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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카피를 패러디한 반전 피켓
광고카피를 패러디한 반전 피켓 ⓒ 고영철
"전쟁을 즐기는 당신, 떠나라!"

28일 낮 12시. 연세대학교 정문 주변으로 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의 손에 들린 피켓의 내용은 한결 같았다.

‘전쟁반대’와 ‘평화촉구’. 평소 같았으면 강의실에 모여 교수님의 강의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시간. ‘강단’ 대신 ‘길거리’를 교실로 선택한 교수님의 결단에 200여명의 학생들은 직접 제작한 피켓들을 들고 길거리로 나서게 된 것이다.

물론 처음 해보는 시위(?)인지라 행인들의 시선도 취재나온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는 것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들. 그렇다면 말로만 듣던 반전시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은 어떠할까?

노짱에게 받치는 피켓
노짱에게 받치는 피켓 ⓒ 고영철
이날 피켓시위에 참여한 임경아(사회계열 1)양에게 물어봤다.

-이번 피켓시위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평소에도 반전과 평화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었고 종종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듣는 수업의 교수님이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피켓시위에 참여한 후의 소감은 어떻습니까?
"평소에는 가벼운 농담만 주고 받던 친구들과 전쟁이 왜 옳지 않은지 그리고 우리가 그 옳지 않은 전쟁에 맞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자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함께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나섰던 친구들 중에서 우리가 이런 시위를 한다고 부시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집권부가 아는 척이라도 하겠냐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당장에는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들일지 모르지만 반전의 목소리가 하나 둘 모여 커져간다면 큰 힘이 될 수 있고 지금 그렇게 되어가고 있음을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피켓을 들고 신촌 길거리에 선 학생들
피켓을 들고 신촌 길거리에 선 학생들 ⓒ 고영철
-앞으로도 이런 반전시위에 참여할 계획이 있습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비록 이번 피켓시위는 교수님이 만들어 주신 일회성의 행사이기 때문에 지속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개인적으로 광화문과 대학로 등지에서 열리는 각종 반전 시위와 행사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참여할 생각입니다."

-이번 미국의 이라크공격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다면?
"세상에 평화를 위한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동의조차 얻지 못한 이번 전쟁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즉시 전세계에 사과하고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반전시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반전시위가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것의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미국이 일으킨 이번 전쟁이 명분 없는 침략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규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이 발표한 이번 전쟁 연합국의 리스트에 올라있는 30여 개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국가의 현실적인 이익을 따져서 결정한 일이지 대다수의 국민이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세계에 분명이 선언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켓을 들고 정문에 서 있는 학생들
피켓을 들고 정문에 서 있는 학생들 ⓒ 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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