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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순환도로 지도
해안순환도로 지도 ⓒ 이현상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청동기 시대의 지석묘(고인돌)부터 미국의 침략이 시작된 1871년의 신미양요의 격전지까지, 강화도는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폐쇄된 공간이 아닌 섬 전체가 하나의 역사의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화 해안순환도로변에는 외세의 침략과 항쟁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강화 해안순환도로를 따라가는 역사기행은 강화 역사관에서 시작하여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으로 이어진다.

화창한 봄날, 타임머신 대신 자전거의 페달을 힘껏 밟아 역사 속으로 들어 가보자.

강화 해안순환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 이현상
강화대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시작되는 강화 해안순환도로에는 자전거를 위한 폭 3m의 전용도로가 함께 닦여 있다. 강화역사관에서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동검도 근처의 장흥저수지까지 총 15.5km를 내달릴 수 있는 아름다운 자전거 하이킹 코스이다.

지난 1999년 인천에서 열린 전국체전 때 사이클 경기가 치러졌던 이 도로는 염하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경관이 수려하고 중간에 휴식과 바다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쉬엄쉬엄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강화역사관

강화역사관
강화역사관 ⓒ 이현상
해안순환도로를 따라 가는 역사기행은 갑곤돈대(사적 제 306호)가 있는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한다. 좀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매주 목,토,일요일에 실시하는 문화해설사 안내를 참조한다. 지역 역사 전문가의 상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9:30, 10:50, 13:00, 14:30, 16:00에 실시한다.

강화 역사박물관 주차장내 매점에서는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강화도로 들어왔거나,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기가 여의치 않다면 이곳에서 대여한다. 대여료는 1시간 2,000원 1일 8,000원이다.

해안에 펼쳐진 역사의 파노라마

도로변에 활짝 핀 진달래
도로변에 활짝 핀 진달래 ⓒ 이현상
역사박물관을 돌아본 후 광성보(사적 제227호)를 거쳐 덕진진(사적 제226호), 초지진(사적 제225호) 등 유적들이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중간에 있는 오두돈대와 용진돈대(기념물 제 42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요즘은 한껏 봄꽃이 피어올라 하이킹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갑곶돈대

갑곶돈대에서 바라본 강화 옛다리
갑곶돈대에서 바라본 강화 옛다리 ⓒ 이현상
역사관을 나와 바다 쪽으로 오르면 갑곶돈대이다. 맞은 편으로는 강화대교 너머 김포가 보인다. 갑곶은 지리적으로 강화의 출입문이자 지형적으로는 천형의 요새였다. 고려 원종 11년에 도읍을 강화로 옮긴 후 몽고항쟁을 할 시기에도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였다. 근대에 들어서는 1866년 프랑스 극동함대가 들어와 처음으로 개항을 요구하므로서 19세기 외세의 침략과 항쟁이 시작된 곳이기도 한다.

천연기념물 78호 갑곶리 탱자나무
천연기념물 78호 갑곶리 탱자나무 ⓒ 이현상
박물관을 나와 갑곶돈대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천연기념물 탱자나무도 한번쯤 눈여겨본다. 수령 4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78호로 지정되어 있다. 강화도는 탱자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북방 한계선이다.

한미관계의 출발점, 미국에 뺏긴 수자기

▲ 수자기(帥字旗)
ⓒ이현상
강화역사박물관의 2층 계단 벽면에는 대형 수자기(帥字旗)가 걸려있다. 이 수자기는 1871년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 사령관의 장수기로서 광성보 전투에서 미함대에 패한 후 빼앗긴 것이다. 현재는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기자는 이 빼앗긴 수자기를 볼 때마다 숙연함과 함께 한미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 이현상


광성보

광성보 전경
광성보 전경 ⓒ 이현상
1871년 신미양요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격전지이다. 초지진과 덕진진을 점령한 미 침략군과 맞서 백병전이 벌어졌으며, 당시의 치열한 전투를 말해주듯 광성보내에는 59명의 무명용사 분묘인 신미순의총이 있다.

덕진진

덕진진 남장포대
덕진진 남장포대 ⓒ 이현상
김포 쪽의 덕포진 포대와 마주보며 해협의 길목을 지키던 요충지이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향헌수 장군의 부대가 덕진진을 통해 정족산성에 들어가 적을 격파하였다. 신미양요 당시에는 미국의 아세아 함대와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포문 너머로 아직도 외세가 보이는 듯 하다.
포문 너머로 아직도 외세가 보이는 듯 하다. ⓒ 이현상
덕진진의 남장포대에는 아직도 15문의 포문이 바다를 향해 열려있다. 지금도 남장포대에 서면 무명용사의 한사람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초지진

초지진-해협 너머로 대명포구가 보인다.
초지진-해협 너머로 대명포구가 보인다. ⓒ 이현상
김포 대명리와 마주보고 있는 초지진은 1866년 프랑스 극동함대와 1871년 미국 아세하 함대의 첫 상륙지였다. 돈대 옆에 서있는 소나무에는 아직도 포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외세에 맞선 우리 선조의 항쟁정신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강화 제2대교로 알려진 초지대교가 개통되어 서울 쪽에서의 접근이 편해졌다.

역사박물관과 일부 유적지는 유료입장해야 한다. 만약 해안순환도로를 따라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을 둘러볼 요량이라면 강화읍내에 위치한 고려궁지까지 입장할 수 있는 일괄권을 끊는게 유리하다. 5곳의 개별 입장권은 4,700원이지만 일괄권은 2,700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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