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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언론은 구조적으로 대단히 집중된 권력을 갖고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검증, 시험,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며 "통제되지 않은 권력, 검증받지 않은 권력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줄기차게 제기해온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비서실 워크숍에 참석, "우리는 지난 5년 국민의 정부를 끊임없이 박해한 언론과 한 시대를 같이 살아야 한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적개심을 가질 필요는 없고, 책 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은 그야말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나 견제하는 세력도 없고, 스스로 만든 권력을 세습까지 하고 있어 그 권력이 공정하길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고 진단하고는 "소주 한잔 먹고 우리 기사 잘 써주면 고맙고, 내 이름 한번 내주면 더 고마운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어렵게 대통령에 당선돼서 한국 언론질서를 새롭게 하고자 노력하는데 여러분 중 일부는 기자들과 나가서 술마시고 헛소리하고 나가서는 안되는 정보를 내보내 정말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하고는 청와대와 언론간의 `긴장관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 부인 권양숙 여사, 문희상 비서실장 등과 함께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직원 워크숍에 참석, 청와대 직원 개개인이 개혁의 주체가 돼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절제있는 행동으로 타의 모범이 돼 달라고 호소했다.

언론 관련 내용은 발언 말미에 나온 것으로, 다음은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언론' 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우리는 나쁜 언론 환경 속에서 일한다. 적개심 가질 이유 없다. 그러나 편하게 하려고도 말라. 우리는 일부 언론의 시샘과 박해에서 우리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 지난 5년 국민의 정부를 끊임없이 박해한 언론과 한 시대를 같이 살아야 한다. 그거 방어하느라 조금만 선을 넘어도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조심하면서 방어할 수 있다.

책 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달라, 참여정부가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것은 이른바 불리한 언론환경 속에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어렵다. 국민의 정부는 자기를 충분히 보호할 만큼 긴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엄청난 타격 입었다. 여러분은 참여정부 전체가 흔들리고 무너지지 않도록 각별히 도와달라.

그리고 특별한 소수언론말고 일반적인 언론과도 담담하게 긴장관계 가져야 한다.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 국정원과의 정치적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찰은 이미 끝났고 권력과 관련해서 국세청을 움직일 생각이 없다. 각자 자기의 길을 가야한다. 각자의 자기의 힘을 가지고 있다. 저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국세청이 잘못하면 국민을 대리해 인사권을 할 것이다.

언론은 그야말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누가 견제하나. 없다. 특히 구조적으로 대단히 집중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언론권력 행사하는 사람들은 국민으로부터 검증, 시험, 감사를 받은 적 없다. 스스로 만든 권력을 세습까지 하므로 그 권력이 공정하길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

내부적 통제도 봉쇄돼 있다. 통제되지 않는 권력, 검증되지 않은 권력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래서 언론에 대해 여러분이 모범적인 관계를 만들어라. 적당하게 소주 한잔 먹고 우리 기사 잘 써주면 고맙고, 내 이름 한번 내주면 더 고마운 시대는 끝내야 한다.

제가 배신감 느낄 때가 있다. 어렵게 대통령 당선되어서 결의를 가지고 감정적 보복은 안 하지만 한국 언론질서 새롭게 하고자 노력하는데 여러분 중 일부는 기자들과 나가서 술 마시고 헛소리 하고 나가선 안 되는 정보를 내보내고, 정말 배신감 느꼈다.

그러나 그게 여러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환경, 변화가 어려워서 그런 걸로 보고 그동안의 참아왔고 앞으로도 얼마간 그럴지 모른다. 그러나 그에 대해 책임을 묻기 이전에 여러분이 제일 가까운 동지다. 우리 스스로 사이에서 이거 어느 놈이 내보냈냐고 서로 의심하는 일 없도록 하자, 이거 누구 짓이야, 그래서 서로를 의심하고, 이거 정도는 안 해야 여러분이 그래도 내가 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건 자존심과 품위에 관한 일이다. 서로 기분 나쁜 일 있어도 그런 문제 가지고 안 할 곳에서는 하지 않도록 품위를 다듬어 가십시다.

최근 여러분의 급여와 관련된 문제로 생각지 않은 보도가 나와서 내가 순간 마음이 상해서 이 시기에 충전해야할 시기에 배터리 방전되는 일을 누가 저질렀냐고 화를 벌컥 냈다. 누가 했는지 보고하라고 했는데 아직 안 왔는데 보고는 받겠다. 그 문제는 다시 한번 다른 기관과 비교해서 여러분이 어려움 겪지 않게 해결해 주겠다.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은 제가 해결하도록 총대 매겠다.

연수 잘 하시고 보람있는 연수가 되시고 국민에게 사랑 받는 청와대 되게 노력해 달라. 여러분과 국가를 위해 좋은 기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