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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지난 3월 28일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을 출발, 서울을 향해 '삼보일배(三步一徘) 기도수행에 나선 문규현 신부(58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부안성당 주임신부)와 수경 스님(55세,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실상사)은 21일째인 4월 17일 충남 보령시 구간을 지나고 있다.

▲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이 충남 보령구간을 지나고 있다.
ⓒ 이상우
이 구간은 부안에서 서울까지의 총 305km 중 1/3 지점(약 110km)으로 새만금에서 시작된 '생명과 평화를 위한 염원'이 전북을 지나 충남 서해안 지역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북 부안-김제-군산-금강하구둑을 거쳐 지난 4월 8일 충남 서천군으로 진입한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은 보령시를 거쳐 홍성군을 향해 계속 3보1배를 이어가고 있으며, 김경일 교무(50세 새만금생명살리는 원불교사람들 대표 원불교 문화교당 주임교무)와 이희운 목사(42세, 기독생명연대 사무처장, 나실교회 목사)는 지역정치인과 언론에 의해 그동안 새만금 사업의 진실에 눈과 귀가 막혀 새만금사업을 찬성해 온 전북도민들을 위해 군산, 익산을 거쳐 전북도청(전주)으로 3보1배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보령에 도착한 기도수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충남 서천과 보령에 걸쳐 조성된 부사지구 간척사업을 경험한 바 있는 지역주민들은 "부사방조제 마저 허물게 해 달라"며 적극적인 지지의 표시로 박수를 보내는가 하면 3보1배에 필요한 물품과 후원금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성군을 향해 출발한 17일에는 불자 10여명이 이들 일행을 뒤따르며 도보수행으로 뒤따랐고, 특히 이날은 조계사 동자승 12명이 새만금 갯벌의 생명과 세계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3보1배 기도수행에 나선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수행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동자승들은 "새만금 갯벌을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으로 한 글자씩 새겨진 연등을 들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3배를 올렸고, 수경 스님과 문 신부와 함께 도보수행에 나서기도 했다.

▲ 3보1배 기도수행에 나선 문규현 신부와 수경 스님 일행과 조계사 동자승들이 함께 새만금 살리기에 나섰다.
ⓒ 이상우
기도수행 21일째에 접어든 문규현 신부와 수경스님은 26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 많이 지쳐 보였지만 연신 이어지는 3보1배에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무릎에 덧 댄 보호대와 손에 낀 장갑이 아스팔트와 맞닿아 금새 헤어지는가 하면 이마에 맺힌 땀방울과 함께 가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지켜보는 도보 수행자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합장하며 뒤를 따랐다.

어머니와 함께 도보 수행에 참여했다는 김자훈 군(11세, 대천초등학교)은 "방조제를 만들면 갯벌에서 사는 생명들이 죽게 되기 때문에 갯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3보1배는 탐(貪, 탐욕), 진(震, 분노), 치(癡,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인간들의 욕심으로 희생된 모든 생명들에 대한 참회이며, 새만금 갯벌과 이라크 민중들을 살리기 위한 이번 문규현 신부와 수경스님의 3보1배 기도수행은 홍성, 아산, 천안을 거쳐 서울까지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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