의 문을 열었다. 또 “국민의 80%이상이 반대하는 전쟁에 파병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그 이유가 국익이라면 그게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길 민노당 대표는 “할말을 하는 대통령,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더니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전화 한 통화에 파병을 결정하느냐”며 질타했다. 아울러 “골목이 조용해지려면 강한 골목대장이 나오는 것이 골목 안정을 위해 좋을 수 있다”는 김희상 국방보좌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힘센 골목대장의 말을 무조건 따른다고 해서 골목의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뒤이어 정유덕 여성단체 공동대표는“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닥치면 미국을 도와 이라크에 파병한 우리가 어떤 논리로 다른 국가들에 도움을 처할 수 있는가”라고 물은 후, “아랍국가의 인구가 18억이다. 노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찬성 방송이 나간 후에 아랍국가에서는 이미 한국의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 한국제품의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이라크 어린이의 사진을 가지고 나왔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러한 사진과 구호들은 회견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나고 민가협의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민가협 목요집회'가 이어졌다. 민가협 회원들은 “어머니의 이름으로 내 아들들을 이라크 전쟁에 참전시킬 수 없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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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에 반대하는 이유

파병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석유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선제공격하면서 알카에다와의 연관설, 이라크 국민의 인권 보호, 대량살상무기 제거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파병반대론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미국, 더 좁게는 부시 행정부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이라크와 알카에다와의 연관설에 관해서 미국이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이라크 국민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도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미국이 이라크에 가한 경제제재로 인해 1,500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국민들이 구호빵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대량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파병에 대해서도 논리적 모순을 제기한다. 각종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미국이야말로 세계최대의 대량살상무기 소유국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파병반대자들은 부시와 부시 정부의 각료들이 약속한 북한과의 평화에 대해서 불신한다. 이러한 불신은 북한과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한 사람들이 바로 부시와 부시의 각료라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이라크 다음 차례가 북한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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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전쟁참여 정부' 될 것인가

28일 오후 2시 파병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서로 여론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다.

27일 연합뉴스는 조사결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 151명 중 답변을 유보한 의원이 44명(전체 29.1%), 민주당 소속 의원 101명(김영배 의원 제외) 중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의원이 11명(10.9%), 응답을 하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의원은 25명(25.7%)이라고 밝혔다. 답변을 유보한 의원 숫자가 워낙 많아서 아직은 파병동의안의 향방을 점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파병동의안에 관한 문제가 국민의 동의 없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