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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조영길 국방부장관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28일 오후 조영길 국방부장관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라크전 파병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는 28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전원위원회 소집 등으로 표결은 일단 유보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빠르면 오는 31일, 늦어도 4월초에는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 소속인 박양수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파병동의안 심의 결과를 보고하면서 "테러 척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 동참하고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부 제출 원안대로 국방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원안 내용과 관련 "파견되는 부대는 미군 및 동맹국의 기지 운영에 필요한 지원과 전후 복구를 지원하게 된다"며 "파견 기간은 4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고 파견 위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파병 부대와 관련한 비용은 전부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어 '의료지원단 파병'을 뼈대로 한 수정안을 제출한 김경재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파병에 동의하는 의원들에게는 '공병대 파병 양보'를, 파병 반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에게는 '북핵 위기에 대한 고려'를 정중히 요청했다.

그는 수정안 내용의 설명에 앞서 "전쟁을 하면 전쟁 고유의 논리에 의해 파괴와 인명살상을 정당화한다"며 "그때는 이미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고 전쟁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독일과 프랑스와는 달리 특수한 입장에 처해 있다"면서 "그들 국가에는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핵 문제라는 이슈가 걸려 있지 않다"고 파병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의료지원단을 파병해 미국과 이슬람 양쪽에 인도적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 국가 발전에 유리하다"며 "작은 나라로서의 설움도 있지만, 미국과 대립·반목하면 미국의 반한(反韓) 감정을 다스리기 힘들어진다"며 수정안 통과 동참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또한 병자호란 당시 최명길이 작성한 항복문서를 김상헌이 찢은 사례를 예로 들며 "최명길은 당시 자신이 쓴 항복문서를 찢는 척화파 김상헌의 행동에도 의미가 있다고 인정한 것처럼 양쪽이 모두 존재해야 한다"면서 "우리에게는 최명길도 있고 김상헌도 있지만 나는 이 둘을 화해시키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파병 반대를 주장하는 분들의 주장대로 부결된다면 노무현 정부는 적신호가 생길 수 있다"며 "반반씩 양보해 국론을 통일하는데 힘쓰자"고 말했다.

김경재 의원의 수정안 제안 설명이 끝난 뒤 박관용 의장은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안을 상정시키고 국회법에 따라 전원위원회 위원장에 김태식 국회부의장을, 임인배, 윤철상 의원을 양당 간사로 지명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전원위원회는 의원 전원이 참석하게 된다는 점과 전원위원회의 권한은 수정안 제안 권한만 있다"는 사실을 참석 의원들에 주지시켰다.

본회의 산회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김근태 의원은 박관용 의장이 국회법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전원위원회 개최 기간, 진행시간, 국무위원 출석 범위 등의 변경을 건의했다.

김 의원은 전원위원회가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도록 한 합의 결과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토요일의 경우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 등으로 전원이 참여하지 못하고 의사 정족수를 만족시키기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며 전원위원회가 월요일에 열릴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김 의원은 "위원회 1일 회의 진행시간이 2시간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는 질문시간으로 한정해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박 의장은 "국회 사항 최초로 소집되는 전원위원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회법의 해석은 정확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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