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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지사 공관 뒤편에 있는 휴식 공간, 이 자리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옛 전남도지사 공관 뒤편에 있는 휴식 공간, 이 자리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 이국언
지난 80년 말 '5공비리'가 터지면서 관심을 모은 이 공관은 초 호화판 집기 등으로 시민의 원성을 사기도 했으며 대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져 일부 건물이 불타기도 하는 등 독재정권의 권위를 상징하는 역사적 현장이 되기도 했다.

초고층 공무원아파트 건립계획

이 곳은 도시계획상 공용시설보호지구로 관리해 오다 IMF이후 광주시에서 용도를 변경해줘 현재 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으로 돼 있는 상태다. 전남도는 이 부지를 지난해 3월 신도청사 이전 재원의 확보를 위해 도의회 공유재산매각심의의결을 통해 공개입찰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152억여원에 매각했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주변부지와 함께 이 일대 1만여평의 부지에 최고 23층 규모의 902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을 계획인데 지난 1월 교통영향평가를 마치고 현재 건축심의서를 제출한 상태다.

ⓒ 이국언
농성동 260번지 일대는 옛 농촌진흥원이 있던 자리로 수려한 경관과 미관으로 매년 4월이면 벚꽃야경을 구경하는 인파로 북적거렸으며 벚꽃축제로 승화되기도 했던 곳이다. 그 뒤 90년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매각되고 이 자리에 상록회관과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서 녹지가 없어지고 벚꽃나무가 베이면서 예전의 정취는 일부 사라지기도 했다.

경관 수려한 역사적 상징물

환경단체들은 도시의 각종 공공시설이 이설되면서 도심 난개발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며 도시생태계 측면이나 역사적 가치면에서도 소중한 이 곳이 도시공원으로 지정되어 환경친화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이곳이 풍광이 수려하고 수많은 수목이 자리하고 있어 도심의 허파구실을 하고 있다"며 "지방청와대를 이제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광주시에 대해 "박광태 시장이 녹색도시를 주창하고 있는 만큼 이곳에 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체증과 조망권 침해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교통체증과 조망권 침해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이국언
이 부지는 이미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매입한 상태여서 광주시가 이 부지를 다시 매입하지 않는 이상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주택사업부 서면식씨는 "광주 4곳에 위치한 공무원아파트가 낡고 노후해 관리가 용이하도록 집단화시키자는 것"이라며 "상록회관 후면부지에 노는 땅이 있어 재산활용차원에서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벚꽃이 별로 없고 뒤로는 잡목뿐"이라며 "법에서 규정하는 스카이라인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23층으로 건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얼마든지 부지가 많은데 굳이 공무원아파트를 위해 이 곳을 파헤쳐야 하느냐"며 "언덕바지에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하게 되면 주변 조망권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연신씨는 "900여세대의 아파트 진입로가 한 곳에 불과해 출퇴근 시간대 엄청한 교통체증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또다른 난개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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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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