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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황사가 며칠째 계속되더니
흙비가 내렸다.
TV에선 미군이 바그다드를 완전 장악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비가 그치자 날씨마저 우중충하다.
나는 아무 하릴없이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오늘 아침 달리기를 마치고
무연 나무를 바라보았다.
아, 나무에서 꽃비가 내린다.
교회마당에 떨어진 목련 꽃잎이 애처롭다.
(박철 詩. 落花)
부시대통령이 신이 난 모양이다. 그는 자칭 정의의 사도이다. 내가 보기엔 21세기 적그리스도이다. 미국에 반대하는 그 어떤 세력도 가만 놔두지 않은 태세이다. 바그다드를 함락하고 언뜻 보기에는 전쟁이 끝난 것 같아 보이지만, 절대로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을 불러 올 것이고, 파괴는 또 다른 파괴를 불러 올 것이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불러 올 것이다. 악순환이다. 부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거절하고 악마의 가르침을 선택했다.
나는 오늘 아침, 목련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풍전등화의 처지에 있는 이라크를 생각했다. 미국의 패권에 끝까지 저항했던 이라크가 꽃잎처럼 떨어지고 있다. 고난주간 주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꽃잎은 떨어지지만 결코 나무는 죽지 않는다.”
미국이 이라크에 수천만 달러의 폭탄을 떨어뜨리고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피 흘리게 하고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해 나갈지라도 이라크는 죽지 않는다. 아벨의 억울한 핏 소리가 하늘에 사무치게 될 것이고 전쟁과 폭력으로 세상을 압제하는 세력들이 똑 같은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 폭력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그리스도의 사랑밖에 없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한 사랑의 접근방법만이 이 지구상에 미움과 증오와 폭력과 전쟁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꽃잎은 떨어지지만 결코 나무는 죽지 않는다.” 평화의 주로 오신 그리스도께서 오늘날 모든 인간들에게 주시는 희망의 멧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